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의 3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한다?
얼마 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보건복지부장관이 위원장)는 회의를 열고 2017년까지 연금기금의 3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결정했다. 위원회라는 형식을 빌렸을 뿐 사실상은 정부가 결정한 거나 다름없다. 위원회 구성이 정부 관료와 친정부측 인사로 구성되었고 연금의 주인인 국민의 대표성이 낮기 때문이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증시를 반영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유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은 350조원 규모이고 이중 23.5%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정부채권 등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주식투자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IMF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공공자금의 주식투자비율 5~7%를 두고 정부와 노동시민사회단체 사이에 논란을 벌였는데 지금은 20%를 넘어 30%대로 향하고 있다.
2017년까지 연기금의 30%를 투자한다면 비율로는 6.5%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연금기금 규모가 점점 커지기 때문에 금액으로는 81조원에서 186조원으로 100조원 이상 늘어난다. 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 공장 인수에 5000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이 정도 규모 자동차 공장 370여개를 인수할 수 있는 돈이다. 단순논리로 하면 최대 수백 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기금의 주식투자확대는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첫째,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다.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이긴 하지만 공황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주식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일시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큰 손실을 당할 수 있다. 이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둘째, 국민연금은 전 국민의 노후 임금이다. 자산이 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국민연금이 생계는 물론이고 노년의 최후 보루다. 그런데 이런 국민연금이 불안정한 금융자본주의 바다에 내던져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셋째, 오늘날 주식은 장기적인 투자가 아니라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의 장이 되었다. 따라서 주식투자는 기업사냥을 통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라는 반노동자적인 고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 선배 노동자들의 노후 생계가 결국 후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와 고용불안을 통해 달성된다면 이는 매우 불행한 일이다.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복지는 동시대 사람들 사이의 상호부조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제도적으로 조세와 사회복지정책이다. 나아가 사회보장 이전에 자본주의 소비지출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공공성 강화와 사회화과정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국민연기금의 주식투자확대를 통한 기금규모확대가 아니라 부자들에 대한 사회복지부담확대를 통한 안정적 재원 마련이 급선무다.
2012.6.4.월
좌파노동자회 금융공공성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