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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정신건강] ③ 활동가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치료와 예방
레프트119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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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0일 11시 20분 13초

레프트119센터는 활동가들의 운동역량 보존과 강화를 위해,

활동가들의 건강과 생계에 대한 시급한 지원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 중인 곳입니다, 

레프트119센터는 정파와 무관하며, 변혁운동 활동가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http://cafe.daum.net/left119

마침,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문건이 있어 소개합니다.

아래 글은 싸이월드 클럽 <서울대제3섹터>에서 가져왔습니다.

 

[활동가 정신건강] ③ 활동가들이 겪는 트라우마의 치료와 예방 
by 비여우 (110515)
 
 

이 글은 웹사이트인 액티비스트 트라우마(http://activist-trauma.net)와 힐링 트라우마(http://healingtrauma.pscap.org) 그리고 트래피즈 컬렉티브의 저서 <혁명을 표절하라>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1..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의 어려움

 

지난 번 글에서는 활동가들이 겪을 수 있는 외상과 PTSD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PTSD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트라우마와 관련된 책을 추천해드릴까 합니다. 제가 참고한 사이트들에서는 하나같이 Judith Herman의 저서인 <Trauma And Recovery>를 읽어 볼 것을 추천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트라우마: 가정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라는 제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관련 서평으로는 박민철 씨가 프레시안에 기고하신 <지울 수 없는 폭력의 상처, 유일한 해법은...>(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10421125644&section=03)을 추천합니다.

 

PTSD는 결코 불치병이 아닙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지 못한다거나, 나아질 수 없는 것이라 확신함으로써 상황을 점점 더 악화시킵니다. 그/녀들은 PTSD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PTSD가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녀들은 깊은 절망 속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해버리며 종종 자기파괴적인 습관에 빠져듭니다. 우리가 우리의 마음의 문제에 대처하고 건강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가 개선될 수 있으며 자신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살아도 괜찮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PTSD를 앓고 있는 이들의 경우엔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에 더해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트라우마와 연관된 불쾌한 기분을 피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 그/녀들의 마음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활동가 개인이 겪게 되는 트라우마는, 평소 그/녀의 곁에서 활동하는 벗이나 동지들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그/녀 자신은 벗들과 동지들로부터 폭력적 상황을 어쩔 수 없이 연상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상대적으로 멀쩡해 보이는 동지들과 마음 아파하는 자신을 대비시켜 무기력함이나 죄책감, 불신감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들은 PTSD를 겪는 활동가들이 주위의 활동가들로부터 도움을 받기 어려운 아이러니한 상황을 형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가들이 PTSD의 증상들을 이해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방식으로 PTSD를 겪는 사람을 지원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폭력의 생존자들은 궁극적으로 그/녀들 자신이 폭력에 맞설 수 있는 힘이, 동지들이 있음을 확인하면서 치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더욱 심각한 사례들은 분명 존재하며, 이런 경우 마냥 ‘인간적 지원’에 기대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엔 적절한 정신치료나 상담치료 혹은 약품 복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2.. 일상에서 시도할 수 있는 몇몇 치료 요법들

 

미국과 유럽 등지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PTSD 등의 '질병'에서 회복되기 위한 몇몇 대안요법들이 꽤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침술이나 지압법을 위시하여 지압 마사지, 레이키 지압, 홀리스틱 마사지, 바하 꽃 에센스 치료, 요가 등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효과도 괜찮은 것으로 보입니다만, 대안요법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궁금하시다면 구글을 비롯한 검색 사이트들에서 위의 요법들을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책이나 웹사이트들이 위의 요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활동가들에게 더욱 친숙한 대안요법으로는 미술치료나 음악치료를 들 수 있을 듯합니다. 넓게 보자면 아로마 테라피와 스파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식이요법도 존재하는데 산수유차를 비롯해 몇몇 종류의 차나 음식들은 PTSD의 증상이 경미한 경우엔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요법들을 이용하는 데에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을 수 있고, 효과가 불확실 수 있으며, 비싼 가격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PTSD를 포함한 대부분의 마음의 문제들을 치유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것이 바로 운동(exercise)입니다. 전문적인 치료과정에도 운동은 거의 반드시 포함됩니다. 신체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활동들은 도움도 많이 됩니다. 특히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운동들이 보통 더욱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을 하거나, 산책을 하시기 바랍니다. 등산이나 하이킹도 좋은 선택입니다. 운동은 한두 명의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더욱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마음 맞는 벗과 함께 꾸준히 운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대안요법을 선택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는 문제가 바로 ‘공간’ 찾기입니다. PTSD 역시 일반적인 질환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PTSD를 겪는 이는 자기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주위 사람들의 돌봄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활동가 개인이 편안함을 느끼며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에 속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공간은 몇 번의 단속적인 치료가 아닌 연속적이고 일상적인 치유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문적인 치료보다 더욱 그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역으로 활동가 개인에게 폭력적인 공간에 그/녀가 위치하게 되었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상상해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PTSD의 치료 과정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PTSD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PTSD는 당신 자신이 약하다는 증거가 결코 아닙니다. 당신은 당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느낄 권리가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은 회복의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치료에 강박을 가지거나 PTSD에 압도당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래 당신 고유의 권리인 몸과 마음을 다루는 법을 시험해보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당신은 당신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강합니다.

