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민주노총은 반드시 직선제를 실시해야 한다!
- 조합원의 권리인 직접 선거권을 박탈하지 마라!
o. 민주노총 직선제준비를 내팽개쳐 온 집행부!
오는 9월 26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 민주노총 6기 김영훈 집행부가 또 다시 직선제 유예안을 상정한다. 2007년 4월 19일 5기 이석행 집행부는 대의원대회에서 직선제로 규약을 개정하여 2010년 민주노총 6기 집행부 선출 때부터 직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2009년 9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5기 잔여 8개월의 보궐 임성규 집행부는 2013년 7기 집행부 선출 때부터 직선제를 실시하는 3년 유예안을 통과시켰다. 직선제 실시를 위한 준비와 집행에 모든 것을 바쳐야 할 당시 집행부는 규약이 정한 중차대한 일은 내팽개친 채 얼토당토않게 진보대통합에 매몰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77일간의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이 이명박 정권의 공권력에 폭력적으로 짓밟힐 때 제대로 된 대응을 한 것도 아니었다. 투쟁현장에 있어야 할 금속노조위원장은 민주노총 내 진보통합추진위원장을 맡는 등 민주노총은 의회주의 정치에 목을 맨 채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었다. 6기 김영훈 집행부 역시 그 연장선에 있었다. 되지도 않을 진보대통합에 끌려 다녔고 반MB, 야권연대의 정치일정에만 조직역량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민주주의와 투쟁이 무너진 민주노총, 변혁의 전망을 상실한 민주노총이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뿐이다. 출세주의와 소영웅주의만이 판 친 진보와 민주는 이제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현 집행부는 임기 시작하면서 3년차에 총파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뻥파업으로 끝났다. 이제는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했고 규약이 규정한 직선제를 또 다시 유예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주노총의 정신을 최소한이라도 지키려 한다면 3가지 중요한 일 중 하나만으로도 민주노총 집행부는 총사퇴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상집위에서 직선제 폐기를 검토했으나 너무 파장이 클 것으로 생각했는지 9월 19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직선제 유예안을 임시대의원대회에 상정하겠다고 한다. 원래 공고된 임시대의원대회 안건에는 있지도 않은 직선제 유예안이었다.
o. 자기 조합원의 투표권도 박탈하면서 국민 참정권을 요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민주노총은 9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후보들에게 공개제안을 했다. 다름 아니라 국민들의 참정권을 확대하라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비정규직 투표실태에 따라 “기권자의 64.1%가 외부적 요인으로 기권했다고 답했다"며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표권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고, 투표시간을 연장시키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그런 요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자신의 조합원들에게는 직접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겠다면서 정부에다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노총도 간접선기이긴 대의원 규모보다 훨씬 큰 선거인단을 통해 위원장을 선출한다. 그런데 민주노조의 대표를 자처해 온 민주노총이 아직도 1000여명 대의원에 500표 정도로 위원장을 뽑고 있다. 전체 조합원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로 위원장을 선출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그 대의원이 현장에서 민주적 절차로 조합원들에 의해 직접 선출된 대의원들이 아니다. 조합원 500명당 한 명씩 산업(연맹)노조에서 추천된 명단을 민주노총 중앙이 취합할 뿐이다. 진정한 의미의 간선제에도 미치지 못한다. 민주노총 집행부가 다시 간선제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대통령 직선제를 거부했던 전두환의 4.13 호헌조치와 다를 게 없다. 언제까지 대의원 몇 백 명을 모아놓고 체육관 선거를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의 민주노총 임원 간선제는 형식적으로 보면 1987년 이전의 대통령 간선제만도 못하다. 철도노조가 어용노조의 3선 간선제를 깨는 투쟁을 통해 민주철도노조를 건설한 예를 참고삼아 민주노총 대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o. 직선제를 실시할 수 없다는 이유는 핑계일 뿐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온갖 구실을 들이대며 직선제를 실시할 수 없는 이유만 앵무새처럼 얘기해 왔다. 선거인 명부 취합이 어렵다, 투표관리가 어렵다, 선거비용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직선제 준비를 방기해 왔다. 2008년 11월에서 2009년 4월에 걸친 명부 취합에는 15,000명에도 미치지 못해 폐기한 바 있다. 2012년 6월 11일부터 40일 동안 예비명부를 취합했으나 성과가 미비해 8월 10일 연장했으나 역시 20여만 명도 취합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정 정파가 직선제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방향이 선회될 때는 40여만 명까지 취합이 되기도 했다고 하니 선거인 명부취합이 어려워 직선제를 실시할 수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산하조직이나 단위 사업장 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은 채 선거인 명부를 틀어쥐고 앉아 자기들 마음대로 명부를 중앙에 제출하지 않는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투표관리가 어렵다는 것을 주요한 이유로 내세운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다. 그런데 현재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출을 둘러싼 선거부정과 조직분열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 꼴 날지 모르니 모바일 투표를 통한 직선제 실시를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산업노조(연맹)를 선거단위로 맡길 경우에도 그 간의 부실이나 잘못된 관행이 폭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민주노총 직선제를 실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민주노조의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없다. 더 이상 이런 조직을 민주노조로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 보수야당은 당원뿐만 아니라 국민선거인단(오픈 프라이머리)까지 폭을 넓혀 후보를 선출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직선제를 못하겠다고 주장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더 이상 ‘민주’를 말할 자격이 없다. 자기 조직의 대표를 그 구성원의 직접선거를 통해서 뽑을 수 없는 조직이면 그 조직을 유지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고 그 대표자는 온전한 대표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 정도면 조직의 생명력은 다했다고 할 수 있다. 또 민주노총이 돈이 선거비용이 없어 직접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주장도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의 연봉이 공식적인 통계로 조사된 바는 없지만 약 20조원은 넘어설 것이다. 조합비를 임금의 1% 낸다고 가정하면 2,000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민주노총 집행부는 직선제 예산으로 달랑 5억 원을 배정해 놓고 그것조차도 실제 예산이 없다고 넋두리 한다. 소속 사업장 1년 조합비의 0.25%도 갹출할 수 없는 민주노총의 지도력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뽑아서 어디에 쓸 것인가? 그러니 민주노총 위원장이 누군지도 모르고, 그 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노동운동에 집중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정치행위를 하고 다녀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17년 전 민주노총이 만들어질 때 조합원 1인당 건설기금이 1만원이었다. 당시의 임금이나 물가를 감안하면 요즈음의 10만원은 될 것이다. 노조간부들 5000명이 10만원씩만 내거나 사업장에도 보유하고 엄청난 금액의 기금에서 차용하더라도 선거비용 5억 원을 마련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문제는 직선제를 실시할 적극적인 의지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o. 세계 어느 나라에서 총연맹 위원장을 직선으로 뽑느냐는 논리는 민주노총을 죽이려는 음모다!
