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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학살주범 박근혜 퇴진투쟁과 노동자계급의 임무
노혁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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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3일 20시 56분 4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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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학살주범 박근혜 퇴진투쟁과 노동자계급의 임무

- 투쟁의 기조와 방향

 

 

세월호 참사의 총책임자 박근혜 정권은 퇴진해야 한다. 단 한 명도 구하지 않고 소중한 생명들을 눈앞에서 수장시켜 버린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치는 것은 너무도 정당하다. 6.4 지방선거 결과가 새누리당의 “선방”으로 나타나자 박근혜 정권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가개조에 최선을 다 하겠다”며 세월호 참사의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발표했지만, 학살 정권, 박근혜 정권에 대한 대중적 분노는 선거로 가라앉지 않을 것이며 결코 가라앉을 수 없다. 박근혜 퇴진투쟁은 계속 되어야 한다.

 

1. 투쟁의 기조와 방향을 명확히 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약점

 

세월호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범국민대책기구(세월호 국민대책회의)의 다수 단체들이 박근혜 퇴진 기조를 반대하고 있는데, 이는 이들이 비판적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새정치연합이 정권 퇴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이 바라는 것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대중적 분노로 박근혜 정권이 타격을 받는 것에 편승하여 선거에서 승리하고 정국 주도권을 잡아 차기 집권을 다지는 것이지, ‘박근혜 퇴진’이 아니다. 박근혜 퇴진투쟁으로 노동자계급이 권력의 문제를 제기하며 정치투쟁으로 전면에 나설 경우 박근혜 퇴진이 단지 정권을 끌어내리는 것을 넘어서 새정치연합 자신들이 속한 부르주아 정치권 전체를 뒤흔들고 자본가 지배체제 자체를 뒤엎는 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의 박근혜 퇴진투쟁이 결정적으로 넘어서야 할 한계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투쟁으로 나아갈 잠재력이 짓눌리고 갇혀 버리고 있다는 데 최대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은 무엇보다도 ‘주체적인’ 약점인데, 정권퇴진 투쟁이 노동자계급의 권력 투쟁으로 나아갈 잠재력이 자유주의 소부르주아 세력들인 국민대책회의 다수 단체들에 의해 원천 봉쇄되고 있어서만이 아니다. 그 보다도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는 노동자 정치세력들이 이러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최대의 주체적 약점인 것이다.

선거 결과 앞에서 주춤거리는 상황, 과연 구호를 넘어 퇴진을 실제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퇴진’의 정치적 의미와 상, 그리고 ‘그 다음엔 무엇이’, 박근혜 퇴진투쟁과 노동자의 현안 투쟁들 간의 관계, 이 투쟁들과 근본적인 반자본주의 투쟁 간의 관계 등등에 대한 불명확함에서 오는 동요는 다름 아닌 이런 약점을 표현한다. 투쟁의 이러한 정치적 전망이 불명확 내지는 부재로 인해 노동자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면서도 한편으론 과연 실제 퇴진을 시킬 수 있을 만큼 투쟁이 될까 하는 불확실함을 거두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론 ‘박근혜 퇴진’ 필요하지만 박근혜 퇴진시킨다고 사회의 근본구조가 달라지느냐며 대기주의의 함정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 동안 세월호 집회 참가 대중들은 집회 주최 지도부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퇴진 구호를 주저 없이 외쳐 왔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새누리당 선방’으로 나타난 선거 결과를 박근혜 퇴진 기조에 반대하는 자신들의 입장이 옳았음을 말해주는 근거로 삼고자 할 것이다. ‘지방선거로 드러난 국민 정서로 볼 때 정권퇴진 기조는 맞지 않다.’

그러나 선거는 투쟁의 결과를 나타낼 뿐, 그 역은 아니다. 선거 결과가 현재의 퇴진투쟁과 관련하여 보여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정권퇴진 기조가 틀렸거나 과도함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대중적 분노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선방’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은 현 투쟁의 위와 같은 약점으로 인한 정권퇴진 기조의 불철저함과 동요를 반영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현재의 박근혜 퇴진투쟁이 아직 투쟁의 전망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고, 그 때문에 대중의 분노를 충분히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의 결과가 선거로 그렇게 나타난 것일 뿐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이 갖는 정치적 정세적 의미, 정권 퇴진투쟁과 관련하여 제도권 야당들, 특히 새정치연합에 대한 태도,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자본주의 이윤체제와 학살 정권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 사이의 연관 문제, 그리고 이 문제와 관련한 투쟁 방향과 요구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 세월호 주범 자본주의 철폐투쟁에 박근혜 퇴진투쟁을 뗄 수 없이 연결시켜야 한다

