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씨의 허구적인 국민대통합 행보를 규탄한다!
- 42년 전 전태일 열사가 아니라 지금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 전태일을 만나야 한다!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인 박근혜씨가 국민대통합 운운하며 여기저기 불쑥불쑥 방문하고 다닌다. 방문하고자 하는 것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반적으로 언론에 통보하고 정치적인 효과만 노리려 한다. 태풍 볼라벤이 전국을 삼키고 있는 날에도 그녀의 일방적 행보는 계속되었는데 바로 전태일 재단 방문이었다. 전태일 재단은 단순히 전태일 열사 한 사람만을 위한 재단이 아니다. 개발독재시기로부터 지금 신자유주의시기까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억압과 탄압에 맞서 온 몸을 바쳐 투쟁하다 산화해 간 열사들의 상징을 나타내는 곳이다. 그리고 전태일은 단순히 전태일 열사 한 사람만의 역사를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노동열사들의 상징이자 지금 살아가는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박근혜씨는 전태일 재단을 방문했으나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절규도 외면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씨의 방문을 거절했다. 그러자 박근혜씨 일행은 곧바로 청계천에 있는 전태일열사 동상에 헌화하려 했고 이에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이 이를 가로 막았다. 22명의 동지를 잃고 공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열망으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선거캠프 사무실 앞에서 풍찬노숙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거들도 보지 않으면서 노동자의 상징을 훼손하려 들었다. 결국 전태일 열사 재단방문이나 열사 동상 헌화는 무산되었다. 그렇더라도 박근혜씨는 자신의 목적으로 달성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애당초 허울 좋은 국민대통합의 모습을 언론을 통해 연출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에 퍼포먼스를 만들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관철시키려 한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박근혜씨가 진정으로 국민대통합을 말하려면 자신의 부친 박정희가 저지른 5.16쿠데타에 대해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고 말할 게 아니라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녀 역시 5.16쿠데타에서부터 유신정권말기까지 함께 성장해 왔고 오늘 그 후광으로 여당의 대통령후보에 까지 올랐다. 설령 그 과정에서 경제성장이라는 공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개발독재와 유신통치시기에 저지른 수많은 악행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 이것은 연좌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말하는 국민대통합이 진심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장준하 선생을 비롯해 박정희 독재정권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당한 억울하고 양심적인 사람들, 경제성장의 미명하에 수탈과 착취를 당하고 산업재해로 죽어간 노동자들, 탈취한 것이 분명한 정수장학회, 지금 그녀의 집 앞에서 시위중인 영남대 병원 정리해고노동자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42년 전 산화한 전태일 열사와의 정치적으로 계산된 화해가 아니라 당장 자신의 선거캠프 사무실 앞에서 22명의 영정을 놓고 노숙투쟁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들을 만나는 것이 바로 전태일을 만나는 것이다.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전국의 수많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통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일이 필요하다. 2500만 비정규불안정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국민대통합은 기만이다. 그런 인식으로 대통령이 된다면 더욱 큰 불행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한다면 이는 전태일 열사의 위대한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다. 박근혜씨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꿈일지 모르지만 전태일 열사는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랐고 헌신했으며 목숨까지 바쳤다. 박근혜씨의 허구적인 국민대통합 행보를 규탄한다! 42년 전 전태일 열사가 아니라 지금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 전태일을 만날 것을 촉구한다!
2012.8.28.화
좌파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