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변혁산별> 149호 빼앗긴 4년 단번에 되찾을 기회
1~2면 빼앗긴 4년 단번에 되찾을 기회
금속노조 2.27 대의원대회 요구안·투쟁방침 확정 … 재벌해체-중앙교섭 돌파 계획 없어
15만 금속 단 하루라도 파업? … 재벌해체·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걸고 중앙교섭 돌파
3면 비정규직/사내하청 노동자 끝없는 죽음 행렬
현대삼호중공업․STX․세진중공업 … 간접고용 철폐 없는 공약은 허구
4~5면 사회/권력관계 아니라 성희롱 아니다?
나꼼수 비키니 시위 논란 … 여성의 몸 대상화는 권력․인종차별에 여성비하까지
6면 국제/고장난 자본주의 변혁투쟁으로
세계경제포럼 신자유주의 종말 선언 … 반자본주의 운동의 대중화로 싸워야
빼앗긴 4년 단번에 되찾을 기회
금속노조 2.27 대의원대회 요구안·투쟁방침 확정 … 재벌해체-중앙교섭 돌파 계획 없어
15만 금속 단 하루라도 파업? … 재벌해체·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걸고 중앙교섭 돌파
노동자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재벌의 금고를 가득 채운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고, 물가폭등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지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투쟁, 대정부 투쟁의 방향이 제출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오는 2월 27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올해 임단협 방침을 확정한다. 금속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의 토론을 거쳐 4대 요구안을 내걸고 6말 7초 임단협 파업과 8월 정치파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 4대 요구와 6말7초 투쟁
금속노조는 △노동시간단축 △원하청불공정거래 근절 △비정규직 철폐 △노동기본권 쟁취라는 4대 과제를 내걸고 6월말 7월초 15만 공동투쟁을 전개하고, 8월 말 민주노총의 노동기본권 쟁취 총파업을 통해 노동기본권과 산별교섭 법제화를 쟁취한다는 방향이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과 현대, 기아차지부 등 완성차를 포함해 모든 사업장에서 공통의 요구로 △산별최저임금 전체노동자 정액임금의 50% △주간연속2교대 및 월급제 2012년 시행 △원하청불공정거래 근절 △2년 이상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내걸기로 했다. 임금인상 요구안은 기본급 180,504원을 제시했다.
금속노조는 2월 27일 대의원대회에서 임단협 방침이 확정되면 4월 초 요구안 발송, 4월 말 교섭 돌입, 6월 조정신청 및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이어 6월말 7월초 15만 공동파업을 벌인다. 금속노조는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파업을 벌이고, 8월 민주노총의 노동기본권 쟁취 정치파업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타결방침은 산별공동요구(4대 요구)의 합의 수준과 ‘중앙교섭 타결없이 지부지회교섭 타결없다’이다.
4년간 변함없는 요구
2012년 금속노조 요구는 지난 5년 임단협 요구와 거의 변함이 없다. 2008년에는 △산별최저임금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 개선 △원하청 불공정거래 개선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안전 및 교육시간 확보였고, 2009년에는 △산별최저임금 △모든 해고 금지 △노동시간단축 △기업잉여금 사회환원 △중소기업 기반강화였다. 2010~11년에는 △산별최저임금 △고용창출 △상시업무 정규직화 △노동시간단축 △노동기본권 보장 △발암물질 금지였다.
미국발 세계경제위기가 몰아닥친 2009년 ‘모든 해고 금지’를 내걸었던 것을 빼면 △노동시간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등은 공통의 요구사항이었다. 2008년부터 핵심적인 요구사항을 걸고 싸웠지만 어떤 성과있는 진전도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뜻이지만, 시대와 정세가 요구사항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2012년 투쟁방침 현장토론안’에서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창출이 사회적 주요의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재벌개혁 등 한국경제 구조개혁이 본격화되고 있는 조건에서 조합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음”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투쟁슬로건으로 ‘재벌경제체제 청산’을 걸었지만, 재벌체제 청산에 대한 어떤 요구안도 없다. 형식적인 대정부요구안조차 재벌과 관련된 요구안은 전혀 없다.