또 하나 우경화된 연구소나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세계 어디에 총연맹 위원장을 직선으로 뽑는 나라가 있느냐며 거짓선전을 해대기도 한다. 조직 규모가 큰 나라의 수백만 수천만의 조합원도 아니고 고작 60여 만 명(선거인 명부 기준) 조합원을 상대로 직선제를 실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민주노총 조합원 규모는 유럽의 조직률이 높은 나라의 산별노조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백만 조직의 산별노조도 직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한다. 그런 나라의 총연맹과 비교할 문제가 아니다. 민주노총 직선제를 반대하는 논리를 퍼뜨리는 세력들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외부세력의 입김이 이토록 강하게 작용하는 데는 민주노총이 정말 민주적으로 위원장을 직선으로 뽑는 것에 반대하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민주노총이 진정으로 강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 세력들이다. 2000년 초까지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에서 민주노총이 총노동을 대표하는 조직이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그 대표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가하게 그런 이유나 따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민주노총이 노동과 자본의 총전선에서 구심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곳곳에서 민주노조가 깨져나가고 있다. 따라서 현장을 조직하고 조합원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는 일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중앙이 올곧게 서야 한다. 민주노총 집행부가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을 혁신해야 한다. 그 첫 번째 과제가 민주노총 집행부를 조합원의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것이다. 직선제는 민주노총 혁신의 최소한의 과제다. 산업노조가 투쟁의 중심인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민주노총이 투쟁의 중심이었다. 민주노총이 투쟁의 구심을 잃으면서 현재의 노동운동 상황이 지리멸렬해져가고 있다. 투쟁의 구심을 상실한 민주노총이 아무리 상층 정치를 하고 정책을 제안한다 하더라도 실효성이 없다는 점이 명백해지고 있다.
o. 직선제 폐기하는 집행부는 총사퇴해야 한다!
오는 9월 26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는 민주노총 나아가 우리나라 120년 노동운동 역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민주노총 김영훈 집행부와 대의원들이 민주노조운동역사의 죄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무너진 노동운동을 일으켜 세울 출발점으로 삼을 것인가를 결정짓는 날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자신의 위원장은 직접 선거로 뽑지 못하면서 보수정치판의 각종 직접선거에만 참여하게 하는 관행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선거나 투표행위는 단순히 대리행위만이 아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조직에 대한 결속과 충성도가 쌓이는 것이고 집행부와 자신의 일체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직선제 실시는 관철되어야 한다. 직선제 실시를 통해 조합원과 소통하고 무너진 노동운동을 바로 세울 기회로 삼아야 한다. 현재의 간선제로는 산업자본주의 정세 수준의 인식으로 직장과 공장 울타리 안에서 자신만의 임금과 고용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꼴이다. 직선제 실시를 통해 세계화된 자본이 혁명적으로 만들어가는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 정세 하에서 어떻게 연대하고 투쟁하는 것이 노동계급의 생존권을 지키면서 세상을 변혁할 것인지를 토론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삼아야 한다. 노동운동에 대한 아무런 비전이나 전망 없이 정파로 나누어가지는 대의원 간선제를 다시 반복하는 것은 민주노총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민주노총은 지금 죽을 것인가, 살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지금 집행부와 대의원들이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자신들 스스로 민주노총 규약을 위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노총 규약 제4장 제1절(조합원 총회) 제16조(기능)는 조합원이 민주노총 임원(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을 선출하거나 불신임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집행부와 대의원은 직선제를 연기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대의원대회에서는 이를 해태한 집행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현재의 규약은 2012년 3월까지 7기 집행부를 조합원 직선으로 선출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9월 중에 선거공고 등 제반 선거업무에 돌입해야 했다. 그래야만 내년 1월 1일부터 7기 집행부가 임기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선거준비나 제반 어려운 점을 핑계로 직선제를 연기(실질적 폐기)하는 안을 대의원대회에 상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09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직선제를 3년 유예한 것으로 족하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집행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 이번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선제 실시에 들어가야 한다.
(2012.9.24.월,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