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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파시즘 - '반동적' 생태주의/환경운동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혁사무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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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13일 10시 03분 05초

'반동적' 생태주의/환경운동의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에코파시즘 (재닛 빌·피터 스토든마이어 지음)

독일 파시즘의 “녹색분파”의 경험은 생태론이 지닌 정치적 폭발성의 냉정한 신호이다. 이것이 생태 이슈와 우익 정치 사이에 내재적이고 불가피한 연계가 반드시 있다고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글에서 개관했던 반동적인 전통 외에도, 그에 못지않은 좌익 해방적인 생태론의 전통은 독일과 그 외 여러 곳에 항상 있었다. 

그러나 일정한 패턴을 식별할 수는 있다. “인류의 점증하는 자연 지배에 의해 야기된 문제들에 대한 관심들이 과도한 이데올로기를 채택하는 보다 많은 그룹들에 의해 점점 더 공유되면서, 가장 일관된 ‘자연을 위한 질서’라는 응답은 극단적인 우파를 정치적 구체화의 기초로 삼았다.” 

이것이 그저 보수적이거나 무정치적인 환경주의의 표현을 직접적으로 파시스트의 변종과 결합할 때 보여 지는 일반적인 특징이다.

                

확실히 역사적 기록은 “자연에 따라 사회를 개혁하고자 원하는 이들이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니라, 단지 생태 지향적일 뿐”이라는 공허한 주장이 그릇된 것임을 보여준다. 환경 테마는 좌로부터도 우로부터도 동원될 수 있고, 사실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정치적 포장을 갖기 위해서는 명시적인 사회적 맥락을 요구한다. 

“생태론” 단독으로는 어떤 정치도 규정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치적 의미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대한 어떤 이론을 통해 해석되고 매개되어야 한다. 사회적인 것과 생태적인 것 사이에 매개된 상호관계에 대한 유념의 실패가 반동적인 생태론의 특질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러한 실패는 가장 일반적으로는 “자연에 따른 사회 개혁”이라는 요구를 취한다. 즉 ‘자연 질서’ 혹은 ‘자연 법칙’에 대한 어떤 견해를 정식화하고, 인간의 요구와 행동을 그것에 종속시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결국 환경과 맺는 사람들의 관계를 형성하고 구성하는 근거를 이루는 사회 과정과 사회 구조는 연구되지 않은 채 방치된다. 

그와 같은 고의적인 무지는, 모든 자연의 개념은 사회적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흐리게 하며, 권력 구조에 대해 질문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에게 명시적으로 ‘자연적으로 정해진’ 상태라는 위치를 부여한다. 

따라서 명료한 사회-생태적 연구를 생태신비주의로 대체하는 것은 사회-자연 변증법의 복잡성을 정화된 일자로 환원하기 때문에 파국적인 정치적 반향을 야기한다. 이데올로기적으로 충만한 ‘자연 질서’는 타협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그것의 주장은 절대적이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현대의 녹색주의들에 의해 제출된 슬로건, 즉 “우리는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니며, 다만 앞쪽일 뿐이다”라는 슬로건은 역사적으로 순진하고 정치적으로 치명적이다. 

해방적 생태 정치를 창조하기 위해 필요한 기획은 고전적인 에코파시즘의 유산과, 현대 환경 담론과 맺고 있는 그것의 개념적 연속성에 대한 적확한 이해와 인식을 요구한다. 

비판적인 사회적 관점에서 벗어난 ‘생태’지향 단독만은 위험하게 불안정하다. 파시스트 생태론에 관한 기록은,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는, 그와 같은 지향이 급격하게 야만으로 귀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코파시즘’중에서)


자넷 빌(Janet Biehl)
1963년에 신시내티주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에 다른 학생들이 학생 운동에 참여했던 것과는 달리, 그녀는 운동이 과거가 된 때에 뒤늦게 좌파적인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 1986년에 머레이 북친이 주도하는 사회적 생태론 연구소(Institute for Social Ecology: ISE)에 참여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피터 스타우든마이어(Peter Staudenmaier)
사회적 생태론자이자 좌파 생태 운동가다. 1989년 이후 사회적 생태론 연구소에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살고 있다. 200불 이하의 수입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주인 있는 빈집을 사용하게 하는 운동을 하고 있으며, 니카라과의 풀뿌리 발전 조직들 및 독일의 급진적 생태 운동 단체인 생태적 좌파(Ecological Left)와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는 뛰어난 활동가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이론가로, 아나키즘, 생태 정치, 그리고 우익 사상의 역사 등을 연구하면서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다. 



