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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명 정리해고 후의 쌍용자동차 노동현장
허영구
5968 7132  /  3198
2014년 11월 03일 15시 47분 35초
3000명 정리해고 후의 쌍용자동차 노동현장 - 공장 안은 장시간 고강도 노동, 공장 밖은 처절한 해고자 복직 투쟁 허 영 구 1. 무심한 공장 2004년 7월 중국 상하이 자동차(SAIC)는 쌍용차 채권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05년 1월 5900억 원에 공장을 인수했다. 2002년 2월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에 공적자금 1조원 및 금융지원 2천억 원을 투입하여 출자전환하였고 같은 해 6월 주식을 10:1로 감자해 5조 7220억원의 자본금이 5700억으로 줄어들었다. 쌍용차는 출자전환한 금액과 비교할 때 6200억원의 손실을 입고 상하이차에 매각됐다. 중국의 쌍용차(SUV)수입차 대수는 2006년 35.3%, 2007년 64.8%, 2008년 51.2%로 증가했으나 쌍용자동차 대중국 수출은 26.6% 감소했다. 기술유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상하이자동차는 2009년 1월 쌍용차 공장을 법정관리에 맡기고 먹튀하고 말았다. 2009년 1월 정리해고 당시 부동산가격은 5252억원이었는데 정리해고 실시 후 가격은 1조 197억원으로 원상 회복됐다. 기술유출과 회계조작이 결합한 해외금융투기자본의 먹튀였고 정권과 자본의 대규모 정리해고였다. 인도계 마힌드라 자본에 매각하기 위해 회계를 조작하고 3000여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했다. 가정이 파탄 나고 25명의 노동자가 유명을 달리했다. ‘함께살자’고 외친 노동자들에 대한 무참한 공격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수천명이 떠나고, 결국 수십명이 죽은 공장이지만 외형상 변화는 없다. 쌍용자동차 홈페이지에는 기업이념을 근본혁신으로 내세우고 ‘인간중심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고객안전 행복, 지속적인 성장, 사회공헌’을 내세우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상생경영과 새로운 노사문화를 표방하고 있다. 1954년 설립해 60년의 역사를 가진 쌍용자동차는 1980년 독자기술로 무쏘, 코란도 등 4륜구동차를 생산했고, 2000년대 렉스턴, 카이런 등 SUV라인업 체제를 구축했다. 2013년 자동차 생산은 내수 63,970대, 수출 81, 679대 등 145,649대로 2012년 120,717대에 비해 20.6% 성장했다. 자산은 2조 1천억원, 자본은 8800억원, 부채는 1조 2천억으로 부채비율은 140%다. 매출액 3조 4천억원, 순이익 5천억원, 영업이익 (-)89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이다. 지표상으로 보면 대체로 성장하는 건실한 기업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고자 원직복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 장시간 고강도 노동 쌍용자동차 공장 컨베이어벨트는 주간 8시 30분 시작해 낮 12시 30분(오후 1시 30분까지 중식)까지 돌아간다. 2시간 일하고 10분(여름철 15분) 쉰다. 오후 5시 30분에 작업이 끝나고 30분간 저녁 식사, 주간잔업의 경우 오후 6시부터 밤 9시까지 끝난다. 이 경우 주간 노동시간은 11시간(8+3)이다. 야간조는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야식 1시간), 새벽 2시부터 6시까지(10분 휴식), 6시 10분부터 7시 30분까지 연장 노동한다. 야간은 9.5시간(8+1.5)이다. 수요일은 잔업이 없다. 팀에 따라 노동시간이 차이가 난다. 1팀(차체, 조립, 도장)은 주야간(잔업 1주일 3회)에 토요일 8시간, 2팀은 1팀과 마찬가지인데 도장만 토요일 특근한다. 3팀(조립)은 2팀과 비슷한 상태이고 최근 무급휴직자가 전입해 작업하고 있다. 노동시간으로 보면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노동강도다. 현대와 기아자동차 노사가 주간 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줄어드는 노동시간만큼 임금을 삭감할 것인지 여부로 밀고당기다(밀당)가 결국 노조가 줄어든 노동시간만큼 노동강도를 높여 생산량을 맞추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경우 노사간 합의보다는 자본의 경영방침이 관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시간보다 작업 편성률을 중심으로 보면 정리해고 이전에 비해 노동강도가 월등하게 강화되었다. 예를 들어 그 이전에 1분당 4개의 볼트를 조립했다면 현재는 6~8개를 조립한다. 같은 시간에 50~100% 더 많이 생산한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 보면 정리해고 전 6천명이 생산하던 일을 남은 3천명이 생산한다고 할 수 있다. 쌍용자동차 역시 시급노동자다. 20년 근무한 노동자를 기준으로 하루 일당이 57,800원인데 이를 8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7225원이다. 2014년 시간당 최저임금 5210원보다 2015원 더 높은 수준이고 다른 자동차 회사와 비슷하다. 쌍용자동차 회사노조의 조합원 기초조사를 보면 2012년 평균근속연수 15.7세, 평균연령 41.4세, 월 O/T 45.11시간이었는데 2013년 16.4년, 42.3세, 46.51시간, 2014년 17.3년, 43.3세, 58.07시간으로 노동시간이 점점 더 증가하였다.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연령도 높아지는 상태에서 노동시간이 연장된다는 것은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 낮은 시급과 장시간 임금구조 회사노조가 2014년 임금협상을 위한 2014년 조합원 기초임금 현황을 보면 월 기본급 169만 1천원, 통상급 226만 3천원, 총액임금 399만 1천원, 평균임금 496만 7천원으로 조사되었다. 임금인상 요구안은 표준생계비 대비 80.3%인 월 11만 8천원(정액)이었는데 금속노조 요구안인 15만 9천원보다는 낮았다. 수당으로는 공통으로 근속수당, TCA수당, 교대수당, 도장의 경우 유해수당, 지원의 경우 연구개발 수당, 차체의 경우 아연도금강판용접수당, 프레스의 경우 정밀가공 및 샤링수당, 보전의 경우 보전기술수당, 창원공장의 엔진가공수당, 정비의 경우 정비 직접적 조합원 처우개선 등을 요구했다. 