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정년 공무원과 단기계약 용역노동자
14명 전원 고용승계 내용으로 정부세종청사 용역노동자 해고사태가 일단락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노동부가 중재를 나섰다고 한다. 참 좋은 노동부다. 정리해고를 막아줬으니 노동자를 위한 노동부로 보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중재를 잘 한 게 아니라 노동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그렇게 고용이 승계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약해지라는 이름의 정리해고로 고통을 당하게 만든 점이다. 다음으로는 왜 용역계약인가 하는 점이다. 말로만 한 가족이라고 한다. 한 가족이면 호적이든 주민등록이든 같은 서류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왜 정부청사에서 ‘공무’를 담당하는 노동자가 공무원이 아니고 ‘용역노동자’일까? 어려운 시험을 쳐서 공무원이 되고 관료가 된 입장에서 볼 때 청소 등의 업무는 공무가 아니고 그냥 외부 용역업체에 넘겨도 되는 하찮은 노동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거야말로 노동의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소리다. 저 높은 청와대에서 엄청난 연봉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것도 자신들 스스로 ‘찌라시’라고 하지 않았나? 무슨 처음부터 5급에서 시작하는 행정고시가 있는가 하면 30, 40년 근무해도 5급으로 정년퇴직하기 힘든 말단 공무원이 있는 게 이게 정상적인 사회인가? 처음부터 진골과 성골을 벽을 만들어 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공무원들이 생각하는 하찮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을 공무원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 공무원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질 높은 업무인지 스스로 생각해 볼 일이다. 설령 질적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임금이나 고용이 질적인 차이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정부청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외부용역회사에 맡겨 불안전고용이 명백한 단기간 노동자로 채용하고 해고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들이 일하는 곳에서 1년마다 재계약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있다면 이건 봉건주의시대라 할 것이다. 수많은 사다리로 만들어진 다단계 관료체제를 혁파하고 일하는 영역이 다를 뿐 노동의 가치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공공부문에서부터 보여 줘야 할 것이다. 먼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해야 한다. 학교든 정부(중앙, 지방)든 비정규직은 전원 정규직화 해야 한다. 우리사회가 비정규사회이거나 비정규정부가 아닌 이상 왜 계속 근무해야 하는 일자리와 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비’자를 달고 살아야 하는 지 생각해 보라! 공무원, 비공무원으로 분류한다면 비공무원은 청사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다. 청사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면 공무원이다. 자신이 뭔가가 다르다고 생각나면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말이다.
(2015.1.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