 

현재 박근혜 퇴진을 내걸고 있는 노동자 정치세력들은 대부분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 “노동자들이 박근혜 퇴진투쟁을 주도하자”고 한다. 그러나 어떠한 투쟁 기조와 방향을 가지고 노동자들이 이 투쟁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큰 입장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미 세월호 학살정권에 대항하는 투쟁에 나섰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조직된 노동자 집단으로서가 아니라 시민의 일부로서 집회에 참가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의 집단적 힘을 발휘하는 파업 같은 투쟁방법이 아직 동원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노동자가 아직 계급적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지금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다시 촉발되었지만, 노동자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에 나서야 할 이유와 사안들은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이미 누적되어 왔다. 민영화 강행, 비정규직 양산, 노동기본권 부정, 노조 탄압, ‘공공개혁’을 빙자한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과 함께 국정원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댓글 선거 조작, 내란음모 조작, 집회 시위 등 민주적 제권리의 침탈, 이 모든 현안 투쟁들이 박근혜 정권을 향해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철도파업 주위로 결집한 노동자 민중들은 ‘민영화 저지’를 박근혜 퇴진 요구와 결합시켜 정권퇴진 투쟁전선을 친 바 있다. 나아가 그 과정에서 정권퇴진 투쟁의 계급적 주체가 부각, 형성되는 단초를 보여주면서, 노동자 주도 박근혜 퇴진투쟁의 현실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노총도 박근혜 퇴진투쟁을 공식 방침으로 선언하기까지 했다.

 

따라서 투쟁의 이런 직전 선례로 보더라도 노동자가 다시 계급적으로 박근혜 퇴진투쟁에 나서고 퇴진투쟁을 주도하는 것은 정세적으로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노동자가 박근혜 퇴진투쟁에 나설 사안이 없어서거나, 정권퇴진이 직접적인 현안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박근혜 정권이 세월호 참사의 주범임을 몰라서 또는 인정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세월호 참사 직전까지 규제완화만이 살 길이라며 안전 관리감독을 약화시켰고, 참사 이후에도 ‘규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규제완화를 오히려 더욱 밀어붙이려 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이다. 그리고 또 다른 세월호 참사를 낳을 것이 불을 보듯 빤한 철도 민영화를 강행하고 있는 것도 박근혜 정권이다.)

 

문제는 투쟁의 기조 ․ 방향과 관련한 정치적 전망이다. 투쟁 기조 ․ 방향의 문제와 투쟁 동력의 문제를 뒤섞어서 ‘현장에 동력 없음’을 내세워 기조 ․ 방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식으로 악순환에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투쟁 동력이 없다면, 기간에 어떠한 투쟁 기조 ․ 방향 때문에 동력이 무너지게 되었는지, 어떠한 투쟁 기조와 방향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지를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냥 “현장이 다 무너졌고 투쟁동력이 바닥인데 투쟁이 되겠느냐”고 말하는 것은 현장 탓, 동력 탓 하며 대중에게 핑계를 돌리는 관료 지도부들의 투쟁 회피에 불과하다.

투쟁 동력의 문제를 고정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 동력이 무너진 것은 투쟁의 정치적 전망이 무너져 있는 것과 긴밀히 결부되어 있다. 철도파업 중단 과정에서 보듯이, ‘노동자가 주도하는’ 박근혜 퇴진투쟁의 현실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점까지 나아갔음에도 지도부가 국회 철도 소위 구성 합의라는 형식으로 제도권 야당과 부르주아 의회주의에 투항하여 한 순간에 박근혜 퇴진투쟁이 꺼져버리는 모습을 노동자들이 이미 본 상황이다. 결국 ‘해 봐야 또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는, 투쟁의 정치적 전망 부재가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에게 더 이상 박근혜 퇴진투쟁은 그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투쟁의 기조와 방향의 문제로 제기된다. 지난번과 같은 결말을 되풀이 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기 위한 투쟁의 기조와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세월호 학살 주범 박근혜 퇴진투쟁에서 우리가 절대 비껴갈 수 없는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인 자본주의 이윤체제를 철폐하는 투쟁에, 단 하나의 생명도 구하지 않고 몰살시킨 학살주범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을 분리할 수 없이 하나로 합체시키는 것이다. 박근혜 퇴진투쟁을 반자본주의 투쟁/자본주의 철폐투쟁에 뗄 수 없이 연결시키기 위해 그 연결의 고리들을 투쟁의 요구(민영화, 규제완화, 비정규직 철폐 등의 요구만이 아니라 주요산업 국유화 및 노동자의 통제 등 자본주의 소유권에 도전하고 침해해 들어가는 요구들)로 움켜쥐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투쟁 기조 하에 모든 현안 투쟁들을 단일한 전선으로 결합시키고, 이 전선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3. 투쟁의 기조와 방향을 둘러싼 쟁점들

