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권력과 대기업의 강제성 금연정책은 자본의 꼼수
삼성전자가 최근 부품사업 부문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금연정책을 강화하겠다고 통보했다. 흡연자들은 임원 승진은 물론 해외 주재원과 해외 지역 전문가 선발 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부품사업부문 직원 3만 5000여 명에게서 금연서약서를 받고, 간부들을 대상으로 매달 흡연 여부를 검사할 예정이며, 이번 금연 정책을 단계적으로 전 사업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전직원 강제 금연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기업은 삼성전자 외에도 포스코, 웅진그룹, 금호아시아나, 현대오일뱅크, CJ, 남양유업, 대상 등이 있으며, 특히 이랜드는 금연을 약속해야 입사가 가능하다.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고집하며 노조를 만들기만 하면 관련 노동자에 대한 해고로 강력 탄압하는 기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포스코에는 한 때 50여개 하청업체 가운데 6곳에 노조가 있었지만, 원청(포스코)의 줄기찬 방해공작으로 모두 해산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웅진자본(웅진씽크빅)은 전국학습지노조 웅진지부 용산분회의 활동과 관련, 분회장과 대의원 2명을 부당해고한 노조파괴 이력이 있다.
금호아시아나항공은 전임자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교섭위원을 전원 현장복귀 시켰으며, 금호자본은 금호고속지회가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해고를 일삼았다. 이랜드는 교섭기피, 부당노동행위, 구사대 폭력, 단체협약 불이행, 노조 탈퇴공작, 블랙리스트 작성 등 노조를 거의 ‘적’으로 대해 ‘노조 탄압사’의 모범으로 꼽히는 기독교 기업이다.
많이 생략했지만, 이렇듯 노조탄압의 대명사로 불릴만한 대기업들이 왜 금연을 빌미로 노동자들의 건강챙기기(?)에 나선 것일까. 답은, 그 배경에 정부와 지자체의 더욱 더 강력해진 금연정책이 도사리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기업들로서는 국민들 앞에 노조탄압이라는 실상을 금연이라는 건강 운운 립서비스로 가릴 수 있어 좋고, 권력의 정책에도 적극 호응하니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일석이조의 게임인 것이다.
지금 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적자(2010년 1조3000억원) 문제에 대해, 건강과 관련한 흡연의 사회적 비용(연5조원 규모로 추산)을 줄이는 것을 당면한 해법으로 보며 정책 방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담배소비자협회에서는 “정부가 담배가격에 포함된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확보한 약 1조9000억 원의 재원을 기금의 본래 취지에 맞게 쓰지 않고, 건강보험에서 발생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사용한다”고 비난한다. “항상 담배 소비자만 봉인가?”라는 항변이다.
어쨌든, 피울 곳은 길거리 흡연금지와 과태료 등으로 최대한 막아낸다는 정책에 따라 지자체의 보폭이 발빠르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244개 지방자치 단체 중 85곳(34.8%, 2월 기준)이 일부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는 조례를 만든 상태이며, 관련 조례가 없는 6개 지자체에서도 움직임이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또한 정부의 강제성 금연 정책에는 대기업들 외에도 흡연을 혐오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대거 합류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유야 어찌됐든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의 ‘건강’을 배려하겠다는 데 굳이 문제 삼을 필요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만난다. 분명하게 답하자면 “반드시 문제 삼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강제성 금연정책은 ‘건강보호’라는 겉으로 드러난 취지와는 전혀 다른 가공(可恐)할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강제성 금연정책은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려 몰아 부치는 졸속책이며 자본주의 건강이데올로기이다.
둘째, 국가권력이 합법적으로 승인해 생산·판매하는 기호품인 담배에 대해 건강을 해치는 마약처럼 여기는 자기모순을 범하고 있다(그렇게 해로운 것이면 생산·판매를 중단시키면 된다).
셋째, 미디어 등 여론조작을 통해 담배 피우는 사람을 낙인찍음으로서 비흡연자와 이간시키고 갈라치기함으로써 건강을 빙자한 권력의 파쇼적 통치가 용이해진다.(담배 숙청은 나치로부터 차용되었음을 상기하자).
넷째, 기업들이 노동탄압을 하면서 생색내기 사내 금연정책으로 노동자들을 억압·순치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세계보건총회 결의문을 기반으로 지난해 10월 작성·발표된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소에 관한 리우 정치 선언』에는 ‘건강의 불평등’에 대해 “사람들이 출생하고, 성장하며, 생활하고, 일하며, 나이를 먹어 가는 사회적 상황, 소위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소들이라 칭하는 것들로부터 연유(緣由)”하며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소들은 이 이외에도 초년(初年)의 경험들, 교육, 경제적 상태, 고용과 알맞은 일, 주택과 환경, 아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적 체계 등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건강’은 결코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황기에 들어선 양극화 시대의 정치적·사회적 개념으로서 ‘건강’을 본격적으로 말하자. 금연 가지고 생색내려는 권력과 자본의 술책에 더 이상 놀아나지 말자. 저항하자!!
2012. 4. 19
민주주의담배소비자인권연대 - 민주담배
http://cafe.daum.net/peoplessmokingrigh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