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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4월 총파업, 가능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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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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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04일 10시 57분 45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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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4월 총파업, 가능한가
허 영 구(<월간좌파> 편집위원장, 좌파노동자회 대표)
1. 신자유주의 공세
전후 케인즈주의 파산에 따라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자유주의가 도입되었다. 국가개입을 통해 사회복지제도와 노동운동을 공격하면서 시장자유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다. 한국경제는 1997년 말 외환위기 사태로 IMF관리체제에 편입되면서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로 전환되었다.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기업, 공공, 금융, 노동 등 4대 부문 구조조정 정책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금융, 공공, 노동, 교육 등 4대 부문에서 창조혁신경제 3개년 계획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재벌개혁 즉, 실질적으로 재벌을 해체해 다국적기업의 수직하청계열화를 완성한 후라서 기업 대신 교육부문까지 시장화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신자유주의 시대 정부라는 존재는 노동과 자본의 조정자가 아니라 자본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행정집행기구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정부들은 세계화된 자본의 노동착취와 이익을 위해 서슴없이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수단을 동원한다. 단지 집회현장에서 부딪치는 ‘폭력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을 겨냥한 자본의 폭력이 국가권력을 통해 교묘하게 작동하고 있다.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은 1987년 이후 27년 동안 노태우에서 박근혜정부까지 5천여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구속되었다. 한 해 2백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당하는 현실이지만 부법부당한 정리해고로 처벌받는 자본가는 거의 없다. 부르주아 사법체계 역시 쌍용자동차와 콜트콜텍 정리해고 판결에서 보듯이 반노동자적이다. 신자유주의는 당연히 자본독재체제다.
1998년 IMF외환위기를 빌미로 노동계를 끌어들여 근로기준법 상 정리해고조항을 삽입했다. 그 당시만 해도 대법원 판례보다 강화된 경영상 긴박한 이유가 아니면 해고할 수 없는 ‘해고제한’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그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노동계가 정권이나 자본의 그런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은 것 자체가 순진한 일이었다. 쌍용자동차처럼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 회계조작을 통한 불법 정리해고도 인정되고 콜트콜텍처럼 현재는 경영상 위기가 전혀 없고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미래에 올지도 모르는 경영상의 위기를 노동자를 정리해고 할 수 있다는 엉터리 대법원 판결까지 등장하였다.
하기야 2003년 외한은행을 해외 투기자본인 론스타에 불법·헐값으로 팔아넘길 때 청와대·금융위원회·외한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이 9.3%였던 외환은행이 미래에 경영상 위기(8% 이하)에 빠질 수 있으니 금융자본이 아닌 투기자본에게도 팔 수 있다는 음모를 꾸며 국책은행을 팔아넘겼고 결과적으로 4조 6천억원의 국부를 유출시켰다. 지금 론스타는 한미FTA 내의 투자자-국가제소조항(ISD)을 근거로 한국정부를 상대로 4조 6천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국제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때 신자유주의 정부와 사법부는 자본과 결탁하여 그들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 제정·집행하며 반노동자적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2. 민주노총 첫 직선 집행부
금년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28년, 민주노총 창립 20주년의 해다. 노동자 대투쟁 이후 3년 만인 1990년 1월 22일 역사적인 전노협을 창립했고, 8년 만에 민주노조 총단결 기치를 내걸고 민주노총을 창립했다. 민주노총 창립 20주년 해에 첫 직선 집행부가 출범했다. 1998년 민주노총 2기 이갑용 집행부가 추진한 직선제가 실현되는 데는 16년이 걸렸다. 막바지 2년은 민주노총 대의원이 5명에 불과했던 좌파노동자회가 민주노총위원장실을 점거 농성하는 투쟁을 통해서 겨우 직선제를 쟁취했다. 그러나 좌파노동자회가 내세운 민주노총 후보는 혁신과 투쟁 공약을 제시했지만 조직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낙선했다. 온갖 이유를 내세워 직선제를 반대했던 개인이나 집단들은 반성이나 사과 없이 침묵하고 있다. 사실 민주노총 직선제가 갖는 정치적의미를 잘 알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민주노총 중앙은 대의원대회의 우파 정파담합구조를 통해 권력을 독점해 왔다. 그러나 이번 8기 임원 선거에서 좌파후보가 승리했다. 노동전선과 몇몇 정파단체가 추천한 한상균 쌍용자동차 전 지부장이 위원장에 당선됐다. 한상균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절박하다, 단 한 번의 승리’, ‘박근혜 정권과의 맞짱, 총파업’을 내걸고 유세를 전개했다. 당장 파업에 유보적인 후보들과 혁신과 파업을 내건 좌파노동자회 후보에 앞섰다. 결선투표에서 좌파노동자회 후보가 한상균 후보를 지지한 것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정권과 자본에 밀려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노동운동 현실은 절박하다. 그러나 노동자 스스로 투쟁에 나서기에는 공포와 불안이 너무 크다. 희생을 각오한 활동가나 노조집행부도 없다. 지난 10여년간 투쟁은 약화되어 왔다. 현장 노동자들은 스스로 투쟁에 나서기보다 투쟁의 대리인이 필요했다. 특히 3천명이 정리해고당하고 26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으면서 지난 6년 넘는 기간 동안 끈질긴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부채의식이해 한상균후보를 선택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거기까지다. ‘단 한 번의 승리를 위한 박근혜 정권과의 맞짱 총파업’은 민주노총의 조직적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매우 전략적이며 구체적 전술과 실천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그래야 ‘뻥파업’의 비난을 피할 수 있고 무기력에서 벗어날 날 수 있다.
