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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달에서 피어나는 어떤 정치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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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4월 06일 14시 18분 34초
 

        총선을 며칠 앞둔 주말, 남도 어느 곳의 선거운동 사무실을 찾았다. 일손 바쁜 가을에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댔는데 이 지역당에서는 ‘어디 가서 팜플렛이라도 뿌려 달라’고 채근하지 않고 ‘밥이나 자시고 가’란다. 그렇게 악착스레 운동하지는 않는 눈치다.

 팜플렛을 들여다보았다. 2쪽을 넘겨보니 ‘후보자 정보공개자료’가 상세히 적혀 있다. “‘의무 사항’이냐?” “그렇다” 언제부터 이런 게 들어갔나? 재산... 후보 4천만원, 배우자 1700만원, 직계 존속-- 부 : 고지 거부, 모 : 해당 없음

  최근 5년간 세금 납부 실적--- 후보자가 14만원, 후보자의 아버지가 17만 5천원.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합쳐서 일년에 6만원 돈을 세금으로 냈다!

   (이 조항을 보니까, 18-19세기 유럽 민주주의는 ‘돈 많은 부르주아’들만이 시민권을 얻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자격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그러나 이 ‘공개자료’는 누가 ‘견실한 부르주아’인지, ‘놈팽이 또는 건달?’인지, 또는 ‘빈민’인지는 유권자들에게 알려준다)


  전과前過 기록을 본다. “특수 공무집행 방해 치상, 업무 방해 집행유예 3년,

폭력 행위 등 처벌.... 특별 복권, 명예 훼손, “절도 !!!” 등.... 합쳐서 네 건이 적혀 있다.

‘절도’ 항목이 눈에 띈다. “얼마 절도했는데?” “30원!” 푸훗.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다른 당 후보들이 이 ‘전과 기록’을 한번 캐묻더니 그 다음 토론회부터는 묻지를 않더란다. 물어주는 것이 이 후보를 오히려 선전해주는 것이라서. ‘공개자료’ 맨밑, ‘소명서’ 칸에는 이 네 건 모두 “노조 폐업반대와 노조 결성 사건”에 연루된 것이라고 적혀 있다.


참, 이 후보는 텔레비전 (지방방송국) 토론회에 대여섯 차례 나갔다. 본인이 크게 각광 받아서는 아니고, 한나라당과 친박연대가 치열하게 붙은 격전지라서! 여기, 정동영 민주당은 발을 못 붙이고 딱 ‘3자 구도’의 하나로 섰는데, 지지율이야 별로 높지 않지만 후보에 대한 이미지는 유권자들에게 제법 강력하게 각인되어가는 것 같다. 시민들의 평이 “이 후보가 세 사람 중에 제일 똑똑한데, 군소정당이라서 (....아직 표를 주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 진행과정에서 변화들이 조금씩 생긴다. 시청 직원들이 “한나라당 후보를 밀어줘야겠는데 텔레비 연설을 저렇게 어리삥삥하게 하니, 밀어줄 마음이 어디 들겠나.” 푸념하더라는 것이다. 관권 선거는 아닐지라도 ‘TK 아성’이니 ‘공무원표 = 100% 한나라당 표’라는 공식이 남아 있는가보다.


4쪽으로 넘긴다. “경악 운하!” “대운하 저지, 온몸을 던져 투쟁하겠습니다”하는 글귀와 함께 후보자가 주먹을 불끈 쥔 사진이 실려 있다.

5쪽. “전국토를 <<재벌에게 사유화하는>> 대운하 저지!” “낙동강 유역의 국공유지를 왜 재벌에게 넘긴다는 말이냐? 상주, 문경, 충주의 개발예상지역 땅은 이미 절반 가량이 (토지배상금을 노리고) 외지인의 손에 넘어갔다!”   

6-7쪽도 대운하 이야기다. “지금 유휴자본이 320조원이라고 한다. 일본의 30년 장기복합불황을 아는가? 투기경제를 그대로 용인해야 하는가?”


8쪽. <<1일 6시간 노동으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철폐>>


9쪽. <<농가등록제 저지, 농업 회생, 한미FTA>>

     참고로, 이 지역구는 농촌이 아니라 전형적인 공업단지 지역이다.