[관련자료] 하일 '녹색' 히틀러?
  

에코파시즘 
재닛 빌·피터 스토든마이어 지음, 김상영 옮김 
책으로만나는세상 펴냄·7500원
 

“대다수의 생태운동가들은 자신들을 사회적으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태운동이면 어떤 것이든 다 진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에코파시즘>은 바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지은이 재닛 빌과 피터 스토든마이어는 저명한 좌익 생태이론가 머리 북친이 세운 ‘사회생태학연구소’에서 활동하는 생태운동가다. 지은이들은 “생태계를 구하려는 모든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미리 밝힌다. 그러나 “우리는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니며 다만 앞쪽(생태지향)일 뿐이다”라는 생태주의 슬로건은 정치적 반동의 수렁으로 떨어질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주장이라고 말한다. 

지은이들은 생태사상의 발원지인 독일의 사례를 들어 그 역사와 현재를 살펴봄으로써 생태주의와 극우정치의 결합인 에코파시즘(생태파시즘)의 발흥에 둔감한 이들에게 경적을 울린다. 

          

생태주의는 모두 진보적인가 그 싹은 인종주의와 친했다 
현대 유기농 도입한건 나치였고 지금도 에코파시즘은 횡행한다
 

이 책에 따르면, 생태주의는 그 기원에서부터 불길한 씨앗을 품고 있었다. ‘현대적인 생태학적 사유의 최초의 예’인 19세기 독일 학자 에른스트 모리츠 아른트와 그의 제자 빌헬름 하인리히 릴은 숲과 흙을 수탈하는 근대화를 비난하면서, 자연과 인간은 통일체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환경주의는 ‘외국인 혐오적 민족주의’의 자장 안에 있었다. 

생태주의가 동트는 순간부터 ‘대지에 대한 사랑’과 ‘호전적인 인종주의’가 치명적으로 연계돼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뒤를 이어 ‘생태학’(에콜로지)이란 말을 창안한 동물학자 에른스트 헤켈은 생태주의적 전망을 순수독일주의적 전체주의와 결합시켰다. ‘환경적 순수성’과 ‘인종적 순수성’을 결합시킨 그는 “인종주의와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대표적인 이데올로그”가 됐다.  

더 극단적인 예는 히틀러의 민족사회주의(나치) 운동에서 등장했다. 반근대주의·자연신비주의·독일민족주의가 뒤엉킨 1920년대의 청년운동 ‘반데르푀겔’은 일종의 ‘우익 히피’였는데, 나치는 이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빨아들였다. 발터 다레, 알빈 자이페르트 등 나치의 이론가들은 생태적 건강을 인종적 건강과 결합시켰다. 

이들은 아리안족의 순수한 피를 지키기 위해 유대인을 박멸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에서 자연환경을 파괴의 위협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나치는 세계 최초로 유기농법을 도입하고 당대에 가장 ‘진보적인’ 환경보호 법령을 만들었다. “이들에게 생태이념이야말로 인종적 원기 회복의 본질적 요소였다.” 

나치의 에코파시즘은 오늘날 다시 살아나 각종 극우정치운동에서 생태주의적 인종주의로 횡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루돌프 바로는 독일인을 민족적 수렁에서 끌어내 생태적 구원으로 이끌 ‘녹색 아돌프(히틀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런 흐름은 미국에서도 보이는데, 생태주의 운동가이자 악명높은 백인 우월주의자 톰 메츠거는 자연훼손으로 삶의 터전을 위협받게 된 동물들과, 유색인들에게 포위된 백인들은 같은 처지라고 주장한다. 생태주의적 상상력이 인종주의적 상상력과 하나가 된 것이다. 

지은이들의 결론은 명확하다. 환경이라는 주제는 좌로부터도 우로부터도 동원될 수 있으며, 생태주의는 그 자체로 어떤 정치도 규정하지 않는다. 원론상 가장 훌륭한 정치적 실천도 범죄적인 만행에 악용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자연’ 개념은 사회적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생태신비주의는 극히 위험하다. 

반동적 생태주의의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환경파괴의 원인을 특정한 사회적 관계, 다시 말해 인간과 자연을 동시에 수탈하고 착취하는 폭력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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