 

 

 

3.. 정신치료와 약품사용

 

자신이 PTSD를 겪고 있음을 확인받기 위해서라도 정신과를 찾아가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PTSD를 치료해 본 경험이 있으며, 가능하다면 정치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의사를 찾아보십시오. 온라인에도 PTSD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공간은 몇 되지 않습니다만, 클럽이나 카페 등에 가입하여 정신과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 받는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신과를 비롯한 전문 의료기관들에 거부감이 드실 경우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나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등 성폭력상담소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성폭력상담소에서는 PTSD를 겪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좋은 조언과 정보들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과 같은 상담기관들도 마음의 문제를 겪는 이들에게 많지 않은 비용으로 큰 도움을 줍니다.

 

PTSD를 치료하는 데 특히 효과가 있는 정신치료법으로는 크게 네 가지가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는 불안 관리 요법입니다. 호흡법을 비롯해 긴장을 푸는 트레이닝 방식들을 연습해보고,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웁니다. 불안 관리 요법에서는 무엇보다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둘째는 인지 치료 요법입니다. 인지 치료는 트라우마와 관련된 비이성적이고 비현실적인 믿음들을 바꿔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지 치료는 우리 자신이 트라우마 상황이 자기 자신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식의 죄책감이라든가, 트라우마 상황이 일상에서 또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을 이겨내기 쉽게 해 줍니다.

 

노출 치료 요법도 있습니다. 노출 치료란 외상을 불러일으키는 상황과 감정들을 대면해보는 치료 요법입니다. 예를 들어 전투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의 폭력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긴 경우라면, 교통경찰에게 길을 묻는다거나 112에 전화를 걸어 보는 등의 시도를 통해 트라우마를 인위적으로 되새기는 것입니다. 트라우마는 오히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 할 때보다 트라우마를 간직하려고 노력할 때 조금씩 흩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흩어짐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관해’라 부릅니다.

 

PTSD의 치료에는 특히 집단 치료가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치료를 받음으로써, 자신들이 가진 문제가 결코 치유될 수 없는 특별한 문제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PTSD를 겪거나 겪을 수 있는 이들의 자조 집단(Self-help Group)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신치료는 보통 약품 복용과 병행되게 됩니다. PTSD를 치료하는 약은 현재 시중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PTSD의 치료 과정에서 쓰이는 약품들은 항우울제나 기분안정제, 항불안제 등의 ‘전통적’인 약물들로, PTSD의 근본적인 원인들보다는 증상들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약품들의 한계가 이처럼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경우에는 약품 복용이 필수적으로 요청됩니다. 예를 들어 증상이 매우 심각하며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었을 경우나, 우울증과 불안장애와 같은 여타의 정신적 문제들이 PTSD의 치료를 방해하는 경우,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 일상생활에 장애가 너무 심각한 경우, 재판과 같은 중대한 사항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 등입니다.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만 정신 관련 약물들은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으며, 부작용이 발생하는 즉시 담당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어지럼증, 잦은 하품, 기분의 들뜸 등이 존재하며, 몇몇 경우 자살사고(自殺思考, Suicidal Idea)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의사들은 물론 약물 복용 기간 동안 당신의 감정을 섬세하게 관찰할 것입니다만 당신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약품이 처방된 경우, 의사에게 약품을 줄이거나 끊는 방법에 대해 반드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점차적으로 약물 사용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약물 중단 시기는 친구나 가족과 상의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 관련 약품들은 보통 중독성은 지니지 않지만, 금단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입니다.

 

 

 

4.. (특히 직접행동과 관련된) PTSD의 예방

 

트라우마가 폭력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상처의 흔적임을 생각해봤을 때 PTSD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 것임을 예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운동을 통해 우리의 몸을 몇몇 극단적인 상황에 준비시킬 수 있듯이, 우리는 적절한 노력을 통해 PTSD의 충격에도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완전하게 PTSD를 막아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PTSD의 증상의 정도나 증상을 앓는 기간을 줄여줄 수는 있습니다.

 

몇몇 활동가들은 명상, 요가, 합기도나 복싱과 같은 무술, 태극권이나 기공과 같은 수련 방식들을 트라우마 상황을 준비하거나 벗어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련은 당신이 안정감을 찾고 집중력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를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줍니다. 무엇보다 꾸준히 몸을 단련하는 과정은 개인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해 주고, 자신감이야말로 여러 종류의 마음의 문제에 맞서기 위한 가장 든든한 토대가 되어 줍니다.