그 외에도 통상임금 범위 확대, 고용안정을 위한 쌍용자동차 장기적 발전 전망,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성과배분제 시행, 복직조합원 처우개선, 사무·연구직 조합원 근무환경 개선, 손배가압류 철회 등을 요구했다. 2014년 쌍용자동차 회사노조가 밝힌 잠정합의안에 직급별 평균 소급금액은 직급 4, 5, 5, 7급 O/T소급분 평균 216만 4천원, 상여제도 개선 O/T 소급분 75만원, 생산 장려금 200만원, 기본급 인상 25만 3천원 등 합계 516만 8천원이다. 구체적 내역으로 들어가면 모두 노동시간과 관련된다. 기술직 평균 통상임금 상승분 6213원 적용, 매월 50시간 잔업기준 적용해 46만 5천원 인상, 11월 지급 상여 및 제도개선 O/T 70시간 기준 65만 2천원 인상, 연차 26개 기준 193만 8천원 인상 4월 급여부터 소급, 상여 및 제도개선 O/T 3월 지급분에 대해 일할 계산 방식 10.5시간 적용해 총 80.5시간 소급 돼 75만원 등 인상된 임금 중 많은 부분이 잔업이나 잔업시간에 대한 소급분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009년 옥쇄파업과 3천여명 정리해고 후 회사 내 노동자들의 경우 특별성과급은 줄어들었지만 임금은 외형적으로는 인상되었다. 물론 무쟁의를 전제로 한다. 2002년 쌍용자동차 조합원 5300명의 평균근속연수는 10년(35.2세, 부양가족 2.3명)에 월기본급 102만 5천원, 통상임금 138만원, 평균임금 224만원이었다. 2013년 평균임금 496만 7천원의 45%에 불과했다. 2003년 당시 노동시간은 1일 8시간, 주 42시간 기준으로 하며 격격주 토요근무(4주 중 1주 토요일 8시간 근무)였다. 연장노동(O/T)은 주 12시간 한도로 하고 노사합의로 추가했다. 당시 주당 실노동시간은 55시간이었고 최대 60시간까지 노동했다. 임금협약안에는 주당 40시간을 요구했지만 실제 노동시간이라기보다는 O/T수당을 더 받기 위한 방편이었다. 노동시간은 줄어들지 않은 반면 노동강도가 높아졌다면 명목상 임금이 인상되었다 하더라도 실질임금은 그대로이다. 나이도 더 들었고, 부양가족도 늘어났다. 가계 씀씀이도 커졌다. 그러니 노동강도 강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쌍용차 회사 내 노동자들이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일할 수밖에 없는 요인은 2009년에 정리해고 되어 공장에서 쫓겨난 3000여명 노동자들의 처절한 삶이다. 그것이 교훈이라니 슬픈 일이다! 4. 공장 밖 해고노동자들의 처절한 복직 투쟁 2009년 3월 31일 회계법인 삼정KPMG는 “동 정보 및 자료의 정확성 및 신빙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 절차 없이 용역 업무를 수행했다.”는 변명과 함께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방안을 작성했다. 상하이자동차와 경영진, 그리고 회계법인이 공모하여 노동자 2646명을 정리해고 했다. 법원은 이를 인정했고 국가권력은 정리해고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적군을 다루듯이 폭력으로 짓이기고 짓밟았다. 77일간의 처절한 옥쇄파업, 공권력 투입, 100여명의 구속, 수백 억 원의 손배 가압류 그리고 25명의 노동자와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집회, 서명, 거리농성, 철탑농성, 3보 일배, 단식 등 안 해 본 투쟁이 없다. 6년여 세월이 흘렀다. 먹튀자본과 자본의 앞잡이 경영진 그리고 자본의 행정대리인인 국가권력의 야만과 폭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울고등법원이 회계조작에 의한 부당 정리해고로 판결했지만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해고노동자들이 사측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라고 판결했다. 얼마 전에는 무급휴직자에게 지급해야 할 5천 여 만원의 밀린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1심에서 회사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는데 서울고등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1년 경과 후, 생산 물량에 따라 순환 근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실질적인 방안으로 주간 연속 2교대를 실시한다."는 노사합의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무급휴직자를 복직시킬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널뛰기에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판결을 계속하고 있다. 국가권력과 사법체계조차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장에서 쫓겨난 해고노동자들이 장시간 길거리에서 투쟁하다보니 가정은 물론이고 심신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지금 쌍용자동차는 공장에서 쫓겨난 자나 공장에 살아남은 자 모두에게 지옥을 방불케 한다. 2009년 정리해고 이후 6년간 벌어진 지옥 같은 상황이 만든 교육효과 때문에 고강도 노동에도 불구하고 기계의 부속품처럼 몸을 움직이는 회사 내 노동자들의 피로에 찌든 침묵이 처연하다. 그들을 바라보며 장시간에다 고강도 노동이 기다리는 공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기다림이 눈물겹다. 자본은 여전히 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하고 정리해고 하려 한다.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해고된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은 노동자들의 투쟁뿐이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단결과 투쟁이다.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을 신자유주의 정세에 맞서 투쟁할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한다. 자본이 강해서 노동자들이 후퇴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운동의 전략이 부재한 탓이다. (월간좌파, 2014.11월호 게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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