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ccupy(점령하라!) 운동의 성과와 나아갈 바
허 영구
1. 뉴욕월가 점령(Occupy)시위의 세계적 확산
1) 점령시위 특징
o. 금년 시위의 시초는 튀니지 혁명→이집트 혁명, 타흐리르 광장→5월15일 스페인 광장 점거→그리스 신타그마 광장→월가시위
o. 점령시위 특징(문이열, 아니비스 에너지 전략연구소, ⌜월간노동 세상⌟ 54호, 2011.11)
①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시위와 저항이 상호 시너지 효과
② 과거와는 다른 패턴 : 아랍의 특수성 아닌 신자유주의와 군사적 제국주의, 금융위기
③ 사회적 구성(내용)과 이데올로기와의 관계에서 특이한 역설 : 노동계급, 이데올로기 부재
2) 점령시위의 세계적 확산
(1) 미국
o. 2011.9.17(분노의 날)부터 1주일 동안 뉴욕 월가에서 20대 대졸실업자 수백 명이 “탐욕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임, 마지막 날 85명 경찰에 체포됨
- 수개월 전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트가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안하면서 9월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앞 둔 시기에 시작됨
- 이집트 민주화 시위 중심지였던 카이로 ‘타히리르 광장’을 모델로 삼음
- 사회적 투쟁 취약, 총파업(1886년 5월 1일) 개념 사라진 미국 노동계, 노동절조차 빼앗긴(9월 첫 번째 월요일) 노동운동,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과 적을 분명하게 지적(1% : 99%)
- 리더나 단일한 목적은 없었지만 새로운 시위문화, 당초 타락한 금융당국의 무능과 월가 금융자본의 탐욕에 저항하면서 출발했으나 환경, 교육, 의료, 사형제, 마약, 미국의 대외정책 등 다양한 주제의 요구와 토론이 벌어짐
- 점령시위는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됨 ; 은행(BOA)진입 시도, 수십 만 명이 은행계좌 폐쇄, 증권거래소 폐쇄 주장, 항만노동자 총파업으로 오클랜드 항구 폐쇄
- 두 달 동안의 시위에서 40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됨
o. 극좌파들이 ‘노동조합 연대 위원회’ 통해 조직 노동자들과 점거운동 사이 연대 이어감
(2) 독일
o. 베를린 초기 점거시위는 스페인학생이 주도함
o. 독일노조는 2008년 경제위기 이래 독일 정부 대응 지지: 독일노총은 유로존 구제금융 패키지에 대한 각 정당의 찬성 촉구하는 광고 게재→이에 불만을 품은 노조활동가들에게 ‘점령하라!’시위가 대규모 시위 계기가 됨
(3) 영국
o. 세인트 폴 성당 앞 점거시위
- 국교회 위기에 빠트림: 고위 성직자 두 명 사임, 캔터베리 대주교는 토빈세 지지 밝힘
o. 영국 노동당수 에드 밀리반드가 점거 시위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지배 이데올로기 위기 반영
o. 11.10. 전국 전기 기사들과 전국적 학생 시위
o. 11월 30일 영국 최대노조인 UNISON(공공부분노조)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 노동자 총파업 예정, 이 경우 대처정권 시기인 1980년 대 광산파업 패배 이후 30년 만에 처음
(4) 캐나다
o.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얼 등 확산, 10월 15일에는 전국 100개 도시에서 시위 개최함
o. 파업 장기화로 사기 저하된 캐나다 노동계급에 활력 불어넣음
o. 좌파들 일부는 시위대 요구가 불분명하거나 급진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리를 둠
o. 파업중인 캐나다 승무원들, 1년 넘게 직장폐쇄에 맞서 싸워 온 철강노동자들, 우편노동자들을 시위에 합류시킴
o. 전통적으로 우파인 한국전 참전 용사단체도 ‘우리도 99%다’면서 시위에 합류
(5) 그리스
o. 여름 이전 광장 점거 운동 있었음
o. 광장운동과 노동자 파업 연대 조직
o. 정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안타르시아(그리스 반자본주의 연합) 등 조직된 극좌파 단체가 경찰과 전투를 벌이면서 거부감 완화시킴
o. 여름 이후 파업은 지속되지만 광장 점거운동은 수그러들었음
(6) 이탈리아
o. 저항의 행진과 몇 차례 총파업
o. 10월 15일 산지오바니 성당 점거와 대중 시위
o. 베를루스코니 국정장악 약화와 퇴진
2. 여의도를 점령하라!(Occupy 여의도)
1) 현재까지 6차에 걸친 여의도 점령시위
O. 10월 12일 : 여의도 점령시위 알리는 기자회견,
- 10월 15일 시민단체 금융소비자 권리찾기 연석회의, 금융소비자협회,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전 세계 1507개 도시 국제공동행동
- 월가점령 시위를 주도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
- 언론보도 : “99%의 시위 '서울을 점령하라' ”, “‘反월가’ 시위 서울 상륙”, “한국판 `월街 점령 집회`”,
o. 1차 여의도 점령시위 : 2011.10.15.토, 오후 2시, 금융위원회 앞,
- 저축은행 피해자 100여명은 집회 시작 전부터 금융위원회 앞 야외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 “저축은행의 부실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 모두 공범이다!”
