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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유령의 사랑 - 손석춘 지음 |
2012·05·14 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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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민주 형에게 보내는 편지
주제넘지만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형의 모습에서 저는 이 나라 진보세력의 오늘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왜 진보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먼저 자신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최선을 다하려 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형도 기자생활을 하시면서 보신 바가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어떻습니까. 진보세력이 맞서 싸워야 할 자본주의 세력은 얼마나 잘 뭉치며 얼마나 또 부지런합니까. 새벽부터 일어나 조찬회의로 시작한 저들의 일정은 밤늦은 시각 술자리의 정보교환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전개됩니다. 주말에는 골프를 치며 서로 정보를 주고받지요.
진보세력이 깡소주를 들어부으며 울분을 삭이고 건강을 해치는 바보짓을 되풀이할 때 저들은 양주를 마시며 노동자들의 가난한 누이들을 마음껏 농락하지 않습디까? 더구나 막대한 자본력에 더해 가공할 만한 물리력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진보 정치세력이 자신들이 험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위하고 있는 게 아닐까 묻고 싶습니다. 한 줌도 되지 않으면서 갈라지고, 갈라진 채 싸우고 있습니다. 마치 교리싸움을 하듯이, 다른 진보세력을 매도하는 살풍경은 참으로 절망입니다.
저 로마의 노예들이 검투사가 되어 서로 죽을 때까지 싸움을 벌이며 로마의 귀족과 시민들을 즐겁게 해주다가 이윽고 예외없이 처참한 죽음에 이르는 꼴이 아닌가요?
자본주의 지배세력이 그어놓은 테두리 안에서 관념적으로 혁명적 언사만 되풀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저들이 파놓은 함정일 것입니다. 저들은 오늘 갈라진 진보세력을 보면서 얼마나 환희에 차 있을까요.
제가 몸담고 있었던 신문사 안팎에서 저는 한 줌도 안 되는 좌파들의 몰골들을 조소하는 치들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싸워야 할 대상’과 ‘함께 가야 할 동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연 진보주의자인가요? 아닙니다. 저는 형이 지니고 있는 ‘무기’가 이 땅에 진보세력이 거듭나는 걸 방해하는 무리까지 겨누기를 바랍니다.
(‘유령의 사랑’- 들녘미디어- 중에서)
[요약소개]
이 작품은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무덤>은 주인공 언론인인 한민주가 어느 날 대학 후배이자 보수언론의 논설위원 류선일의 날카로운 공격을 받게 된다. 이미 몸과 마음이 지친 한민주는 한 달 안식월을 받아 런던 하이게이트의 칼 마르크스의 무덤을 찾아가 우연찮게 러시아 작가인 블라디미르 보른슈타인을 만나 칼 마르크스와 관계된 비밀 유서 세 통을 건네받는다.
2부 <사랑>은 세 통의 유서를 공개하는 형식을 위하는데, 칼 마르크스, 예니 그리고 데무트의 삶과 사랑을 담은 헬레네 데무트의 유서, 칼과 데무트의 아들인 하인리히가 자신이 칼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순간의 숱한 감정을 담은 유서, 그리고 칼이 아들에게 차마 아들이라 말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원망과 아들에 대한 사랑이 절절이 담겨 있는 유서가 서로 날실과 씨실이 되어 짜여져 있다.
3부 <유령>은 주인공이 다시 칼 마르크스의 무덤을 찾아 초혼의 형식으로 그와의 영적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기둥 줄거리를 이룬다. 그후 한국으로 돌아와 미국으로 이민 간다는 류선일의 편지를 접하면서 그이 고민의 실체를 새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아버지의 가무덤과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 참배하면서 과연 지금 이 시대의 새로운 희망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깨닫는다. [들녘]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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