3.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공공부문 2단계 정상화 방안
금년은 박근혜 정권은 3년차다. 전국단위 공직선거가 없는 해다. 박근혜 정권은 창조혁신경제3개년 계획을 세우고 마지막 임기 3년을 때울 채비를 마쳤다. 자본 진영은 박근혜 정권을 통해 그들의 위기를 돌파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운동파괴와 노동착취구조를 공고화하려 한다. 자본이 추구하는 노동시장유연화와 정권이 내세운 창조혁신경제는 ‘노동시장구조개선’으로 표현된다. 노동을 완전한 시장자유주의에 내맡겨 지난 시기 노동자들이 쟁취한 권리를 박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재 노동시장이중구조 속에서 확산되고 있는 비정규직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정규직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름하여 포장된 ‘비정규직 종합대책’이다. 자본의 양보를 통한 비정규직 권리보장이 아니라 정규직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난 1월 12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대책 등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강조했다. “노사정 대표들이 사회적 책임을 분담한다는 자세와 함께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발전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조금씩 양보해서 서로 ‘윈윈’하는 타협안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정부의 목표 시점인 3월 말까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진행 중인 노사정 협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발맞추어 다음날 노동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대·중소기업 노동자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구조개선' 방안을 보고하면서 노동시장 문제점으로 ‘장기간 근로에도 생산성이 낮은 고비용 저효율의 일하는 방식, 연공형 임금체계 중심의 능력이나 성과와 괴리된 보상체계, 고용·근로조건 조정의 유연성 부족 및 단기 비용절감 위주의 경영관행에 따른 경직된 인적 자원 운용’을 들고 나왔다.
정부는 새로운 노동시장에서 작동해야 할 4가지로 ‘능력과 성과가 중시되는 인적자원 운용, 비용절감 위주의 비정규직 차별과 남용 방지,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사회안전망 확충, 상생과 협력에 기반 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첫 번째인 능률성과주의인 ‘직무나 능력, 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2016년 60세 정년을 앞두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도록 공공부문에서 선도, 경영평가 반영 등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임금피크제를 먼저 도입’ 하는 것은 정규직에 대한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공격이다. 그리고 차별금지, 사회안전망, 상생협력 등은 자본의 양보를 통한 계급적 타협이라기보다는 자본의 초과착취로 인해 확대되는 노동시장이중구조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비정규직 문제의 책임을 정규직에게 돌리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구조개선 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첫 출발은 정부의 직접적 통제가 용이한 공공부문에서부터 시작한다. 2014년 정부는 공공부문의 과도한 부채가 역대정권의 부자감세나 과도한 치적 쌓기 또는 자본 편향적 경제정책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임을 공공기관 노동자들에게 돌리는 ‘공공부문정상화’를 추진했다. 노동부가 아닌 기획재정부가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공공부문노사관계를 파탄내면서 공공부문정상화방안을 총괄하고 있다. 2015년 1월 16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제2단계 공공부문정상화 방향이 확정됐다. 핵심내용은 ‘성과연계 보수 및 조직운영’인데 성과연봉제 대상 직원 확대, ‘2진 아웃제’로 불리는 업무저성과자 퇴출제도, 임금피크제 등이다. 공공부문에서의 조기 시행을 통해 만간부문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통상임금을 둘러싼 현대자동차 노사의 소송에서 1심이긴 하지만 법원은 현대차 자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의 통상임금 판결대로라면 현대차는 수조원의 이익을 얻게 된다. 이에 따라 노사합의로 만들어진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가 오는 3월말까지 제시키로 한 임금체계개선방안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자본은 연공서열(호봉제)형 임금체계를 후진형으로 간주하고 능률형과연봉제를 선진임금체계라고 선전하고 있다. 결국 선진임금체계라는 것은 노동자 내부 경쟁을 유발시켜 총액임금을 깎아 자본의 이윤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단결을 약화시키고 노동운동을 약화시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미 현대차 자본은 불법파견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일괄정규직 전환을 미루고 선별 채용함으로써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비정규직 내부 갈등을 분열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급기야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민주노총까지 갈등에 휘말리고 있다.