74.4% “재벌 도덕적이지 않다”
현재 한국사회는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부었지만 사회적으로 환원하기는커녕 골목상권까지 장악하고, 노동자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고 있는 재벌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한겨레> 신문에 “회장님 '자전거 사랑'에 동네 점포들은 '쑥대밭'”이라는 기사가 나간 직후 LS전선은 곧바로 자전가 사업 철수를 발표했고, 재벌 2~3세들의 커피숍, 빵가게 등 골목상권 장악 비판에 대해 재벌들은 곧장 사업 철회를 약속했다.
이는 법인세인하, 고환율정책, 폐차보조금 등 국민 세금으로 재벌의 곳간을 가득 채웠고, 수조원의 순이익을 남기고 있지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고 있는 1% 재벌과 부자들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가 2월 6일 전국 성인남녀 3741명을 상대로 실시한 재벌 여론조사 결과 ‘우리 대기업과 재벌이 얼마나 도덕적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긍정 답변은 18.5%, 부정적 답변은 74.4%로 나올 정도였다.
정치권까지 재벌개혁 노동조합은?
재벌에 대한 노동자-서민들의 분노는 정치권까지 흔들었다. 2월 9일 이주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경제민주화를 위해 대기업의 고질적 관행을 확실히 잡겠다”며 △납품단가 부당인하 강요시 3배 손해배상 △일감 몰아주기 집단소송제 도입 △대기업 중소기업 영역 진출 금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통합당은 1월 29일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재벌 개혁이 시급하다“며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중소기업 적합업종·고유업종 법제화를 제시했다. 통합진보당은 삼성, 현대차 등 재벌에 대해 ‘맞춤형
규제’라며 △경제력 집중 완화 △편법적인 부의 상속ㆍ증여 방지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업종 침해 방지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대차,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한진 등 주요 재벌들이 속한 금속노조의 2012년 요구에는 △재벌체제 해체 △일감몰아주기 및 불법세습 금지 △노동자 경영참여 등의 요구사항이 단 한 가지도 없다. 금속노조가 자기 검열의 악순환에 빠져있는 것일까?
정리해고 요구 전무, 비정규직 요구는 악법 수준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투쟁과 김진숙 지도위원의 고공농성, 희망의 버스로 인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에 대한 금속노조의 요구안도 심각한 수준이다. 금속노조는 한진중공업, 풍산마이크로텍, 시그네틱스, KEC 등 산하의 수십개 사업장에서 정리해고가 강행되고 있는데도, 정리해고에 대한 요구사항이 전혀 없다.
비정규직 문제도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및 상시업무 정규직화 △사내하도급 및 간접고용 금지 △불법파견 정규직화 △파견법 및 비정규직법 폐기 등의 핵심적인 요구사항을 외면한 채 악법이라고 비판받는 현행 비정규직법에 따른 2년 이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내걸었다. 투쟁과제에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간접고용 철폐’라고 걸어놓았을 뿐이었다.
금속노조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10년 동안 금속노조 교섭의 중심이었던 중앙교섭을 올해부터 2년에 한 번 하자며 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으로 늘리는 어이없는 안을 제출했다. 어떻게 교섭과 투쟁을 더 잘 할 것인가가 아니라 교섭비용을 줄이자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교섭도 없이 수용한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투쟁이다.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은 “15만 노동자들이 단 한 시간이라도 함께 파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재벌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연대와 지지가 높아지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노동시간단축에 대한 현장의 투쟁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중앙교섭 돌파 못하면 3년 내 금속노조 망해”
금속노조 만도지부 핵심 간부는 “올해 현대, 기아차가 투쟁 의지가 있기 때문에 중앙교섭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남 로템의 주요 간부도 “올해 주간연속2교대로 중앙교섭을 돌파하지 못하면 앞으로 3년 안에 금속노조는 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금속노조는 이명박 정권과 자본에 의해 빼앗겼던 권리를 온전히 되찾고, 재벌체제를 해체시키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없는 일터를 요구하며 하루 파업이 아니라 공세적인 파업을 전개해야 한다. 2012년은 완성차의 산별전환이 있었던 2007년 이후 현대, 기아차 자본을 중앙교섭에 끌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교섭의 핵심인 주간연속2교대제를 가지고 중앙교섭을 성사시켜야 한다. 휴가 전 타결이 아니라 4대 요구 타결없이 교섭 타결 없다는 방침으로 전면적인 파업을 벌여야 한다.
금속노조는 지난 5년 노동자계급의 후퇴와 패배를 한 번에 되갚을 수 있는 기회를 차버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