 

이러한 투쟁 기조가 갖는 의미를 그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먼저 세월호 투쟁을 둘러싸고 현재 각 노동자 정치세력들이 제출하고 있는 투쟁의 기조 ․ 방향에 대한 입장들을 논쟁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노동자 정치세력들은 대부분 박근혜 퇴진투쟁과 반자본주의 투쟁을 분리시키고 있는데, 그 이유와 맥락은 서로 다르다. 당면한 박근혜 퇴진투쟁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반자본주의 투쟁을 주장하는 것은 “첨예한 정치투쟁을 회피”하고 “당면한 투쟁목표를 흐리게 한다”는 이유를 들어 박근혜 퇴진투쟁을 반자본주의 투쟁에 연결시키길 거부하는 입장이 한편으로 있다.

반면 세월호 참사 주범인 자본가들의 권력의 근원지이자 근본 버팀목은 생산 현장이므로 우리 운동이 “현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논리로 근본적인 투쟁을 현재의 박근혜 퇴진투쟁과 분리시켜 제기하는 입장이다. 한편 이 대별되는 두 입장과는 다른 입장들도 있지만, 그들 모두 박근혜 퇴진투쟁과 반자본주의 투쟁을 단순히 병렬적으로 제기하는 등 두 투쟁에 대해 각각 그 필요와 당위는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어떠한 투쟁 기조 하에 두 투쟁을 연결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가. 무매개적으로 제기되는 ‘반자본주의 투쟁’

 

먼저 노동해방실천연대(이하 해방연대)는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소책자를 통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없고 이윤만이 전부인 ‘자본주의’가 세월호 참사를 불러일으킨 근본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을 넘어 자본주의를 문제 삼고 자본주의에 맞서는 싸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해방연대는 ‘박근혜 퇴진’도 요구한다. “민주주의를 유린해 이 지경을 만든”, 그리고 “사건의 발생에 대한 책임, 구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박근혜는 퇴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전개되고 있는 박근혜 퇴진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의 투쟁방향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박근혜 퇴진투쟁과 반자본주의 투쟁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투쟁의 기조와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냥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을 넘어서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다. 반자본주의 투쟁이 무매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투쟁과의 관계 속에서가 아니라 그냥 당위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 때문에 해방연대 소책자는 반자본주의 투쟁을 세월호 투쟁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투쟁방향과 전술의 문제로 제기하기 보다는 왜 ‘문제는 자본주의’인지, 왜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맞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일반적 선전의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세월호 학살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현재의 박근혜 퇴진투쟁을 어떻게 노동자계급 주도의 투쟁으로 재편해내고, 어떻게 이 투쟁을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자본주의 철폐투쟁에 연결시킬 것인가의 문제를 우리는 비껴갈 수 없다. 이 문제를 비껴가고서 제기하는 반자본주의 투쟁이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투쟁과 관련하여 추상적 당위 이상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무매개적인 반자본주의 투쟁 주장은 노동자정치협회(이하 노정협)로부터 ‘근본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노정협은 이 ‘근본주의’ 비판을 통해 자신의 단계론적 전술을 정당화하고 있다.

 

나. 단계론적 전술 - 노동자권력 투쟁과 인위적으로 분리된 정권퇴진 투쟁

 

정권퇴진 투쟁과 자본주의 철폐투쟁 사이에 분리 벽을 쌓고 단계를 설치하여 두 투쟁을 인위적으로 떼어놓고자 하는 이 노정협의 전술은 기본적으로 반파쇼 인민전선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박근혜 퇴진투쟁은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이며 지금은 이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에 집중해야 하는 단계라는 가정에 바탕한 전술이다. 그 때문에 노정협은 현 단계에서 박근혜 퇴진투쟁을 자본주의 철폐투쟁에 뗄 수 없이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은 “정세 인식의 오류”이며 “민주주의 투쟁에서 기권하는 최대강령주의”라고 비판한다.

