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점거 농성 대학생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이틀째 점거농성을 진행중인 대학생 사람연대 여러분들에게 고마움과 격려의 인사를 전한다. 지난 10월 15일부터 시작해 매주 여의도에서 열리는 여의도 점령시위는 기자회견, 집회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구호에 걸 맞는 점령시위는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 동안의 부족했던 점령시위를 행동을 보여주고 투쟁을 확산하기 위한 노력은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뉴욕월가에서 벌어진 점령시위는 미국 전역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원에서는 퇴거를 당하지만 미 의회나 대학 캠퍼스로 이동하면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대학생 반값 등록금 투쟁을 벌여왔는데 미국 대학 점령시위에서는 대학 등록금 대출에 따른 부담할 수 없는 부채에 대해 탕감을 요구하고 있다. 2000년 초부터 한국의 진보진영이 주장했던 무상교육과 같은 맥락이다.
오늘날 금융자본주의는 전통적인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진 노동에 대한 자본의 착취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깊은 수탈체제를 가지고 있다. 임금삭감, 정리해고, 비정규직, 실업을 통한 착취보다 그 수탈의 강도가 훨씬 더 강하다. 엄청나게 증발하는 금융거품은 국가가 발행한 화폐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 총통화량의 97%는 컴퓨터 화면상에서 만들어지고 단 3%만 실물통화인데 그 중에서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는 전체 총화량의 1만 분에 불과한 주화다. 달러 지폐는 민간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로부터 빌려서 사용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정부은행인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화폐보다는 은행에서 대출하는 돈이나 각 종 금융기관에서 발행되는 유동성화폐가 다수를 차지한다.
주식, 파생금융상품, 채권, 신용카드 등 수 많은 금융영역에서 화폐가 만들어진다. 한국은 파생금융상품거래건수로 세계 1위다. 연간 거래금액만도 3경원(정부 1년 예산의 100배)에 달한다. 한국의 중산층이 몰락하고 부채에 시달리게 된 가계대출 규모는 1000조원에 달한다. 산업자금을 대출을 통해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부동산 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해외 투기자본에 의해 장악되어 있고 금융(은행)공공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 당 4~5장이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는 거의 고리사채업에 버금가는 고율의 이자로 서민을 수탈하고 있고, 카드 수수료는 대형마트나 골프장 같은 곳은 1%대지만 영세자영업자에게는 3%대로 부과하고 있다. 아이엠에프 외환위기 이후 카드남발로 인한 신용불량자는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은행송금수수료도 수억원대씩 거래하는 소위 부이아이피(VIP) 고객에게는 면제해주면서도 소액을 거래하는 서민들에게는 높은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
금년에만도 시중은행들은 20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아이엠에프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150조원의 공적자금 중 아직도 60조원 정도는 회수되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에 키코와 같은 사기성 파생금융상품을 팔아 엄청난 이익을 남겼다. 그 결과 1000여개 중소기업들이 파산했거나 그 직전에 있다. 한편 정부가 허가한 저축은행들은 서민들의 돈을 떼먹고 부실에 빠져있다. 국가권력과 결탁한 금융자본은 노동자 민중들을 수탈한 뒤 책임지지 않고 있으면 오히려 서민들에 대한 공적자금이 아니라 이들 기관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붓고 있다.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투입해 투기자본의 배를 불리고 있다. 오늘날 대안적 정치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안철수씨 역시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자본주의 상징인 한국거래소 앞에서 전개하는 농성은 붕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한미FTA 정국이 지속되면서 여의도 점령시위 동력은 직접적인 금융피해자에 국한되어 있지만 오늘날 금융피해자는 불특정 다수인 99%다. 공급경제학 측면에서 볼 때 오늘날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금융상품은 수탈의 주요 수단이며 이는 공급자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금융공공성을 확립함과 동시에 금융자본의 통제하고 나아가 금융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는 대안적 투쟁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2011.12.1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대학생 사람연대 점령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