 

폭력의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는 것 또한 트라우마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충격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별 일 없을 거라는 식의 막연한 확신보다는, 폭력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그럼에도 자신은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의 대비를 하는 편이 좋습니다. 폭력적 상황이 예상되는 경우엔 준비모임을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준비모임을 통해 사람들은 PTSD와 그 발생 가능성에 대해 공유하고 자신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준비모임을 가짐으로써 당신은 당신의 두려움과 PTSD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로부터 더 나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마찬가지로 당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더 나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집회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직접행동에서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행동이 종료된 후에 어떻게 서로가 도움을 주고 상황을 공유할 것인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행동의 종료 후 참여자들이 즐겁고 안정된 상태에서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을 짜십시오. 직접행동은 행동을 한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휴식과 의견 공유까지도 연장되는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은 생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생산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속한 조직이나 모임이 어느 정도 동일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해 주십시오.

 

폭력적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는 트라우마에 빨리 대응할수록 이후의 증상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떠올리십시오. 상황 발생 직후에는 되도록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누적된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트라우마 발생으로부터 몇 시간 이내에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따뜻한 음료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시고, 필요한 경우엔 전문적인 치료기관에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충격에 노출된 몸은 오한 때문에 덜덜 떨리는 것과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우선 그/녀를 절대 혼자 둬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심각한 일이 생겼다거나, 학대받은 벗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듣지 않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그/녀가 당신이 속한 공간에서 함께 활동하는 활동가인 경우에는 그/녀가 한동안 새로운 역할을 맡지 않도록 하고, 이전에 맡고 있던 일들도 며칠간 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주 정도의 휴식은 활동가가 지속적으로 활동 가능하게 해 주는 보약이 될 것입니다.

 

트라우마에 대처하는 활동가들의 태도는 보통 “나는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나는 친구를 도우러 가야해/나는 투쟁하러 돌아가야 해/몇 시간 내로 할 일이 있어/내 아이를 돌보러 가야 해/항의방문을 가야 해/집회 뒤풀이에 참석해야 해” 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선택들은 트라우마에서 회복되는 데 불과 한 달 정도의 기간이 걸릴지, 혹은 십 수 년의 시간이 걸릴지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주위의 벗들이나 동지들과 어떤 방식이 트라우마에 반응하는 효과적인 방식일지 논의해 보시고 이를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분명 PTSD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우리가 벗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벗들과 동지들, 가족들의 도움은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중요합니다. 역으로 말해, 활동가에 대한 이해와 지지의 부족은 트라우마의 여파를 장기간 지속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빠르게 회복하리라고 기대하지 마십시오. 몇몇은 그럴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위기에서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반복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십시오. 그/녀가 고립감이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녀와 같은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당신이야말로 그 역할을 맡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주위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반응을 보이고는 합니다. 이해하기 힘든 분노에서부터 운동을 그만두는 것과 같은 무기력과 좌절까지 그 반응은 무척 다양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그/녀 자신의 마음속으로부터 나온 것은 아님을 기억해주시고 주위에도 알려주세요. 이는 어느 정도는 트라우마가 그/녀 자신이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믿게 만든 것입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반응들을 두고 그/녀의 감정이나 성격적 특성으로 돌리지 마시고, 그/녀에게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이자 증상으로 받아들이십시오.

 

주위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가 그만 쉬고 외상 상황을 잊어버려서 빠르게 활동으로, 삶으로 복귀하기를 열망합니다. 불행하게도 주위 사람들의 이와 같은 바람과 조언들은 그/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주위 사람들의 조급함은 그/녀 자신이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절망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주위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원망을 갖게 만들어 그/녀를 고립시킵니다.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시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세요.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대해 반복해서 이야기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녀의 벗들과 동지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실천은 참을성 있고 공감할 줄 아는 좋은 청자가 되어주어 그/녀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녀가 이야기하기를 원치 않을 경우에는 절대 이를 강요하지 마십시오. 강요할 경우 그/녀는 영영 당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게 될지도 모릅니다. 기다림의 미덕을 마음에 새기십시오.

 

당신이 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는 이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너는 잘못하지 않았어. 그리고 너는 혼자가 아니야. 이건 매우 일반적인 상황이고 언젠가는 지나갈 거야.” PTSD에 대한 정보들을 습득하시고, 그/녀가 비록 고통스러워하더라도 계속해서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그/녀가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직접행동에 참여하려 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활동하기 전후에 그/녀의 감정과 행동을 유심히 봐 두십시오. 또다시 그/녀가 폭력이라 느끼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도 당신의 관심은 필수적입니다. 치료 과정에서 치료사들은 당신의 사랑하는 벗이 트라우마에 대면하도록 시도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증상이나 고민이 증폭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가족과 벗들의 정서적 지지는 매우 효과적이고 또 중요합니다.

 

PTSD의 증상들이 지나간 다음에도 그/녀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당신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단번에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려 하지 마십시오. 삶은 길고 삶정치의 기간도 깁니다. 우리의 싸움은 어차피 평생 지속될 성격의 것입니다. 그/녀는 지금 그/녀에게 공포감을 안겨주는 억압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공자님 말씀에 산을 옮기는 사람도 돌멩이 하나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천천히 한 발을 내딛는다는 기분으로 그/녀의 곁에 있어주세요. 연대해주세요. 반드시 언젠가의 빛나는 웃음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출처: 서울대제3섹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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