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지부의 주간 정기집회와 전북고속 촛불집회의 양상은 다르다. 전북고속은 파업 중이어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11년 7월 1일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법이 시행되면서 과반이 넘지 않는 민주노조에 가해지는 사측의 회유와 협박, 법 시행 이전부터 교섭 중이던 노동조합에 과반이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는 사업주와 이를 방조하는 것도 모자라 법원의 확정 판결 전까지는 교섭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노동부의 지침. 그 덕분에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파업에 들어간 공공운수노조 버스본수 전북지부 전북고속분회와 택시지부 전북지회의 각 분회가 처한 상황은 똑같다.

▲11월 21일 대광분회 주간 정기집회
투쟁 중 발생된 사측의 고소.고발로 경찰서와 법원을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들고, 안 그래도 어려운 지부 살림에 벌금까지 걱정해야한다. 택시지부 전북지회는 아직까지 파업 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부분파업 중이다. 이유는 각 사업장별 분회의 상당수가 과반을 넘지 않는 노동조합이라서 교섭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사납금 인하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과반이 넘었던 분회조차 사업주의 회유.협박으로 조합이 나눠지고, 교섭권이 확보된 분회에서는 어이없게도 지금까지 지켜온 사납금 인상저지투쟁에 역행하는 사납금 인상 교섭안이 분회총회에 붙여지기도 했다. 결국 인상안은 부결되었지만, 그 후 드러난 사측의 공작은 비열하기 짝이 없었다. 돈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천박함의 극치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11월 28일 협성분회 주간정기집회
[전북고속 파업 356일차 촛불집회]

파업이 오늘로 357일차인 전북고속 동지들이 지난 17일부터 전주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촛불집회를 저녁 6~7시까지 진행하고 있다. 하루하루 더해가면서 대오도 조금씩 늘고 있다. 대다수 조합원들이 생계투쟁으로 농성천막을 지키지 못하는 터라, 전북고속 내부 동지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한 집회이다. 가끔 연대하던 시민이 매일 1인시위를 하고, 생계투쟁 중인 동지들이 일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집회에 결합하고, 일이 늦게 끝난 동지들은 먹거리를 사들고 농성장에 들린다. 어제부터는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차량 한 대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다행히 날이 풀려 백년만의 초겨울 속의 봄이라니, 노숙농성에 함께 하지 못한 마음이 조금은 가볍다. 한미 FTA 반대 촛불도 합류하면 좋으련만.. 결국 같은 의미 아닌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죽을힘을 다해 마침내 원하는 바를 이뤄 낸 경험. 그 작은 경험들이 모여서 하나가 될 때, 세상은 바꾸어질 것이다. 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