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설립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다
GM대우는 야만적인 폭력을 당장 멈추어라
지난 9월 2일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 지회가 설립되었다. 너무나 당연하고 또 너무 늦기도 했다. 자신의 이해를 대변할 조직을 건설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축하하고 격려해야 할 그런 때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GM대우는 거의 이성을 상실해 버렸다. 비정규직 지회 건설 소식이 들리자마자 ‘ 비정규직이 도장공장을 점거한다 ’면서 도장공장의 문을 틀어막고 통근버스를 검문검색을 하는 등 생 쇼를 하더니 급기야 백주대낮에 사람을 패고 짓밟는 깡패집단으로 돌변해 버렸다.
9월 3일 ( 월) 낮 12시
비정규직 지회건설을 알리는 선전전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운반 중이던 홍보물을 중간에서 탈취한 4-50명의 도급업체관리자들과 노사협력부 직원들은 2식당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달려들어 플랭카드를 찢어 버리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자행하였다. 그러더니 식당입구에서 홍보물을 나누어 주던 사무노조 간부에게 달려들어 홍보물을 빼앗아 쓰레기통에 쳐 박아 버렸다.
9월 3일 ( 월 ) 저녁 6시
조립4거리에서 비정규직 지회조합원들과 정규직 조합원들이 함께 출근 선전전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건너편에 모여 있던 4-50명 정도의 노사협력부 직원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플랭카드를 찢고 정규직, 비정규직 가리지 않고 마구 패고 짓밟기 시작했다. 엔진조립의 유현관 정규직 조합원은 집중적으로 린치를 당했고 선전전을 이끌던 이대우 비정규직 지회장은 끌려가서 집단적인 발길질을 당했다. 이런 폭행의 모습에 황당해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해서 ‘ 야 도급직들 한번만 구호 더 외쳐봐! 왜 못해 XXX들아 ’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폭행을 피해서 조립부 공장안으로 피신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 죽여 버리겠다 ’고 소리치며 공장안으로 까지 쫒아가는 야만적인 모습을 보였다.
9월 4일 ( 화 ) 낮 12시
3식당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려고 플랭카드를 피는 순간 수 십명의 노사협력부 직원들이 달려들었다. 플랭카드를 찢더니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패기 시작했다. 생관1부에 근무하는 강진수 조합원은 송영근 노사협력부 깡패에게 주먹질을 당해서 고막이 터지고 안구가 파열되어 출혈이 나고 대 여섯명에게 집단적으로 짓밟혀 온 몸에 타박상을 입고 지금 입원중이다.
9월 4일 ( 화 ) 저녁 11시
유인물을 배포하러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이 신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거의 150명 가까운 노사협력부 직원, 도급업체 관리자들이 식당 주위를 에워싸고 당장 달려들 듯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급하게 유인물만 배포하고 식사를 하고 작업장으로 돌아가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이들은 욕을 해대면서 개떼처럼 쫒아왔다. 어두운 조립4거리에 먹이를 노리는 늑대 떼처럼 백 여명이 어슬렁대는 광경을 상상을 해봐라. 이들은 정문으로 철수하면서 계획적인지 홧김인지 강제퇴직자들의 텐트와 플랭카드를 몽창 뜯어버렸다.
지금이 2007년 맞아?
다른 것도 아니고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데 백주대낮에 사람을 개 패듯이 패고 전 공장을 공포분위기로 몰고 가는 부평공장의 시계는 2007년이 아니라 바로 딱 6,70년 군사독재시절, 그 모습이다. 더구나 정규직, 비정규직이 같은 배를 타고 가는 산별시대에 말이다. 정규직에게 노동조합이 당연한 권리이듯이 비정규직에게도 노동조합은 당연한 권리이다. 이러한 당연한 권리를 짓밟는 행위, 그것도 폭력으로 짓밟으려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도 용납해서는 안된다.
저들은 007 폭행면허라도 갖고 있나?
