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희망버스와 전국노동자대회에 대한 우리의 입장
한진 자본이 국회권고안을 가지고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한진 회장 조남호가 수용하겠다고 한 권고안을 한진 사장 이재용이 교섭 자리에 나와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며 오히려 교섭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만행을 보이고 있다.
한진 자본은 애초에 교섭의지가 없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희망버스의 압력과 세찬 여론에 떠밀려 순간을 모면하려는 수작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희망버스 기획단도 정확히 인식했듯이 이들의 뒤에는 재벌과 이명박이 버티고 서 있다. 권고안에 대한 섣부른 낙관적 기대를 경계했어야 하는 이유이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위한 당면 구체적 실천은 권고안을 기각시키는 것이다
10월25일 김진숙 동지와 정투위 동지들은 호소문을 내어, 11,13 전국노동자대회를 부산에서 열자고 간절히 호소했다. 한진 자본의 만행에 투쟁으로 맞서고자 하는 한진 노동자들과 연대해 달라는 호소였다.
이에 희망버스는 한진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6차 희망버스를 출발시키기 위해 긴급하게 전국위원회를 소집하여 이 문제를 논의했다. 여러 의견 속에서 우리가 거듭 주장한 권고안 기각에 대한 명시적 입장표명이 안건으로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점은 무척 아쉽다.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희망버스운동이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기조로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하려면 권고안 문제를 결코 우회할 수 없다. 희망버스운동이 권고안 기각이라는 명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연대할 때만이 정투위 동지들이 권고안의 기만성을 인식하고 힘 있게 투쟁할 수 있다. 자본과의 교섭에 있어서도 최대한의 압박이 될 수 있다. 이번 교섭의 파행에서 보았듯이 자본과 정권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다.
다시 투쟁을 결의하는 한진 노동자들에게 연대하는 6차 희망버스는 투쟁 기조를 세우고 힘차게 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떤 투쟁 기조인가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 눈앞에 닥친 투쟁과제에 매몰되어 실무적, 실용적 투쟁 프로그램에 매달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정리해고 철회라는 명확한 투쟁 기조를 세워야 한다. 그래야만 대중들의 투쟁의지를 고무하고 투쟁을 힘 있게 조직할 수 있다. 또한 정리해고 철회 기조를 세운다는 것은 권고안 기각을 전제로 한다. 권고안 기각 없는 정리해고 철회 기조는 공문구에 불과하다.
김진숙과 정투위 동지들 그리고 희망버스가 요청하는
“전국노동자대회 부산 개최”에 대해 민주노총은 적극 화답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정말 국회권고안을 기각하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를 지금이라도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이루어나갈 의지가 있다면, 그리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방안으로 전국노동자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한다면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또 다시 국회권고안 수준에 요구와 투쟁을 묶어두면서 부산에서 개최한다면 그것은 더 나쁜 결과만 낳을 것이다. 전국노동자대회를 부산에서까지 개최하면서 겨우 한진 자본에게 교섭에 나와 달라는 구걸을 하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한진 자본을 교섭에 끌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민주노총 산하 일부 연맹들의 부문적 이해관계 때문에 전국노동자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더 나아가 전국노동자대회를 의례적인 요식행사로 치르면서, 지금 정국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한진 정리해고 문제를 여러 사안 중의 하나로 나열하는 데 그치고, 엉뚱하게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야권연대’ 따위를 주요 의제로 올린다면 그것은 최악의 경우가 될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미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른바 ‘묻지마 야권연대’ 행태를 보였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야권연대’에 매달릴수록 현실은 노동자에게 더 큰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 분명한 사실 앞에서 민주노총은 더 이상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
설령 서울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이번 노동자대회는 한진중공업 문제를 중심으로 하여 투쟁기조를 분명히 하는 대회로 치러야 한다.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희망버스 동지들도 같은 의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야권연대 세력의 각축장으로 만들어 버린 820 희망시국대회에서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희망버스 대중이 얼마나 실망 했는가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고 해도 희망버스는 실천적인 투쟁프로그램을 가지고 적극 결합해야 할 것이다. 희망버스운동이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전진하기 위해선 조직 노동자들과 미조직 노동자들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문제의 핵심은 장소가 아니라 내용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살리는 대회냐, 아니면 야권연대세력들과 제도정치권에 기대어 요구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오히려 투쟁의지를 갉아 먹고 노동자들을 수동화 시키는 대회냐이다.
이번 6차 희망버스와 전국노동자대회는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해방을 외쳤던 1988년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처럼, 시민, 학생이 연대해 노동탄압을 분쇄한 1990년 현중골리앗 투쟁 때처럼 한진 노동자들과 그리고 재능, 쌍차,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함께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를 내걸고 투쟁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동지들! 우리들의 힘으로 투쟁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함께 만들어갑시다. 투쟁!
2011.10.26.
노동자혁명당(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