 

파시즘을 극우 ‘정권’ 정도로 보는 잘못된 파시즘 규정의 오류도 문제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민주 대 반민주 구도에 입각한 반파시즘 민주대연합을 정당화하기 위해 박근혜 정권을 파시즘으로 규정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파시즘 대 민주주의의 대립구도이므로 현재는 민주대연합 전술에 바탕한 민주주의 투쟁에 집중해야 하는 ‘단계’인데, 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단계를 부정하고 정권퇴진투쟁을 노동자권력 쟁취투쟁에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은 ‘최대강령주의’의 오류라는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퇴진투쟁을 자본주의 철폐투쟁에 뗄 수 없이 연결시키려는 전술은 노정협에게는 ‘파시즘에 반대하는 민주주의 제세력’, 즉 자유주의 야당을 포함하는 반박근혜 제세력을 민주대연합으로 한 데 묶는 데 장애물이 되는 모험적인 ‘좌익주의’이다.

 

노정협의 이러한 반파쇼 민주대연합 전술은 아무리 말로는 “노동자계급 주도”를 강조할지라도 자유주의 부르주아 세력과의 계급협조에 바탕을 둔 기회주의 전술이며, 무엇보다도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을 자본가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반민주 정권의 문제로 제한하여 박근혜 퇴진투쟁과 노동자계급의 권력 문제를 인위적으로 분리시키는 전술이다.

 

다. 특정 정권의 퇴진투쟁으로 제한하여 실제 퇴진의 현실화를 가로막는 전술

 

이러한 단계론적 분리 전술은 세월호 투쟁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자본주의 이윤체제를 근본 원인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고, 자본의 이윤 추구를 위한 규제완화, 민영화, 비정규직 등이 이 같은 거대한 재앙을 가져온 구조적 원인이라는 것이 숨길 수 없이 폭로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정협은 학살정권 박근혜 퇴진투쟁을 자본주의 철폐투쟁에 뗄 수 없이 연결시키는 데 극구 반대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퇴진한다고 해서 곧바로 자본주의가 철폐되지도 않고 사회의 근본구조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역으로 눈앞에서 자본을 위해 폭력만행을 저지르는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지 못하면서 자본주의가 철폐되고 근본구조가 달라질 거라고 자신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 정권을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끌어내린다면 그 자체로 근본적 해방은 아니지만 4.19 이후에 가장 거대한 정치적 격변이 될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경제적, 정치적 권리가 현저하게 향상될 것이다. 자본과 권력과의 힘 관계에서 노동자들이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노동자 민중이 근본변혁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노동자정치신문 105호 ‘세월호 투쟁을 둘러싼 쟁점들’)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인 자본주의 철폐투쟁을 학살정권 자본가정권 퇴진투쟁과 분리된 모종의 다음 단계에나 가능한 투쟁으로 넘겨버리고 있다.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을 자본주의 철폐투쟁과 분리된 특정 정권의 퇴진투쟁으로 제한하고 있다.

위 인용문의 ‘제2의 4.19론’을 보자. 자본주의 발전의 지체에 따른 노동자계급의 미성숙, 그리고 그와 함께 노자간 계급 모순이 아직 전면화 하지 못함으로 인해 자본주의 철폐투쟁과 노동자권력을 혁명의 일정에 올릴 수 없었던 1960년의 4.19 상황을 2014년 오늘 남한 상황에 시대착오적으로 대입하고 있다. 2014년 오늘에도 여전히 반자본주의 투쟁과 분리된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 단계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이 아닌 오늘 “정권을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끌어내”리는 투쟁은 더 이상 4.19 같은, 노동자권력 쟁취투쟁과 분리된 민주주의 투쟁일 수가 없다. 4. 19가 아닌 오늘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부르주아 정권을 끌어내리는 투쟁은 단지 또 다른 형태의 부르주아 정권을 세우는 투쟁일 수가 없다.

 

오늘 노동자계급 주도로 박근혜 정권을 타도하는 투쟁이라면 자본주의 철폐투쟁과 분리될 수 없고, 따라서 노동자계급이 권력의 문제를 제기하는 투쟁과 분리될 수 없다. 단계를 설정하여 이러한 투쟁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전술이야말로 실제 퇴진의 현실화를 가로막는 전술이다. 노동자권력 쟁취투쟁과 분리된 투쟁으로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실제 현실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 투쟁에 아무리 ‘노동자 주도’를 갖다 붙인다 하더라도 말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이 국정원만이 아니라 자본가 국가의 모든 억압기구 해체를 겨냥한 노동자권력 쟁취투쟁의 전망과 결합하지 않고서는 실제 퇴진의 현실화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 주도의 박근혜 퇴진투쟁은 이런 기조 이외의 다른 것일 수가 없다.