10쪽. <<무상의료, 무상교육 실현, 공공주택 확대>>

11쪽. --“대학까지 완전 무상교육” “유럽 많은 나라가 대학 무상교육이고,

     우리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인데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

 --- 모든 대학의 공립화, 평준화

--- 무상 의료, 전면 실시

 -- 모든 택지의 국유화, 그리하여 공공주택 확대

       (뉴스시간에 텔레비전 아나운서가 택지/토지를 혼동하여 “모든 토지 국유화”로 소개했다고 함)

--팜플렛 맨 앞은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유권자와 웃으며 손잡는 사진이,

  그러나 맨뒷쪽은 붉은 띠 매고 투쟁하는 장면이 실려 있다.


“유권자들 반응이 어떻드나? ‘과격’하다고 여기지 않드나?” “뭐, ‘다 좋은 이야기’제...하는 반응이다. 물론 ”그게 되겠나...“하고 고개야 갸웃거리지만...”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 네덜란드 (사민당 아니고) 사회당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마오=모택동주의 그룹’이 합법 공간에 참여하기로 작정하고 당을 만들었다. 우리의 민중당, 국민승리 21 등등이 처음부터 ‘의회 진출, 우짜노...’하고 애면글면한 것과 정반대로, 이들은 전부 다 지역으로 들어가서 지역운동에 투신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재작년 선거에 (단 한번에) 제3당으로 ‘일거’ 약진을 이뤄냈다. 노회찬, 권영길 등등의 명망성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면서! 전해들은 이야기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한 30석 넘게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민노당, 진보신당과 너무나 비교되는 사례가 아닌가?


  군소 약체 정당의 후보가 ‘<당장> 나를/우리를 지지해 주세요’하고 유권자들에게 들이댄다는 것은 냉철히 말하자면 ‘도둑놈 심뽀’다. 뭘 믿고 지지해 준다는 말인가? 번드르르한 말 몇 마디 믿고? 그것은 정치를 무슨 유치원 소꿉놀이쯤으로 치부하는 태도다. 진보활동가를 자처하는 인간들이 “당장” 지지를 얻으려고 ‘지역 개발공약’을 치켜 든다는 것도 그들의 ‘정치 철학’을 의심케 하는 일이다. 한나라당, 민주당과 ‘동일한 차원’에서 지역개발을 거론할 바에는 그들 당으로 정직하게 또는 당당하게 진출하는 것이 사리에 맞지 않은가?

 낯선 사람들이 민중에게 정치적 신뢰를 당장 100% 얻을 수는 없다. “주장은 찬성한다. 그러나 너희를 아직 못 믿겠다.”하는 한 단계를 넘어서, “너희를 믿을 수 있겠다”는 단계로 도약하는 일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은 선거때 번드르르한 말로 획득될 일이 아니다. 평상시에 그 주장을 ‘대중운동’으로 옮겨내는 실천을 해냈어야 한다. 5년전 권영길이 ‘무상 의료, 무상 교육’을 그것도 어렴풋하게 언급했지만 그뒤로 민노당은 별다른 실천을 하지 못했다. 빈 공약空約이 되어버렸는데 무슨 지지를 얻는가. (...위의 후보가 시장을 돌 때, 한 상인이 “나는 대운하를 찬성하지만 당신과 토론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을 건넸단다, 정치적 지지의 획득은 이렇게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는다....)

 

 유감스럽게도 이 정도의 청사진을 내걸고, 당면한 ‘대운하’ 반대투쟁 의지를 <분명하게> 천명하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부분들이 어디 있을까, 싶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통틀어, 진보변혁세력이 ‘다’ 이렇게 전진했더라면 ‘의석수’뿐 아니라 ‘대안의 정치세력’으로 확실히 진출하는 선거가 되었을 것이다. 진보세력의 총체적 파탄이 지금의 선거에서 무기력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직시하자.

 민노당에서 권영길, 강기갑, 진보신당에서 노회찬, 심상정이 ‘당선 가능권’에 진입해 있다는 것을 “그만하면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에 틀림없다(그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치스런 일’이다). 제2당쯤으로는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런 지경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고개 돌려서는 안된다. 선거 결과를 ‘의석 수’로만 따지는 시각 자체가 단단히 빗나간 것이다. 그 당이 ‘거대한 소수’가 될 수 있느냐가 불투명하다면, 서너 사람의 금뱃지는 ‘들러리 정당’만 만들어낼 뿐이다.

 아무튼, 며칠 뒤 총선은 끝난다. 진보변혁세력의 진로를 놓고, 인간적으로 정직한 평가들이 이뤄져야 한다. ‘변혁 강령’의 첫 선을 보인 (위에 소개한) 후보의 경우, 너무나 안타깝게도 작은 싹에 불과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노동자농민 정치에 ‘새로운 질’을 선보였다. 이 ‘새로운 질’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느냐, 여부가 총선후 우리가 맞닥뜨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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