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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역사고 승리다!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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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8일 19시 42분 10초
기록이 역사고 승리다! 나는 여러 경력이 있지만 한편으론 기록노동자다. 20년 넘게 노동운동을 기록한 것은 나의 능력이라기보다 배신과 변절 대신 투쟁하는 운동가와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그 속에 함께 있었다. 광화문에 가면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만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중심으로 한 지배세력의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임꺽정이나 홍경래의 동상은 왜 없는가? 소설적 상상력 외엔 제대로 된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민중혁명이나 저항의 얘기를 남기지 않으려는 지배세력의 의도가 반영된 탓이다. 나는 요즘 추모연대 단체 동지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모란공원 열사묘역을 정비하러 간다. 앞서간 선배열사들도 계시고 나와 함께 투쟁했던 동지들도 잠들어 있다. 예전에 열사묘역 앞에 공원관리사무소에서 붙여놓은 관리비 미납 통지서를 본 적이 있다. 노동자의 삶을 살았고 투쟁하다 돌아가신 열사들을 만나면서 내 정신을 일깨우고 나를 채찍질 한다. 그들은 우리운동의 살아있는 역사다. 당연히 기록하고 재평가해야 한다. 지난 4반세기 민주노조운동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 이러저러한 이유로 운동을 떠났거나 아니면 현재까지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역사다. 그러나 기록으로 남지 않으면 역사가 될 수 없다. 주변에서 점점 역사가 멸실되고 있다. 나는 그분들도 정리할 수 있는 만큼 역사를 기록하기를 원한다. 지난 23년의 기록인 1집(1100쪽)에 이어 이번 2집(1600쪽)을 출판하면서 함께 운동해 온 사람들이 기록을 남기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2003년 <그래, 우리 노동자요!>라는 제목의 노동평론 수필집을 낸 적이 있다. 시내 대형서점에 가서 진열대를 찾아보면 노동법코너에 꽂혀 있다. 그만큼 노동 관련 책이 많지 않다. 나는 노동운동의 기록이, 노동운동가와 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한 책이 꽂혀 있는 대형서점 코너를 상상한다. 그곳에 가면 노동운동을 주제로 한 논문, 소설, 수필, 시 그리고 영화와 음악이 비치되어 있기를 원한다. (2014.10.19.일, <자본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맞선 기록들2> 출판기념회, 흑석동 원불교 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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