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변혁산별> 151호 현대차 편성효율 공격하는 이유
1~2면 현대차 편성효율 공격하는 이유
인간적 노동 위한 20년 현장 권력의 핵심 … 현장권력 단번에 회사 손으로
편성효율 높이자는 금속 위원장 인터뷰 사라져 … 노동강도 강화없는 주간2교대 핵심
3면 노동운동/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 제 2투쟁
현대차 2.23 대법판결 대상최소화, 노노갈등 조장 … 비정규직없는 공장을 향한 투쟁
4면 국제/총으로 노동운동가 죽이는 나라
한국 빼닮은 멕시코 노동탄압에 맞선 총파업 … 전 세계 노동자 동시다발 투쟁
5면 노동운동/비정규직 정치세력화 중심으로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변혁적 노동운동·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비정규 공동투쟁’ 결성
6면 현장에서/노동자 정치 아스팔트 정치를 하자
정리해고, 비정규직 양산 세력과 뭉친 통합진보당이 우리편? … 정권교체보다 중요한 것
현대차 편성효율 공격하는 이유
인간적 노동 위한 20년 현장 권력의 핵심 … 현장권력 단번에 회사 손으로
편성효율 높이자는 금속 위원장 인터뷰 사라져 … 노동강도 강화없는 주간2교대 핵심
현대차 주간연속 2교대는 비정규직 문제와 함께 노사 간의 쟁점을 넘어 계급대리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주간연속2교대에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주야 맞교대를 하고 있는 제조업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위원장 엄길정)는 지난 2월 9일 현대차 사측의 ‘장시간 근로시간 개선 계획서'에 대해 “야간노동을 지속하겠다는 것은 야간노동을 철폐해 노동자의 건강권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주간연속2교대의 취지에 정면 위배되기 때문에 야간노동 있는 주간연속2교대 시행에 반대한다”며 “전공장이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주40시간의 취지에 입각한 주간연속 8+8 근무형태로 변경하는 것이 최소한의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지부 근추위는 지난 윤해모, 이경훈 지부장의 합의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지부는 “지난 집행부에서 협의과정에 있던 내용을 마치 합의된 것처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있다”며 “지난 합의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 4대 지부 근추위의 요구를 재정립하고 사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지부, 과거 합의 전면 재검토
그러자 현대차 회사는 16일 <함께가는 길>을 통해 “지난 수년간 노사합의를 전면부정하고, 더 큰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고 맞섰다. 회사는 “다양한 협의체를 통해 기존 합의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이미 마련됐는데도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하기 전에 이를 부정하는 노조주장에 당혹스럽다”며 “노사 합의사항을 원점에서 논의한다는 것은 주간2교대 시행을 바라는 직원들의 기대마저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공장 신설 요구에 대해 “전 공장에서 감소한 생산물량을 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미 노사가 공감한 부분”이라며 “신규공장 증설 이후 생산물량 감소시 전 직원의 고용문제는 어떻게 하느냐”며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심리까지 자극했다.
재벌신문들의 총공세
노동운동의 역사이기도 한 노동시간 단축 투쟁은 현대차를 넘어 총자본과의 투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재벌의 기관지인 <한국경제>는 “도요타 60시간 허용하는데 현대차 52시간에 묶일 판”, “생산성 앞서는 도요타보다 덜 일하고 어떻게 경쟁하란 건지…” 등의 글을 쏟아내며 노동시간 단축을 거부하고 나섰다.
또 이들은 “현대차 주말 특근수당은 평일 기준임금에 비해 최고 350% 많다. 이에 비해 도요타는 휴일근무의 경우 기준임금의 140%를 받는다. 국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휴일특근 등 비정상적인 근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며 현대차의 임금에 대한 집중공격을 계속 했다.