반파쇼 민주대연합에 의한 박근혜 퇴진투쟁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야당과의 계급협조(‘전술적 제휴’라는 이름으로)를 위해 당연히 이러한 노동자권력 쟁취투쟁의 전망을 배제하며 그에 따라 노동자계급 주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퇴진의 현실화를 불가능하게 한다. 기껏해야 정권에 타격을 입혀서 부르주아 야당의 정국 주도권 확보에 봉사하는, 즉 죽 쒀서 개주는 꼴일 것이다. 철도파업 지도부가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의탁하여 부르주아 의회주의에 투항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국회 철도발전 소위 구성처럼 국회 국정조사 실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의 문제를 둘러싼 부르주아 정치권 내의 공방을 지켜보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라. 계급적 내용이 빠진 형식적인 정치투쟁 규정

 

또한 노정협은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이 ‘정치투쟁’임을 내세워, 이 투쟁을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혁명적 정치활동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반면 이 투쟁을 직접적으로 제기하지 않고 민영화,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자들이 쉽게 받아들이는 요구만을 가지고 정치투쟁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은 혁명적 정치활동의 과제를 팽개치는 경제주의라고 비판한다. 물론 노동자들에게 손에 잡히는 성과를 약속하는 경제투쟁에 기반해서만 정치투쟁으로 나아가려 하는 경제주의가 노동자 정치세력들 사이에 만연해 있고, 이것이 세월호 투쟁에서도 발동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노정협처럼 노동자권력의 문제를 비껴가면서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을 노동자들에게 제기한다면, 정권퇴진투쟁이 정치투쟁임을 아무리 내세우더라도 그것은 알맹이 빠진 공허한 형식만 들이미는 것에 불과하다. 정권퇴진투쟁은 경제투쟁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정치투쟁이다. 그러나 계급적 내용을 배제하는 이런 형식적 구분은 정치투쟁이 기본적으로 권력의 문제임을 회피한다. 우리가 위에서 보았듯이, 노정협에게 있어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은 노동자계급이 권력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본가 권력을 타도하고 국가권력을 획득하는 투쟁과는 ‘단계’에 의해 분리되어 있는 투쟁이다. 노동자권력 쟁취투쟁이라는 계급적 내용이 처음부터 배제되는 박근혜 퇴진투쟁은 특정 정권의 퇴진투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정협이 아무리 ‘정치투쟁’임을 내세우더라도 이와 같이 권력의 문제를 회피하고서 박근혜 퇴진투쟁을 노동자들에게 제기하는 것은 고전적인 경제주의 못지않게 “혁명적 정치활동의 과제를 팽개치는” 또 다른 경제주의에 불과하다. 노정협은 경제주의를 비판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세월호 학살이라는 가장 첨예한 정치문제, 계급투쟁의 문제를 가지고 정치투쟁으로 떨쳐 일어서자고 직접적으로 정치선동을 하지 않고, 또 그것을 조직하지 않아서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지적은 노정협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현장노동자들에게 세월호 학살로 폭로되고 있는 가장 첨예한 정치문제, 대한민국 국가의 문제, 국가권력의 문제를 둘러싼 정치투쟁을 배제하고 노동자는 순수히 정권에 대한 정치투쟁으로만 제한해야 한다고 하고, 이 가장 첨예한 권력의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정치선동을 회피해서 문제다.

 

“정치는 경제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라는 말은 경제적 토대의 모순이 국가권력을 둘러싼 투쟁으로 집약적으로 나타나므로 국가권력을 한 계급에서 다른 계급의 수중으로 이전하는 정치투쟁으로 모순이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노정협은 권력의 문제를 비껴가는, 계급적 뇌관을 제거해버린 ‘순수한’ 정권 퇴진투쟁을 노동자들에게 “가장 첨예한 정치투쟁”으로 제기하는 것으로 이 말을 희화화 시키고 있다.

