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열쇠 빼앗고 피를 혼탁하게 하고...
태백준령과 백두대간을 넘나들며 두 달여 동안 파업을 전개해 온 조합원들에게 격려와 연대를 보낸다. 파업기간 동안 조합원들이 겪었을 몸과 마음고생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파업투쟁을 사수한 것은 매우 의미 있다. 여러 가지 갈등과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왔다.
지금 진행되는 파업은 일차적으로 조합원들의 고용과 임금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그러나 SC제일은행 지부 파업의 더 중요한 의미는 은행(금융)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투쟁이다. 예전에는 은행원들을 공무원 신분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국책은행이 대부분이기도 했지만 은행의 경제사회적 역할 때문이었다.
은행(금융)은 경제에 있어 사람 몸의 피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피가 투기자본에 의해 혼탁해져 있다면 이는 매우 곤란한 일이다. 또 은행은 국가나 사회의 곳간과 같은 구실을 한다. 그런데 그 곳간 열쇠를 주인이 가지지 않고 통째로 해외투기자본가에게 맡겨둔다면 정말 곤란하다. 그래서 곳간을 마음대로 열고 닫고 돈을 빼나간다면 안 될 일이다.
SC제일은행 금융지주 부사장이라는 장 모씨는 이명박 대통령 고등학교 동기라고 한다. 이런 사람이 투기자본의 이해나 대변하면서 노동조합의 파업이 장기화되도록 하는 것은 정권의 책임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국가는 금융감독을 통해 투기자본 스탠다드차타드(SC)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제 다음 주부터 속초에서의 두 달 간의 파업을 끝내고 서울과 전국의 지점으로 돌아가 복귀한 뒤 투쟁을 병행한다고 들었다. 반드시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당당하게 승리하기 바란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SC제일은행지부의 투쟁이 완전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다.
(SC제일은행 지부 파업 60일차 집회, 2011.8.25, 보신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