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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서포터즈가 뭐지?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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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12일 20시 22분 54초
비정규직 서포터즈가 뭐지? 지난 1월 9일 노동부장관과 KB국민은행·광주은행·길병원·경상대병원·충남대병원이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준수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체결에 앞서 노동부장관은 비정규직 서포터즈와 간담회를 했다고 한다. 영어 ‘서포터즈’는 지지자나 후원자를 말하는데 전통적으로 축구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그런데 이제 비정규직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그룹까지 생겼으니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도 든든한 백(?)이 생긴 것이다. 비정규직 서포터즈는 교수, 전문가 등 3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왜 노동부가 정규직 서포터즈가 아닌 비정규직 서포터즈를 구성했을까? 노동부 장관은 “원칙적으로 기업들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에서는 사내하도급 활용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 말한다. 여기서 노동부장관의 발언 중 ‘기업들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들이 정규직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도 직접고용 비정규직이 아니라 간접고용 비정규직노동자를 광범위하게 고용하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오죽하면 ‘진짜사장 나와라 운동본부’까지 만들어졌겠는가? 노동부장관 스스로 ‘원칙’과 ‘바람직한’ 행정을 펼치려면 기업에게 직접고용을 할 것을 요청하고 정규직 채용을 위한 교수 및 전문가 서포터즈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신자유주의 논리에 경도되었거나 자본가들에 대한 자문이나 하는 돈에 눈이 어두운 학자들이 아니라 진정으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고용안정을 통한 지속가능하고 선순환적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서포터즈를 구성했을 것이다. 이미 바람직하지 않은 불완전고용을 눈감아 주고 인정한 상태에서 노동부장관이 고양이 쥐 생각하는 격으로 “산업현장에 가이드라인을 정착시켜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하고 원·하청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상생의 고용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가식일 수밖에 없다. 계속 벌어지고 있는 원하청 격차를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건지, 상생의 고용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하겠다는 것인지 아무런 수단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저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말 뿐이다. 대통령으로부터 정리해고를 자유롭게 하고 비정규직 사용기한도 2년에서 4년으로 늘릴 ‘노동시장구조개선’의 명을 받은 노동부장관이 말하는 ‘원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서포터즈 간사인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 교수는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를 위해서는 원·하청 관계에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리 적용”과 “임금·근로조건 격차에 대한 합리적 측정·분석 필요”에 대해 지적했다. 학자들은 정말 편하게 말한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재벌과 원·하청간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가? 현대기아 자동차 재벌 산하 40여만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노동자들과 동일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동일임금을 논하기 전에 원청이 지속적으로 납품단가를 깎아내리는(CR, cost reduction) 횡포를 막아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주장을 하고 있다. 하청업체 현장에 가보면 납품가격이 10년 전과 같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농민들 쌀값이 세월이 가도 그대로인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하청업체는 1, 2, 3...차로 내려가면서 먹이사슬 착취구조에 처해 있다. 납품단가 꺾기, 원청 정규직 노동자들의 높은 특별상여금과 대주주의 고배당 등을 그대로 두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꿈같은 얘기다. 도대체 그 분들이 말하는 합리적인 측정분석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굳이 현란하고 어려운 수식으로 분석할 것까지 없다. 단순한 수학일 뿐이다. 우리사회가 세계화에 미쳐서 돌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영어로 표현해야만 뭐가 있어 보이는 세상이다. 회사 이름도 공장 이름도 전부 영어로 바꿔 놓았다. 이제는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서도 우리말로 연설하지 않고 영어로 말하면서 과시하며 정치외교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어로 표현해야 창조(경제)를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정규직 서포터즈’라는 것이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조언이나 자문을 하는 교수나 전문가 집단이라 할 수 있는 데 결국 비정규직 확산에 대한 정부책임을 회피하고 나아가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가는 전위부대 역할로 귀결되고 있다. 그 자문하는 교수들에게 비정규직 시간강사(교수)가 되라고 자문하거나 노동부공무원들에게 비정규직이나 기간제 또는 단시간 공무원이 되라고 자문해 보라, 그럼 동의하겠는가? 왜 자신이 정규직으로 사는 것은 ‘원칙’인 사람들이 남은 비정규직으로 사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가? 능력이 있어서? 천만에 말씀이다. (2015.1.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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