 

마. 각각 별개로 제기되는 투쟁들 - 계획으로서의 전술의 부재

 

세 번째로 세월호 투쟁의 방향에 대한 노건투(혁명적노동자당건설현장투쟁위원회)의 입장이다. 노건투는 “이제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아직 세월호 참사에 대한 투쟁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물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거기에 머무르면 이 사회 곳곳에 널려 있는 참사의 씨앗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박근혜 퇴진 주장에 대해서도 ‘박근혜가 퇴진한다고 사회의 근본구조가 달라지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박근혜한테 총체적 책임을 묻는 것은 필요하지만 박근혜 퇴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대참사의 반복을 막고 노동자 민중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선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이를 바꿔내기 위해 투쟁요구를 확대해야 한다.” (노건투 소책자 <이 사회가 세월호다> 73-4쪽)

 

참사의 책임을 묻는 문제와, 참사의 반복을 막고 참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문제를 분리하여 박근혜 퇴진투쟁은 참사의 책임을 묻는 투쟁일 뿐, 참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으로는 ‘부족’한 투쟁이라며 격하시킨다. 따라서 박근혜 퇴진투쟁과는 별개로 참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보다 근본적인 요구들을 포함한 다른 요구들로 확대해서 투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정협과는 다른 각도에서지만 노건투도 박근혜 퇴진투쟁을 권력의 문제가 배제된 특정 정권의 퇴진 문제로 바라본다. 박근혜 퇴진투쟁을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것에 제한된 투쟁이라고 하여 노동자권력 쟁취투쟁과 분리된 ‘순수한’ 정권퇴진 투쟁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퇴진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사회의 근본구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 참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 --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내는 투쟁” -- 은 그 같은 박근혜 퇴진투쟁과는 별개의 투쟁일 수밖에 없다. 박근혜 퇴진투쟁과 반자본주의 투쟁을 하나로 합체시키지 못하고 이렇게 분리시키고 있다.

 

노건투는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내기 위해 투쟁요구를 확대해야 한다며, “안전설비 투자, 작업중지권, 민영화 반대”를 비롯하여 “기업의 회계장부 공개” “주요 산업의 국유화와 노동자의 산업통제” 등 요구들을 나열하고 있지만, 이 요구들과 박근혜 퇴진투쟁 간의 관계가 어떠한 것인지는 소책자 어디에서도 제시되는 게 없다. 별개의 투쟁으로 상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참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에, 참사의 책임을 묻는 투쟁을 뗄 수 없이 연결시켜야 한다.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내는 투쟁에 박근혜 퇴진투쟁을 분리할 수 없이 하나로 합체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위와 같은 요구들을 연결의 고리로 움켜쥐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박근혜 퇴진투쟁을 특정 정권의 퇴진투쟁으로 제한되게 하지 않고, 자본가 권력을 타도하고 그것을 노동자 권력으로 대체하는 투쟁으로 만들어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국가권력 획득을 위한 투쟁에서 박근혜 퇴진 요구와 국유화 ․ 노동자 통제를 비롯한 위의 투쟁요구는 별개일 수가 없다. 별개의 분리된 투쟁이 아니라 단일한 투쟁 기조 하에 배치되는 투쟁들이다. 노건투는 노동자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내는 투쟁을 제기하면서도 이 투쟁을 노동자권력의 문제와 연결시키기를 배제하고 있다. 그리하여 국유화 ․ 노동자 통제를 비롯한 위의 요구 투쟁(“안전설비 투자, 작업중지권, 민영화 반대”를 비롯하여 “기업의 회계장부 공개” 등)과 박근혜 퇴진투쟁을 노동자계급의 권력 쟁취투쟁 안에서 결합시키는 전술 기조가 애초부터 실종되어 있다. 각각의 투쟁들과 요구들이 모두 별개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은 각 투쟁들을 포괄하고 관통하는 이와 같은 전술 기조가 실종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건투는 소책자 말미에서 “지배계급을 위한 국가를 노동자 민중을 위한, 노동자 민중의 국가로 바꿔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권력이 필요하다”며, “역사 속에 등장했던 새로운 권력 - 노동자평의회”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 권력, 이 노동자평의회가 현재의 세월호 정국에서 박근혜 퇴진투쟁과 어떠한 연관도 없이 미래의 막연한 당위적 대안으로만 제시되고 있다.

