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대학을 주식회사로 바꿔라!
정부는 지난 8월 27일 ‘대학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대학이 적극적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대학들은 교육시설의 용도변경을 쉽게 할 수 있어 돈벌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특히 관광숙박업까지 허용되어 교내에 호텔까지 유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정부는 대학을 자율에 맡기는 것도 모자라 신자유주의 시장에까지 내몰고 있다. 대학무용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학은 이제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고 그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주식회사로 전락하고 있다. 돈을 벌면 살아남고 돈을 못 벌면 문을 닫는 시장경쟁체제로 내몰리고 있다. 그러니 반값등록금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그 동안 정치적 목적으로 대학이 과도하게 설립되었다. 정치인들의 공약은 주로 자신의 지역구에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이는 대학만 나오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학부모들의 기대감과 한국사회가 여전히 가지고 있는 학벌사회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제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취업준비학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학을 시장경쟁체제에 내맡기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대학교육정책을 폐기하는 것과 같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상당수 대학을 직업전문학교로 전환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머지 대학은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고 대학등록금 전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물론 어려운 조건에서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사이버대학 등은 장려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 정책은 교육을 하루도 내다볼 수 없는 자본주의 시장에 내맡김으로써 교육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려 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평생공부 할 수 있는 평생사회교육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현장에서 학력의 차별을 없애는 강력한 노동법을 시행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학을 시장에 내맡기려면 아예 주식회사로 바꿔라!
2012.8.29
좌파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