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맡지 말라!!!
당의 핵심적 문제는 집권할만한 주체성, 야망과 기개가 없는 것이다. 그 핵심 세가지를 들겠다. 첫째는 북한에 대해서 딸랑거리는 노선이요, 둘째는 보수(개혁)정당의 2중대노선이요, 셋째는 진보정당다운 기개, 공세, 과감성, 급진성과 집단적, 조직적 행동이 없는 것이다.
첫째, 노동자, 민중을 대표하는 진보정당으로서 당당한 야망을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 당 게시판에서는 당 NL주류의 종북노선을 비판하면서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합치더라도 대단히 불철저하다. 문제의 핵심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4일, 노무현과 김정일은 평양에서 회담을 하고 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이를 보고 민주노동당이 한 일이라고는 전폭적 환영이었다.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태도를 보고, 민중(국민대중)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민주노동당은 김정일과 노무현의 하수, 아래 있는 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노무현은 김정일과 대당하고 있고, 그렇다면 보수 여당(당시 열우당)은 조선노동당과 대등한 정당이다. 북한 정권을 끊임없이 공격하는 한나라당의 급수 역시 북한정권과 조선노동당과 맞먹는 급이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의 위상은 어디에 있는가? 조선노동당의 위성급 정당이요, 동시에 열린우리당의 2중대이다. 그래서 맨날 민주노동당은 조선노동당과 대당하고 회담할 생각은 못하고 그 위성정당인 조선사회민주당과 대당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2007년 1월 4일 남북공동선언은 쌍수를 들어서 환영하고, 김대중, 김정일의 6.15합의일은 매년 기념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민주노총도 마찬가지다. 지난 10.4공동성명 이후에 민주노총은 산하조직인 각 지역과 연맹, 산별노조에 공문으로 전폭적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도록 지시하였다.
민주노동당은 한국사회의 노동자, 민중에 토대를 두고 이들의 요구에 기초해서 사회를 변혁하기 위한 정당이다. 한국사회 노동자, 민중을 대표하는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진보정당이다. 조선노동당이나 북한 정권의 지시를 받아서 딸랑딸랑하는 정당이 아니다. 이러한 당당한 자주성과 주체성을 잃고서 노동자, 민중을 대표하는 진보적 대체정당으로 대중이 인정해 주겠는가?
6.15합의와 10.4선언은 냉전을 해소하고 남북의 협력과 평화를 증진시키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한 합의로서 환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대단히 미흡하고 부분적으로 문제도 있는 합의요, 선언이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보다 급진적이고 전면적인 화해협력과 평화, 군축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 민중주체의 통일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부시의 북한 침략정책, 봉쇄, 고사붕괴정책과 한반도 전쟁책동에는 단호히 맞서 투쟁해야 한다. 남북평화협력은 전면적으로 공세적으로 나서야 한다. 보안법 철폐, 사상, 결사의 자유쟁취투쟁을 공세적으로 벌이고 시대착오적인 탄압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그러나 종북노선은 철저히 척결하고 민주노동당과 민중운동진영 전반에 만연한 6.15기념대회와 10.4선언 전폭 환영식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김정일과 보수정권과의 합의를 무비판적으로 전폭 지지, 환영하기만 한다면, 김대중, 노무현정권의 노동자 탄압과 착취로 인한 노동자, 민중의 고통과 생존권 파탄의 모순은 가려지고 희석되고, 무력화되고 만다. 김정일과 노무현 함께 선언한 10.4선언을 환영하기만 한다면 계급적 대립투쟁의 명분은 치명적으로 약화되고 마는 것이다.
둘째, 당을 끊임없이 동요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핵심축은 당내에 만연한 민주연합노선이다. 이 노선은 대단히 뿌리가 깊다. NL의 노동자, 농민, 인텔리, 소생산자(자영업자), 민족기업가가 연합해서 미국이 패권을 쥔 제국주의와 맞서 싸워서 진보적 민주정권을 수립해야 한다는 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당NL주류 전반이 이 논리를 갖고 있다. 민족자본가는 현 시기 중소자본가로 바뀌고, 중소자본가만이 아니라 엄연히 삼성같은 주류독점자본을 대변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보수개혁정권과 연립정부를 꾸린다는 시대착오적 논리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연합, 보수정당과의 연립정부노선은 당 밖의 보수정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노선이 당내화한 것이다. 범NL세력 전반을 포함해서 광범위한 세력들이 여기에 오염되었다. 2005년 노무현이 대연정을 제안했을 때 그 중심 타겟인 한나라당은 한마디로 일축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이 의원단과 최고위원회에서 은근히 기대하는 속마음을 드러냈던 것은 더 말하지 말자. 금년 7월 중앙위에서 진보대연합에 전진과 다함께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정파의 거의 전면적인 지지를 했던 것이 이를 보여준다. 진정한 사회주의자와 보수정당에 대해서 비타협적인 사민주의자를 제외하고 사민주의자를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그러한 노선에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보수정당 연합노선이 자본가계급과 그 대변인인 보수정당과 정권의 엄혹한 탄압과 권리의 박탈, 빈곤화의 가중과 생존권박탈의 위기에 처해 있는 노동자, 민중의 지지를 받으리라고 생각하는가?