 

결국 노건투의 입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은, 박근혜 퇴진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사회의 근본구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한편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내는 투쟁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투쟁에서 권력의 문제와 연결시키기를 배제하므로 당면 세월호 투쟁과는 별개의 장기적인 과제로 넘어가는, 이 같은 악순환에 빠져버리고 있다. 각각의 투쟁들이 정세의 총체성 속에서 단일한 전선으로 상호 유기적인 연관을 가지지 못한 채 백화점식으로 그냥 나열되고 있을 뿐이다. 그 때문에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서야” 하는 당면 세월호 투쟁과 “대참사의 반복을 막고 노동자 민중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내는 투쟁 사이에 만리장성이 가로놓여 있다. 행동으로 나서고자 하는 노동자들을 현재 짓누르고 있는 투쟁의 정치적 전망 부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재생산하고 있다. 전략 전술의 부재, ‘계획으로서의 전술’의 실종으로 인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바. 경제주의적 대기론 - 총파업을 배제하는 “현장투쟁”

 

이와 같은 계획으로서의 전술의 부재는 경제주의를 부추긴다. “박근혜정권 퇴진을 내건 촛불시위 이상으로 위력적인 것은 현장에서부터 조직되는 투쟁”이라며, “촛불과 더불어 현장투쟁을 조직”하자고 제안한다. 박근혜 퇴진투쟁을 촛불시위와 등치시키고, 이 거리시위에 “현장투쟁”을 대비시켜 현장투쟁을 모종의, 촛불시위/‘박근혜 퇴진’을 넘어서는 투쟁으로 제기한다. 그리고나서,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자본가들의 권력의 근원지이자 근본 버팀목은 생산 현장이다라는 논리를 내세워 우리 운동이 “현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퇴진투쟁은 특정 정권의 퇴진에 제한된 투쟁인 데 반해 현장투쟁은 자본가들의 권력에 도전하고 권력을 다투는 투쟁이라는 논리이다. 박근혜 퇴진투쟁은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것에 제한된 투쟁이므로, 결국 참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은 박근혜 퇴진투쟁과는 별개로 “현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경제주의적 대기론으로 빠져나간다.

 

우리는 지금 정세적 초점에서 벗어난 막연한 “현장투쟁”이 아니라 ‘박근혜 퇴진’(그리고 그와 함께 박근혜 정권이 강행하고 있는 민영화, 규제완화, 비정규직화 철폐 등)을 내걸고 생산 현장을 멈추는 파업투쟁을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현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중장기적인 민주노조운동 쇄신을 말하기에 앞서 당면 세월호 정국에서 학살 주범 박근혜 퇴진을 내건 정치 총파업으로 노동자계급 주도의 박근혜 퇴진투쟁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노건투가 말하는 “현장에서부터 조직되는 투쟁”이 현재의 거리시위 이상으로 위력적인 것이려면, 그것은 총파업 이외에 다른 것일 수가 없다. 이는 자명하다. 파업이 아닌 출퇴근 선전전, 중식선동, 현장 선전전, 현장 서명운동, 공장 집회 등등 이러한 ‘현장투쟁’만으로는 결코 현재의 거리시위 이상으로 위력적일 수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총파업 아닌 단사의 현안 요구를 위한 현장투쟁만으론 현재의 거리시위 이상으로 위력적일 수가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노건투는 “현장투쟁” “현장에서부터 조직되는 투쟁”을 수없이 말하면서도 총파업은 거기서 한사코 제외하고 있다. 이는 “촛불과 함께 현장에서부터 투쟁을 조직하자”는 제안이 실제로는 “현장투쟁”을 박근혜 퇴진투쟁에 대립시켜, 이미 형성된 전국적 정치전선을 분산시키고 국가권력을 향한 당면한 구체적 투쟁목표를 흐리는 데 봉사하는 방향일 뿐임을 말해준다.

 

누군가의 선언처럼, “시민들의 가투가 박근혜 퇴진을 위한 분노의 ‘표현’이라면, 노동의 총파업은 박근혜를 향한 실효적 ‘무력’이다.” 정세적으로 첨예하게 제기되고 있는 총파업을 회피한 채 막연히 “촛불과 더불어 현장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는 모호한 제안을 이 선언과 비교해 보라. 이 선언이 백배는 더 긴박하게 정세를 표현하고 있고, 현재의 투쟁지형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정말이지, 총파업을 박근혜 퇴진투쟁의 계급적 재편을 이루어내고 퇴진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실효적 무력’으로 조직해야 한다. 무늬만 총파업이 아닌 실질적인 총파업은 ‘누가 사회를 다스릴 것인가, 자본가인가 노동자인가’ 하는 권력의 문제를 제기한다. 형식적인 총파업이 아닌 명실상부한 총파업은 곧바로 공장과 거리에서 경찰 폭력으로부터 파업과 가투를 지켜내기 위한 노동자계급의 자위적 대항무장의 필요를 제기한다.

