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현장조직, 산재사망 하청노동자 추도제
관리자와 몸싸움 "사업주 처벌, 자율안전관리제도 폐기하라"
17일 오후 12시 30분 현대미포조선 울산공장 안 민주광장에서 지난 4일 족장 설치 작업 중 격벽과 함께 떨어져 숨진 하청노동자 남 아무개씨를 기리는 추도제가 현장조직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현장투 김석진 의장이 산재사망 책임자 처벌과 자율안전관리제도 폐기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추도제를 시작하자 관리자들이 몰려들었고 이를 보고 달려온 현장조직건설준비모임 회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 현대미포조선 관리자들과 현장조직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손팻말을 들고 산재사망 하청노동자 추도제를 하고 있는 김석진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사진제공=미포조선 사내하청노동자).
회사 관리자들과 현장조직 회원들이 맞붙는 가운데 김석진 의장은 준비한 추도사를 읽고 추도제를 끝마쳤다.
김석진 의장은 "이번 하청노동자 산재사망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업주 엄중 처벌은 물론 재해 은폐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자율안전관리제도 폐지를 위해 울산지역 노동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노동부를 상대로 강력한 후속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2008년 4월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산재사망사고가 잇따르자 공장 안에서 추도제를 열고, 울산지역 19개 노동사회단체 대표들과 함께 자율안전관리제도 폐지와 원청 사장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노동부에 원청 사업주를 고발했다.

▲ 지난 2008년 미포조선 현장투 김석진 의장과 19개 울산지역 노동사회단체 대표들은 울산노동지청을 항의방문해 잇따른 미포조선 사내하청노동자 산재사망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자율안전관리제도 철폐를 촉구하고 미포조선 사업주를 고발했다.
추도사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또 한 명의 사내하청노동자가 죽어 나갔다
서른 다섯, 결혼한 지 2개월 되었단다
혼인신고도 아직 하지 않았단다
살얼음 걷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조선소 노동자는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다
어쩌면 우린
죽음에 면역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윤 극대화에 눈 먼 자본가들
저들은 입만 나불거리며 다그치고
우린 몸으로 때우며 다치거나 죽임 당하면
값싼 중고기계 부품 값으로 계산되어
기억에서 멀어져간다
며칠만 지나면
젊은 사람이 참 안됐구먼
에이 죽은 놈만 불쌍하지
슬픔은 잠시 뿐, 죽음의 마무리 조건인
보상액수에 대한 얘기만 오고가고
안 봐도 뻔하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
오늘도 노동자 죽음을 뒤로 한 채
우리가 만든 배 명명식을 하면서
휘황찬란한 식장에는 높으신 나리들
손뼉 치는 소리와 뱃고동 소리는 하늘을 찌른다
저 배 어딘가에는
죽어간 동료의 땀 냄새가 배어 있는데
[울산노동뉴스] 편집국 / 2011-11-18 오전 10:0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