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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청산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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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4월 10일 17시 55분 43초

계파청산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

 

 

조선일보 “민주당 이제 반성문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하다” 제목의 사설에서 정권을 되찾으려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통합을 하고 계파정치를 청산하라고 주문한다. 중앙일보 역시 “대선평가보고서 낸 민주당, 이젠 달라지려나” 제목의 사설에서 계파 헤게모니 청산을 주장한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이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를 아우른다는 것은 민주당의 이념과 노선을 잡탕으로 만들거나 그나마 존재하는 진보의 색체를 탈각시킴으로써 새누리당의 2중대에 머물게 하려는 의도이다. 또 계파를 청산하라는 것은 당의 핵심적인 구심을 해체하라는 것이다. 소수정당도 아니고 전국적인 거대정당이 하나의 세력만으로 당을 구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권력을 되찾기 위해 계파를 청산하고 통합하고 소통하라?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는 정반대의 결과를 나을 것이다. 권력을 모르고 하는 소리거나 정확하게 알면서 적을 분열시키는 전략이다. 김영삼은 상도동계, 김대중은 동교동계, 노무현은 노사모를 바탕으로 한 386, 이명박은 친이, 박근혜는 친박이 있었기에 집권이 가능했다. 계파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기 당의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경쟁력 있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다른 계파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민주적 질서에 복종할 수 있어야 한다. 계파도 없애고 시끄러우니 정당도 없애면 일당독재에, 선거도 없애고, 세습하고 그러길 바라는가? 그런데 계파를 청산하고 재집권하라고? 우리사회 수구보수이데올로기가 청산되고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로 나아가려면 조중동이 청산되어야 한다.

 

 

 

영국 전 총리 대처가 사망하자 조선일보는 “‘영국병’의 주치의 대처 전 총리의 리더십”제목의 사설에서 그의 전력을 들어 찬양했다. 동아일보는 한 술 더 떠 “대처의 국가수호 리더십, 박대통령 모델이다”며 아주 호들갑까지 떨고 있다. 특히 반노동 입장에 서서 노동자 파업을 파괴하고 노조를 약화시키고 나아가 사회복지후퇴와 사회양극화를 촉진시켰던 대처의 신자유주의정책을 모방하는 대통령을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IMF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역대정권은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모델이었고 실제 그 보다 훨씬 더 나갔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수행했고 금융자본주의 본거지답게 신자유주의/금융자본주의정책을 펴 온 영국은 이제 5대양 6대주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아니라 자기 나라 영토에서조차 해가 지는 나라가 되었다.

 

 

 

중앙일보는 “악성종양이 된 공무원, 군인연금” 제목의 사설에서 현재 국가총부채 902조원 중 최근 공무원, 군인연금 부채가 100조 원가량 늘어난 점을 들면서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일반 국민연금보다 훨씬 더 높은 조건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낮은 조건에 있는 국민연금 수준으로 개악하거나 통합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조건을 높이면서 시간을 두고 조정해 가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는 “진주의료원 사태, 지역에서 해결하게 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앙정치권이나 운동진영의 전국적인 연대에 대해 비판한다. 지방의료원이라고 지방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지방자치단체 대다수는 문 닫아야 한다. 재정자립도를 기준으로 행정과 예산을 집행한다면 그렇다. 의료원은 국가의 보건의료정책의 일부분이고 지방정부에 위임된 사항이다. 당연히 중앙정부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또 이번 진주의료원 사태처럼 홍준표 도지사가 노조를 과도하게 공격하면서 전국에 있는 노동자들과 노조의 연대를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경남도의 잘못된 정책이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노동자들과 의료정책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전국적으로 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동아일보는 “보수의 가치 위협하는 세 보수 단체의 비리”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성균관장의 공금유용과 비리를 지적하고 있다. 비리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위의 세 단체가 우리사회의 상식적인 보수적 가치를 대변하는 곳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의 경우 극우적 이념을 전파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여 왔다. 여하튼 국가예산을 사적인 목적으로 유용한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아가 정부의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시켜야 한다.

 

 

 

동아일보는 “한미원자력 협정은 어른 몸에 맞지 않는 아이 옷” 제목의 사설에서 2014년 3월에 만료되는 이 협정에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농축에 대한 조건을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23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고 신규로 7기를 건설하고 있다. 고준위나 중저준위 핵폐기물처리문제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이전에 원전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원전 밀도가 높다. 원전사고발생 시 체르노빌, 스리마일, 후쿠시마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구가 직간접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현재 전력의 3분의 1을 원전에서 생산한다. 산업생산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소비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장치산업을 제외하고 야간노동을 전면 금지해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임은 물론이고 전력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불야성을 이루는 전력소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그 바탕 위에 추가원전 건설 금지와 원전폐기, 빠른 시간 내에 탈원전시대를 열어야 한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보다 우선해야 할 정책이다.

 

(2013.4.10.수, 조중동 사설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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