노사협력부 직원들은 백주 대낮에 사람을 떼거리로 짓밟아도, 마음대로 주먹을 휘둘러도 무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나? 집단폭행에 부당노동행위에 온갖 위법행위를 저질러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나? 누가 이들에게 마음대로 패도 좋다는 폭행면허증을 주었는가? 누가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라도 밟으라고 지시를 했는가? GM코쟁이들인가? 한국인 경영진들인가? 이번은 안 된다. 폭행당사자, 그리고 폭행을 사주한 자들은 법적인 대응, 언론의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끝까지 추적해서 책임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노동조합, 너무 조용하다
집 앞에서 낮선 사람이 맞아도 말리든지 최소한 경찰에 신고라도 해주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이다. 그런데 매일같이 부평공장안에서 폭력이 자행되어도 코빼기 한번 안 내 비추고 회사에 대해서 강하게 항의 한번 안하는 노동조합의 태도를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그리고 줘 터지는 사람들이 비정규직 뿐 아니라 정규직 조합원들도 수두룩한데 말이다. 노동조합이 다른 문제는 둘째 치고 부평공장이 폭력과 공포의 난장판이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폭력에 절대로 굴복하면 안된다
저들이 폭력을 쓰는 이유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겁나고 두려워서 노동조합으로 모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저들이 폭력을 쓰는 이유는 두렵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힘 있게 모이는 것이 두렵고 단결해서 투쟁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절대로 폭력에 굴복하면 안 된다. 패면 맞으면 되고 그 대가를 지불하게 하면 된다. 그리고 지금은 6,70년대가 아니다. 저런 야만적인 폭력으로 노동조합을 막을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저들이 폭력으로 막을 수 있다는 착각이 깨지는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 순간 저들은 폭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력과 투쟁력을 키우는 결정적인 원인이었음을 동시에 깨닫게 될 것이다.
노동조합 , 정리해고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드디어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세워졌다. 9월 2일, 일요일 저녁 민주노총 인천 지역본부 지하 강당, GM대우 부평공장 2천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켜낼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설립이 선포되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각 단체의 간부들 그리고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달려왔다. 설립총회 자리에는 ‘ 정리해고 , 외주화 박살내고 민주노조 사수하자 ’ 라는 문구가 적힌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설립총회에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외주화, 정리해고를 분쇄하기 위해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지금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든 이유는 바로 외주화를 막아내고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해서이다.
지금도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정리해고를 저지해 내고 있다
휴가 전에 현장 곳곳에서 공식적으로 공표가 되던 소문으로 떠돌던 외주화, 정리해고 계획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던 업체 관리자들은 ‘ 아직 그런 계획이 없다 ’며 입을 다물어 버렸다. 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흐름 때문이다. 외주화 - 정리해고를 자행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을 전개하고 노동조합이 힘있게 만들어 지고 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해서 투쟁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업체 관리자들이 GM대우에게 발탁채용을 해달라고 애걸복걸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왜? 발탁채용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도 노동조합으로 힘이 모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러한 모습에서 역설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힘과 필요성이 너무도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는가?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무력화는 곧 대규모 정리해고다.
GM대우는 비정규직 지회가 건설되자 이성을 잃은 듯이 행동한다. 왜? 일련의 외주화 - 정리해고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뿌리를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온갖 폭력과 협박과 악선전을 전개한다. 추석 연휴와 10월 재계약을 시점으로 대대적으로 외주화 - 정리해고를 단행하려면 비정규직 노동조합이라는 장벽을 어떻게든 무너뜨려야 한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폭력과 협박을 또 한편에서는 발탁채용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던져놓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힘있게 지켜내면 외주화 - 정리해고를 막을 수 있다. 노동조합이 힘있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거대한 한 판 승부를 벌인다는 것이고 GM대우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현실일 것이기 때문이다.
단결과 투쟁의 힘은 이미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 당신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 ’ ‘ 당신 없어도 입사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 업체 관리자 말 한마디에 찍소리 못하고 짤려 나가던 게 바로 엊그제다. 산재를 당해도 기부스를 하고 출근하고 찢어진 상처를 붕대로 감고 일해야 했던 것도 바로 얼마 전이다. 관리자들의 비인간적인 폭언과 폭행이 일상화되던 현장의 모습이 바뀐 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말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더불어 숲을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또 현장의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필요한 만큼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이 아니라는 것을 당당한 노동자임을 확실하게 인식시켰다. 그리고 이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이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외주화 -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서 협상을 요구할 것이다. 산재등 현장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일에 대해서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목소리로 대응을 할 것이다. 왜 노동조합이 필요하냐는 물음에는 지난 4-5년간의 경험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연대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인식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과연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제 발로 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이다. 또한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꺾기 위해서 GM대우와 업체관리자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그런데 노동조합의 힘은 쪽수다. 노동조합이 제 발로 힘있게 설수 있느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신감에 달려 있고 또한 실제로 가입을 하는 데 달려있다. 지금 즉시 노동조합으로 달려가자. 그 발걸음의 수만큼 노동조합은 힘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데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특히 대자지부 노동조합의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 GM자본은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깨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데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세우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대자지부가 거리두기를 하고 머뭇거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자지부는 즉각 연대를 선언하고 GM대우의 폭력만행을 규탄하고 비정규직 지회건설의 주체로서 행동해야 한다. 지금 대자지부의 태도를 1만여 조합원들이 지켜보고 있고 전국의 노동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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