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우울증과 스트레스로 탈진하는 노동자들
KT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광화문에서 기자회견, 집회, 촛불문화제를 하고 오늘 같은 토론회를 수차례 했지만 이런 참혹한 사실들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늘날 같은 정보통신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죽음이 알려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뿐이다. 우리 노동자들이 통신을 주고받으면 이런 사실들이 바로바로 알려지는 시스템은 없는가? KTcs 전해남 지부장 사망사건에 대한 사측의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는 두 달여 동안의 투쟁에서도 냉정하고 비정한 현실을 확인했다.
결국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하는데 한국정치도 혼란기다. 오늘 홍희덕 의원을 민주노동당으로 소개했는데 민주노동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어제부터 통합진보당이 되었다. 디도스 공격 등 악재가 겹친 한나라당이나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태의연한 민주당 역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통합, 쇄신의 명분으로 당명을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정치에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노동자들은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탈진(turn-out)하고 있다. 내가 사는 경기도 변두리 지역도 보면 점점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임금삭감, 실업, 정리해고, 해고위협, 청년 실업자, 부부싸움이 잦아지는 등 가정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직장의 어려움이 가정으로 이전되고 이는 지역사회의 환경이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에서 월세로 밀리면 그때부터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고통을 호소하지만 사람들은 무심하게 지나친다. 자신들의 삶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늘 토론회 내용은 KT에서 벌어지는 노동자들의 죽음의 현실과 이를 극복할 방안이다. 현실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과 함께 정치, 제도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KT노조의 민주화와 함께 지속적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보면 KT노동자 사망이 일반 노동자보다 2배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더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KT자본은 노동자 3만여명을 정리해고한 것도 모자라 지금도 사직을 권고하고 있다. 남은 직원의 93.8%가 사직권고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20년 이상 기술직에 근무하던 노동자를 영업직으로 발령 내고, 지방으로 발령 내고, 사직을 권고하는 등 정말 비인간적인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간접적인 사회적 살인(타살)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11.12.6.화, “죽음의 기업 KT, 계열사 노동자 실태 조사”, 죽음의 기업 KT와 계열사 책임 촉구 및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대위, 홍의덕의원실 주최, 국가인권위 배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