그 배경에는 보다 냉전적이고 폭력적인 부시 정권과 그와 영합하고 전폭적으로 추종하는 한나라당 같은 보수수구정당과 대결하면서 한국사회(남한)에서 대북 햇볕정책을 쓰고 있는 보수개혁정당(열린우리당, 범여권)과 손잡으려는 북한정권의 의도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부시가 대화를 통한 대북화해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미국에 딸랑딸랑하는 한나라당 역시 미국의 화해정책을 자기나름의 방법으로 따를 것이다. 그러면 이제 후보단일화와 민주연립정권 수립노선은 한나라당과 연합하고 한나라당의 2중대가 되어야 하는가?
노동자를 혹독하게 착취하고 탄압하는 자본가계급정당인 보수정당과 민주연합을 한다는 말인가? 금년 대선기간에도 이러한 노선은 계속해서 그 실체를 드러내었다. 3월 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열린 선거인단 경선에서 그 의도의 일부를 드러내었고, 7월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한 진보대연합 역시 민주노동당까지 말아서 보수정당의 품에 안길 것이 뻔한 보수 아류 시민단체들과 쁘띠부르죠아 명망가집단이 벌이는 미래창조연대의 민주연합노선에 끊임없이 침을 흘리면서 다가간 것이었다. 심지어는 임종인, 김근태, 천정배, 손학규 등과 후보단일화할 것을 기대하고, 대중으로부터 버림받은 열우당이나 범여권과 연합해서 후보를 단일화해서 집권할 수 있다는 꿈까지 꾸었다.
문명학 권영길후보 기획실장, 정책실장이 끊임없이 이러한 논리를 선전했고, 이수호 민주노총 전위원장 등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후보단일화해서 집권하자고 하면서 집권하면 민주노동당은 노동부장관을 비롯해서 3-4개 장관자리는 꿰차야 한다고 설파하고 다녔다. 권영길후보 자신도 당후보로 결정되자마자, 친기업당 이미지 조성에 나서고, 현충원을 찾고, 군부대를 찾고, 주변머리 자본가후보인 문국현과 가치연정을 하자고 말하고 다녔다. 정성희 전 당 기관지위원장은 당이 참혹한 패배를 당하고 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진보연대 대선평가토론회에서 구당의 길로 문국현과의 연합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당 대선후보와 당의 주요간부들이 이렇게 정체성을 잃고 헤매고 다니고, 당이 끊임없이 북한정권의 강아지노릇을 하고 보수정당 주변을 맴돌면서 연합정부수립하자고 조르고 다니는데 노동자, 민중(국민)이 민주노동당더러 집권의지가 있고 준비되어 있다고 믿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닌가?
셋째, 당은 도대체 진보정당다운 기개, 공세, 과감성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 아직 초기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은 그 역량이 대단히 취약하다. 그렇다면 지금 가진 역량을 모두 집결, 집중해서 집단적, 조직적으로 써먹어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작은 역량을 어떻게 써 먹어야 할 것인지 과감한 상상력과 공격적 마인드, 그리고 치밀한 전략전술과 계획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벌써 사명감도 열의도 없이 나태해빠진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계획과 행동은 눈 씻고 찾아 볼 수가 없다.