-오후 2시 : 저축은행 피해자, 파생금융상품 키코사태 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KT노동자, 외국인 등
- 언론보도 : “‘여의도를 점령하라’ 월가 점령 시위 서울로 번졌다”, “여의도를 점령하라. 우리가 99%다”, “"부자위한 금융정책 중단"…서울 도심서 '反월가 시위' ”, “반금융 국제연대집회 여의도서 우천 속 열려”, “ 'I am not your ATM' (KP통신) ”, “돈이 사람을 잡아먹는다... 99%여, 서울을 점령하라!" , “反 월가시위 전세계로 확산, 탐욕스런 금융자본 각성하라", “1%위한 사회 바꾸자” 세계 동시시위”, “한국도 다르지 않다, 서울 곳곳서 ‘반투기자본 집회’ ”,
- 미국 시민에게 보내는 메시지 : ‘한국의 99%가 미국의 99%에게’
-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1%에 맞선 99%' 빈곤철폐촉구 집회
o. 2차 여의도 점령시위 : 2011.10.21.금, 오후 5시, 금융위원회 앞
- “ '여의도를 점령하라 -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
- 오후 4시 :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 기자회견
- 금융소비자협회,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사회당, KIKO 피해기업 공동대책 위원회
- 언론보도 : “진보·보수 모두 ‘금융권 탐욕’ 압박 ”, "추수철 메뚜기 떼같은 금융자본 규탄한다", "'탐욕' 상징 한국거래소, 당장 거래 멈춰라", “투기자본 규제하라, 여의도를 점령하라...피해 성토”, “반금융 국제연대, 2차집회 여의도서 개최”, “‘反금융’ 여론 의식한 김중수 “은행장들 어깨 무겁겠다”, “[NW포토] `여의도를 점령하라' 2차 집회, 거리 행진 경찰 대치”, “금융 피해 성토장 된 '여의도 금융가' ”, “난 ATM기기가 아니야!” 여의도점령 현장가보니”,
- 10.24 뉴스 :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도입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11월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짐, 자본시장법 개정안 연내 국회통과 사실상 무산...<왜>, 국회 정무위원들 부정적 견해...반 월가 시위 등 여론 악화 일로
o. 3차 여의도 점령시위 : 2011,10.28.금
- “투기자본을 위한 한미 FTA 반대 기자회견”
: 국내 금융시장 투기자본 놀이터로 만들려 하나?
o. 4차 여의도 점령시위 : 2011.11.4.금
- 기자회견 : 금융규제, 금융정책․관료 책임규명과 처벌, 금융피해자 배상하라!
- 여의도 점령시위, 촛불문화제, 저축은행, 키코 피해자 등 참석
o. 5차 여의도 점령시위 : 2011.11.10.목
- 오전 11시, 키코 피해자 등과 함께 김 앤 장 법률사무소 앞 규탄 기자회견
- 오후 2시 론스타 징벌적 강제 매각명령 촉구 기자회견
- 오후 5시 여의도 점령시위 : 저축은행, 키코 피해자 등 참석
o. 6차 여의도 점령시위 : 2011.11.17.목
- 오전 10시 : 론스타 산업자본 심사와 징벌적 매각 명령 촉구 기자회견
- 오전 11시 : 외환은행 본점 앞, 론스타 징벌매각과 금융피해자 배상 촉구 기자회견
- 오후 5시 : 여의도 점령시위
O. Occupy Seoul
- 1차 집회 : 2011.10.15.토,오후 6시 : 대한문 앞에서 40여개 단체, 1500여명이 참여해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광장을 점령하라’ 집회를 열고 한미FTA반대, 금융자본을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의 폐해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
- 2차 집회 : 2011.10.22.토 ; 반값 등록금과 한미FTA 법안처리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
- 한미FTA저지투쟁과 날치기 처리에 따른 정치적 국면으로 인해 독자적인 Occupy Seoul 행동은 진행되지 않고 있음
O. 1121 금융피해자의 날 투쟁 결의대회
* 1121은 1997년 11월 21일 IMF외환위기 맞은 날을 말함, 14주년
- 2011.11.18.금, 여의도
- 금융채무 1000조원 시대, 금융피해자의 권리를 선언한다!