4. 민주노총 4월 총파업이 가능하려면
한상균 위원장은 작년 민주노총 8기 직선제 임원 선거 유세 기간 초기 당선과 동시에 박근혜 정권에 맞선 즉각 총파업을 주장했다. 그러다 선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하반기 총파업으로 입장을 바꿨다. 물론 상반기 임시국회에서 노동시장구조개선안과 공무원연금개악안이 처리된다면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런데 한상균위원장은 지난 1월 24일 쌍용차범국민대회가 개최한 결의대회에서 박근혜정부가 노동(법, 정책)개악을 중단하지 하지 않을 경우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민중의 단결로 4월 총파업을 전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 한상균 집행부가 상반기 총파업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통상임금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현대자동차가 조기에 성과연봉제 임금체계 도입을 시도하고 박근혜정부가 노동시장구조개선과 공무원연금개악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절박함 때문일 것이다.
민주노총 2015년 4월 총파업 기획안은 중앙집행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거쳐 오는 2월 12일 정기대의원대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그런데 상황이 절박한 만큼 시기 또한 촉박하다. 최고 의결기구인 정기대의원대회까지 상정되는 시간이 매우 촉박할 뿐만 아니라 설령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되었다하더라도 현장 조합원들이 파업이 나설 수 있도록 조직화하는 시간은 너무나 짧다. 1996년 12월 26일 정리해고저지 총파업투쟁을 돌이켜보면 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도 아니고 ‘전면총파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조합원이 직접 선출한 집행부가 내린 결단이고 이를 대의원대회가 받아 안으면 당연히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쟁조직화에 나서야 한다. 2달 동안의 짧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전국의 단위노조 지도를 그리고 1조합원 1교육을 한다는 각오로 기획을 짜고 교육·선전해 나가야 한다. 중앙부터 지도부가 특단의 결단을 해야 한다.
공무원연금개악과 관련해서는 공무원노조와 전교조가 먼저 선도투쟁에 나서야 한다. 공무원연금이 무너지면 국민연금이 무너진다는 식의 주장만 하면서 노정대타협기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노무현정부가 국민연금을 개악할 때 이에 맞서 투쟁하지 못했다. 공공부문2단계 정상화와 관련해서도 작년처럼 양대노총공공부문대책위나 구성해 형식적인 집회나 하다 시간만 보내다 모두 꼬리를 내리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가능한 투쟁을 조직해야 하고 아니면 끝까지 버티기라도 해야 한다. 대중집회나 교섭만 생각하지 말고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투쟁전술을 개발해야 하다. 금속 등 제조업 현장 역시 통상임금 등 법적인 판단에만 기대지 말고 노동시장구조개선이 가져올 노동현장무력화와 노동운동 파괴에 대비해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투쟁은 정권과 자본의 ‘철밥통’, ‘세금도둑’, ‘귀족노조’ 등 전면적 이데올로기 공세에 직면할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최저임금의 획기적 인상과 비정규직철폐 등 알바·비정규직노동자들과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일에만 투쟁기금을 모을 것이 아니라 장기투쟁사업장과 해고노동자들의 생계비와 투쟁기금 그리고 알바·비정규직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연대해야 한다. 대기업정규직노동자들만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켜낼 수 없는 현실이다. 민주노총 정규직 조합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총파업이 절실할수록 자본과 권력은 기만적으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차별철폐를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를 부각시켜 나갈 것이다. 그것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지키기와 민주노총 4월 총파업 조직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시기적인 4월 총파업뿐만이 아니라 이후에도 전략적 총파업투쟁을 준비하는 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자본가계급의 혈맹적인 동맹과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소비구조와 계층적 소시민 의식에 빠져 있는 조합원들을 계급적 연대투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새로운 노동운동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전체 노동자들의 권리와 이해를 위해 투쟁할 수 있는 조직으로 혁신해야 한다. 4월 총파업을 조직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바로 혁신의 과정이어야 한다. 정권이 정규직을 공격하기 위해 ‘비정규직대책’을 들고 나왔다면 민주노총은 더 공세적으로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혁신과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월간좌파>, 제 22호, 2015년 2월호 게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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