<문화일보>는 “현대차 1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은 31.3으로 21~27선인 글로벌 메이커들보다 생산성이 낮고, 현대차 국내공장의 편성효율은 53.4%로 미국공장의 91.6%에 크게 못 미친다. 편성효율이 낮을수록 표준인원보다 투입인원이 많다는 뜻이다. 자동차 업계뿐 아니다. 국내 산업의 평균 시간당 생산성은 미국·독일·프랑스의 절반 수준이다. 지금보다 생산성을 향상시킨 만큼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스템으로 장시간 근로를 얼마간 해소할 수 있다.”고 사설까지 동원했다.
보수언론 편성효율 공격하는 이유
<문화일보>는 “굳이 근로시간을 줄이겠다면 그만큼 임금을 깎는 게 상식”이라며 금속노조를 공격했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소득 감소도, 노동강도 제고 방안도 안된다고 한다. 기존 급여는 그대로 주면서 시간만 단축하라면 기업이 버틸 재간이 없다.
생산 능력이 줄고, 신규 인력을 채용할 여력도 사라진다. 중소기업의 타격은 더 클 것이다.”
<동아일보>도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공장의 편성효율은 53%로 100명이 라인에 투입되면 실제 일하는 사람은 53명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미국 유럽 인도2공장은 90%가 넘는다. 적당히 노는 근로자 비율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면 근로시간을 더 줄일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편성효율을 공격했다.
사실 재벌신문들이 노동시간 단축 자체를 거부하고, 임금삭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주간연속 2교대라는 노동시간 단축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과 임금삭감에 대한 현장의 반발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노동강도 강화’를 목표로 편성효율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적 노동 VS 이윤 추구
2급 발암물질로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이고, 유럽에서는 이미 20세기 중반에 사라진 심야노동을 우리는 21세가 되어서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제발 밤에는 잠 좀 자고, 인간답게 살자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자본은 ‘기계처럼’ 더 세게 일해서 더 많이 차를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편성효율은 현장권력의 핵심으로 민주노조를 만들고 난 이후 지금까지 20년 넘게 투쟁을 통해 노동강도를 조절해온 것이다. 자본은 노동시간 단축을 핑계로 현장권력을 한꺼번에 가져가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이렇듯 노동시간 단축 투쟁에서 노동강도 강화가 노사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는데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완성사의 편성효율을 낮추자고 주장했다가 현장의 반발로 기사의 내용을 인터넷에서 삭제한 일이 벌어졌다.
박상철 위원장은 월간 <노동세상>과의 인터뷰에서 “임금저하부분은 생산성문제를 해결해주면 된다. 완성사 같은 경우 작업편성률이 60%밖에 안된다. 부품사는 80%고, 완성사의 편성률은 조금 높이고 부품사의 편성률은 조금 낮추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올라왔고, 이를 본 현장의 노동자들이 분노하자, <오마이뉴스>와 <노동세상> 인터넷판에서 이 내용이 사라졌다.
편성률 높이자는 금속 위원장
자본이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노동강도의 문제를 금속노조 위원장이 나서서 강화하자고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박상철 위원장은 이 인터뷰에서 “올해 여태껏 금속노조가 한 번도 못했던 중앙교섭이 이루어질 것 같다”며 “현대차, 기아차를 중심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와 비정규문제 관련 중앙교섭을 잘 해내 두 가지 문제를 정확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5년 동안 뚫지 못한 중앙교섭이 이뤄질 것 같다는 박 위원장의 발언은 노동강도 강화를 전제로 현대차 회사로부터 중앙교섭 또는 현대기아차 공동교섭을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이 20년을 싸워 만들고자 했던 인간적인 노동을 단 번에 팔아넘길지 모른다는 현장의 반발과 분노 때문에 언론사를 압박해 기사를 빼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대차지부 근추위는 과거 윤해모, 이경훈 집행부의 잘못을 바로잡고, 자본과 보수언론의 총공세에 맞서 3무 원칙(노동강도, 고용불안, 임금저하 없는 주간2교대)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 역사적인 노동시간 단축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중단하고, 노동강도 강화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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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적 산별노조운동을 위한 활동가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