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희망버스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한진중공업은 2006년부터 필리핀 수빅만으로 공장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진중공업투자의 다수를 수빅공장으로 이전함으로써 영도공장은 수주 감소와 노동자 정리해고라는 선택을 강요받았다. 1세기에 가깝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소에서 노동자들을 착취해 번 돈으로 해외로 그 착취기지를 이전해 온 것이다. 이를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와 착취하는 해외투기자본에 비교해 국내투기자본 즉 ‘먹튀’라 부르고 있다. 2006년 쌍용자동차가 투기자본 상하이에 매각되면서 시작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77일간의 총파업과 그 뒤를 이은 죽음의 행렬은 바로 투기자본의 착취와 신자유주의 정권의 폭력적 탄압 때문이었다. 쌍용자동차나 한진중공업 모두 지금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을 뒤집어엎고 정권을 교체하겠다면서 투쟁에 결합하고 있는 민주당이 집권하던 시절에 벌어진 일이다. 쌍용자동차 매각은 노무현 정권 당시 정세균 최고위원이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에 진행되었다.
오늘로 3차 희망버스가 이 곳 영도에 왔다. 사람들은 민주노총이 투쟁의 중심에 서지 못하면서 희망버스 투쟁을 두고 ‘희망노총’이라 부르기도 한다. 민주노총이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노총이 되었던 뭐가 되었던 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만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조직된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야 한다. 자본의 생산을 멈추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한다. 희망버스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진보양당이 통합을 하고 내년 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반MB정권 교체만 되면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 중단될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신자유주의 세력들에 의한 정권교체만으로 오늘날 근본적인 노동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가 구속결단식을 가지고 투쟁을 주도해야 한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3차 희망버스 참가, 2011.7.30~31,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근처 청학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