3. 성과와 향후 과제
1) 성과
o. 전 지구적 연대 투쟁전선을 한국에서 이어감
o. 금융자본주의 체제와 이념에 도전
o. 탐욕스런 금융자본 본질 폭로함
o. 자본주의 체제 극복을 위한 구체적 행동
o. 금융피해자들이 투쟁의 주체로 나섬
o.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소비자협회 등 금융자본에 맞선 투쟁단체의 연대 강화
2) 과제
o. 지속적인 점령시위 유지와 확대
o. 구체적 피해자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금융피해자 동참
o. 노동자들의 조직적 참여
o. 금융위기 본질과 금융피해에 대한 교육, 선전
o. 한미FTA폐기 등 제반 운동과의 결합
o. 정책대안 마련과 정치적 관철
<참조>
o. “세계적 지각변동을 낳는 반긴축 투쟁과 ‘점거하라’ 운동”, 레프트 21(69호), 2011.11.19
o. 문이열, 아니비스 에너지 전략연구소, ⌜월간노동 세상⌟ 54호, 2011.11
o. 오마이뉴스 등 관련사이트의 뉴욕월가 점령시위 관련 기사
<별첨>
⌜금융자본의 수탈과 반월가 점령시위⌟
지난 9월 24일 워싱턴에서 열렸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연차총회가 폐막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위험한 국면에 직면하고 있으니 특별한 주의와 조율, 대담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선문답만 남기고 성과 없이 끝났다. 세계주식회사의 관리자로 불렸던 G7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G20으로 확대되었다. 작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와 마찬가지로 지난 11월 3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G20회의에서도 금융․경제위기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오늘날 전 지구적 경제위기를 해결할 정치리더십은 붕괴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뉴욕의 금융자본가들이 위축되면서 오바마로 대표되는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경제위기관리를 책임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위기는 유럽으로 확산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회적 양극화와 빈곤의 확대다.
IMF와 WB 연차총회에 앞선 9월 17일부터 뉴욕월가에서는 20대 대졸실업자 수백 명이 모여 1주일동안 항의시위를 벌였고 마지막 날 8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그들은 “탐욕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내걸고 금융투기자본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투쟁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시위대는 은행(BOA)에 진입을 시도하였고 항만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오크랜드 항구가 폐쇄되기도 했다. 미국 주코티 공원에서 농성중인 시위대들은 경찰당국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점령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1%의 반격도 이어졌다. 미국의 유력한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기업인 출신 허먼 케인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를 “반자본주의자, 반시장주의자”라며 연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당신이 일자리가 없고 부자가 아니라면 스스로를 탓해야지 월가와 대형 은행을 비난하지 말라"고 말했다.
뉴욕월가 점령시위는 10월 15일 전 세계 1507개 도시에서 탐욕스런 금융자본의 수탈에 저항하는 국제공동행동으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금융의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는 저축은행, 파생금융상품(키코) 피해자를 비롯해 지난 7년 동안 외환은행을 불법인수한 투기자본 론스타 먹튀를 고발해 온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금융피해자들을 위한 시민단체가 함께 하였다. 이에 자극받아 그동안 제대로 된 금융감독은커녕 금융기관들과의 유착으로 사회적 물의와 지적을 받아온 금융감독 당국조차 금융자본의 탐욕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여의도 점령시위는 매주 한 차례씩 현재까지 여섯 차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 금융자본주의하에서 발생하는 경제위기는 매우 복잡하고 그 거품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2007년 말 현재 전 세계 파생금융상품 규모는 681조 달러에 달한다. 연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국 1조 달러, 미국 15조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 파생금융상품의 천국이다.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달러선물, 국채선물,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장내 파생상품과 주식, 이자율, 통화, 신용 등과 연계된 장외 파생상품 거래액을 모두 합친 투기성이 강한 파생금융상품의 거래 규모가 매년 급증해 금년 말 3경원(한국 정부예산 100배)이 넘을 전망이다. 전 세계 금융거래의 2%만이 실물거래이고 나머지 98%는 투기적 금융거래다. 미국의 총 통화량 중 3%만이 실물화폐이고 나머지 97%는 컴퓨터 화면상에만 존재하는 가공적인 돈이다.
로버트 위더머가 <미국의 버블경제>(2006년)에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했듯이 미국의 버블경제는 주택시장 붕괴, 민간부채증가, 주식시장붕괴, 재량지출감소가 복합적으로 발생했다. 그는 이어 <애프터 쇼크>(2010년)에서 2~4년 내 미국달러버블과 정부부채버블이 추가로 터져 세계버블경제가 붕괴하고 세계 최악의 대공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위 달러붕괴 이후(포스터달러버블, post dollar bubble)시대가 열린다는 것인데 지금 그 와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전 지구적 금융‧경제위기는 현재의 국제기구나 각 국의 지배자들이 해결할 수 없다.
금융마술사로 불리는 국제은행‧금융자본가들은 오늘날 공룡처럼 커지고 쓰나미처럼 요동치는 금융위기상황을 국가와 민중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더욱 안정적인 수탈체제를 만들어 갈 궁리를 하고 있다. 1997년 아이엠에프 외환위기 이후 14년 동안 한국에서 벌어진 금융시장 개방과 규제완화로 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과 실업자로 전락했고, 사회적 양극화와 빈곤화가 확대되었다. 공공성이 파괴된 금융투기자본의 수탈과 횡포가 가져온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뉴욕의 반월가점령시위와 서울의 여의도 점령시위는 세계화된 신자유주의 금융․주주자본에 저항하는 노동자 민중의 저항이자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모색이다.
(2011.11.25, 방송대 신문사 게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