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장애인의 죽음을 방치할 것인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장례식을 마치고 이 곳 광화문까지 행진했습니다. 이제 화장을 거쳐 영원한 안식처로 보내드리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경찰이 막아섰습니다. 300명이 넘는 무고한 국민들이 수장당할 때는 한 명도 구하지 못한 해양경찰이었는데 방금 대한민국 경찰은 장애인 행진을 막다가 다쳤다며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리네요. 정말 빠른 행동입니다.
올 연말이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유럽은 40여년 전 국민소득 7천 달러일 때 이룩한 사회복지인데 한국의 장애인 복지는 여전히 바닥입니다. 송국현 동지는 27년 간 시설에 갇혀 살다가 자립생활을 시작했지만 장애인등급제에 막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화마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는 분명 국가와 사회에 의한 타살입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은 여러 번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 손 한 번 제대로 잡지 않을 정도로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해놓고는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자신의 선거운동원이 교통사과로 사망했을 때 눈물을 펑펑 쏟았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냉정한 모습입니다. 억지로 울 수는 없는 법이지요.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 눈물을 어떻게 흘리겠습니까?
장애인에 대한 아픔과 현실을 알지 못하고서 장애인복지정책을 펼 수는 없겠지요. 노동자 서민을 착취하여 돈을 긁어모으고 권력에 줄 서서 고위직을 차지한 자들이 장애인의 절박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 리 없을 것입니다. 국제보건기구(WHO)가 인구의 10%를 장애인으로 추정하고 있으니까 우리나라 장애인 숫자는 대략 500만 명입니다. 한국정부는 장애인 수를 100만 명으로 보고 있죠. 숫자도 문제이지만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그대로 두고서는 장애인의 불행을 막을 수 없습니다. 송국현 동지를 떠나보내면서 더 적극적으로 장애인 해방을 위한 투쟁을 펼쳐야 하겠습니다.
(2014.5.12.오전 11시, 서울시청-광화문, 고 송국현동지 장애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