대선기간중 후보공동토론회에서 권영길후보가 우리 민주노동당도 한 일이 있다고 10여개 민생관련 입법안을 제정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자랑하는 것을 보고는 가슴이 답답해서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정권을 다투는 대통령후보가 겨우 지엽말단적인 법 개정안 몇 개 가지고 성과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가? 범여정당과 한나라당은 경제와 정치, 교육, 사회전체의 구조를 주무르는 법안들을 제정하고 폐기하고 하는데, 그러한 소소한 법안 개정안을 자랑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을 보고 민중(국민)은 대단히 큰 감명을 느끼겠는가, 아니면 거대 여야당의 구석에 얼굴만 삐끔 내민 군소정당으로 느끼겠는가? 노회찬의원의 삼성 떡값검사 폭로와 심상정의원의 금감위와 재경부, 한미FTA폭로들이 훨씬 국민대중(민중)의 가슴에 다가가지 않는가? WTO농산물 시장개방을 반대하며 국회에서 장기 단식농성투쟁을 한 강기갑의원의 행동을 더 기리지 않겠는가?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10명의 국회의원 하나하나는 우수한데, 10명의 국회의원 전체를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몰랐다. 정치판을 흔들고 노동자, 민중의 가슴에 열의를 불러일으키고 진정으로 민주노동당을 노동자, 민중의 중심에 선 노동자, 민중 자신의 당으로 만들어낼 기개와 전술이 없었다. 노회찬, 심상정, 강기갑의원의 투쟁은 개별적인 투쟁으로 끝나고 그들 의원 개인의 명망을 높일 뿐이었다. 의원단 10명을 앞장세워서 당력 전체를 기울여서 노동자, 민중을 죽이고 권리를 박살내고 민생을 파탄내는 노무현정권과 보수수구 여야 정당들과 투쟁할 줄을 몰랐다. 민주노동당을 정치적 중심에 세워서 민주노총 80만 조합원과 광범위한 농민, 빈민, 민중의 역동적인 힘과 열정을 동원하여 보수정치판을 흔들어 뒤집어 엎을 상상력과 전략이 없었다.
10명의 의원을 당원이 추천하여, 국민이 지지하여 국회에 보내준 것은 앞장서 자본가들과 그 정권과 싸우라는 것이다. 그런데 금배지를 달고 보니 이를 잃을가봐 그렇게 두려웠던가? 그많은 기회가 있었는데도 어떻게 한번만이라도 그 기회를 잡아채지 못하였던가? 진보정당의 금배지는 민중을 위해서 던지라고 주어진 것이다. 이 진실을 모르는가? 국방부장관을 해임하기 위해서 한나라당과 연합하라고 달아준 것이 아니다. 강산도 변하는 10여년에 걸쳐서 쥐꼬리만큼 연금법을 개선하려다가 보수정당들의 야합에 배신당해서 고달픈 민중의 국민연금 지급액을 10% 깎는 데 공조해주라고 달아준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개악입법과 노사관계로드맵, 한미FTA 중 하나에라도 국회의원 10명의 배지를 몽땅 던져버릴 기회를 포착하지도 못하였는가!
06년 11월말 노무현정권의 주도하에 열린당과 한나라당이 야합해서 비정규직 개악입법을 국회에서 강행 통과시키려고 할 때 9명 국회의원 전원의 총사퇴를 배수진으로 치고서 전 당력을 동원해서 결사적으로 싸웠더라면 과연 그들은 비정규악법을 강행 통과시키는 만행을 저질렀을가? 민주노총은 총파업 총파업 계속 허풍만 치지 말고, 뻔히 보이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고, 미리 계획적인 투쟁을 배치해서 진정한 총파업을 (반년 이상 준비해서) 조직해서 함께 합세하였더라면 그 투쟁은 얼마나 위력이 있었을가? 그래도 적들이 비정규개악입법을 강행 통과시킨다면 9명의 의원은 서슴없이 금뱃지를 던지고 결사투쟁으로, 노동현장으로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러 나서는 것이다. 그랬다면 민주노총 80만 노동자와 전국의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들은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모여들고 그들의 가슴에는 감격의 전류가 흐르고, 민주노동당은 그들의 당으로 깊이 아로새겨졌을 것이다. 자본의 탄압과 분할지배에 계속 대립 갈등하고 있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하나로 단결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10명의 국회의원 당선으로 한 단계 계단을 올라섰으면 이 힘을 사용하여 도약할 계획을 세워 집행했어야 했던 것이다. 이를 못하고 게으르게 딩굴대는 데다, 회계부정에다 종파주의에다 우물안 개구리 싸움이나 하다보니 당은 이제 노동자, 민중(국민)으로부터 버림받고 망할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당 존망의 위기에 비대위원장을 맡길려면 전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옳다. 그러나 심상정의원은 당의 이러한 적폐를 근절할 자신이 없으면, 비대위원장을 맡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