노건투는 “현장에서부터 조직되는 투쟁”을 제기하며 이 투쟁이 “자본가들의 권력에 도전하는” 근본적인 투쟁인 것처럼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총파업을 비롯한 이 모든 문제들에 대해서는 비껴가고 배제하는 투쟁이라면 결코 자본가들의 권력에 도전하는 투쟁이 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퇴진투쟁과 정세적으로 결합을 이룰 수도 없을 것이다.

 

4. 맺으며

 

세월호 참사는 두 학살 주범 박근혜 정권과 자본주의 체제가 사실상 뗄 수 없는 한 몸임을 보여주었다. 세월호 학살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현재의 박근혜 퇴진투쟁을 어떻게 노동자계급 주도의 투쟁으로 재편해내고, 어떻게 이 투쟁을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자본주의 철폐투쟁에 연결시킬 것인가 하는 투쟁의 기조와 방향 문제를 우리는 비껴갈 수 없다.

 

○ 권력의 문제를 배제하는 ‘순수한’ 정권퇴진투쟁으로 제한하여 제도 정치권과 부르주아 의회주의에 갇혀 버리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투쟁의 성과를 결국 자유주의 야당 세력에게 헌납하는, 죽 쒀서 개 주는 꼴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 참사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에, 참사의 책임을 묻는 투쟁을 뗄 수 없이 연결시켜야 한다.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내는 투쟁에 박근혜 퇴진투쟁을 분리할 수 없이 하나로 합체시켜야 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철폐투쟁에 박근혜 퇴진투쟁을 뗄 수 없이 연결시키기 위한 그 연결의 고리들(민영화, 규제완화, 비정규직 철폐 등의 요구만이 아니라 운수산업을 포함한 주요 산업 국유화 및 노동자의 통제 등 자본주의 소유권에 도전하고 침해해 들어가는 요구들)을 투쟁의 요구로 움켜쥐어야 한다.

 

○ 이 투쟁 기조 하에 모든 현안 투쟁들(철도 ․ 의료 민영화 강행, 비정규직 양산, 규제완화 강행, 노동기본권 부정, 노조 탄압,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과 함께 국정원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댓글 선거 조작, 내란음모 조작, 언론 통제, 집회 시위의 자유를 비롯한 민주적 제권리의 침탈 등, 그리고 모든 투쟁사업장 요구들)을 단일한 전선으로 결합시키고, 이 전선을 확대시켜야 한다. 그렇게 해서 박근혜 퇴진투쟁이 특정 정권의 퇴진투쟁으로 제한되는 것을 막고, 자본가 권력을 타도하여 그것을 노동자 권력으로 대체하는 투쟁으로 만들어야 한다.

 

○ 오늘 노동자계급 주도로 박근혜 정권을 타도하는 투쟁이라면 자본주의 철폐투쟁과 분리될 수 없고, 따라서 노동자계급이 권력의 문제를 제기하는 투쟁과 분리될 수 없다. 단계를 설정하여 이러한 투쟁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전술은 죽 쒀서 개 줌으로써 실제 퇴진의 현실화를 가로막는 데 봉사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이 노동자권력 쟁취투쟁의 전망과 결합하지 않고서는 실제 퇴진의 현실화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 주도의 박근혜 퇴진투쟁은 이런 기조 이외의 다른 것일 수가 없다.

 

○ 노동자계급의 국가권력 획득을 위한 투쟁에서 박근혜 퇴진 요구와 국유화 ․ 노동자 통제 등 자본주의 질서에 도전하는 투쟁요구들은 별개일 수가 없다. 별개의 분리된 투쟁이 아니라 단일한 투쟁 기조 하에 배치되는 투쟁들이다. 자본주의 소유권을 침해해 들어가는 국유화 ․ 노동자 통제 등의 요구 투쟁과 박근혜 퇴진투쟁을 노동자계급의 권력 쟁취투쟁 안에서 결합시키는 전술 기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

 

○ 지금의 정세적 초점과 분리되지 않는 “현장투쟁”이라면, 정세적으로 첨예하게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퇴진’ 총파업을 조직하는 목표 하에 배치되는 투쟁이어야 한다. 총파업을, 박근혜 퇴진투쟁의 계급적 재편을 이루어내고 퇴진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실효적 무력’으로 조직해야 한다.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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