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119 서신] 좌파 트라우마는 우파가 치료할 수 없습니다
좌파운동 과정에서 변혁 활동가들은 종종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에 노출됩니다. 자본과 적대하면서 전쟁/전투에 준하는 치열한 일상이 활동가들의 정서를 강하게 압박하기에 그 증상이 ‘전투 외상’의 성격이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정한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자본과 공존하면서, 운동을 일종의 캠페인이나 놀이처럼 즐기는 부문운동이나 시민운동 진영 쪽 사람들과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구분됩니다.
활동가들이 걸리기 쉬운 트라우마와 관련하여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트라우마 진단 자료입니다. 이들은 전쟁이 끝나고 15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습니다.
강도 높은 전투에 노출되었던 군인들은 3분의 1 이상(36%)이 트라우마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중간보다 낮은 강도의 전투에 노출되었던 참전 군인들은 9%, 베트남전에 참전하지 않은 군인은 4%, 그리고 일반 민간인은 1% 수준이었습니다. (미국 트라우마 국립센터 연구팀 조사)
트라우마에 대해, 활동가들이 처한 환경은 아마도 강도 높은 전투에 노출되었던 군인들의 그것과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그간 자본과 맞서다 유명을 달리하신 수많은 열사들과 노동운동 활동가들, 가까이는 쌍용차 동지들과 그 가족들의 죽음 등등, 그리하여 운동권 장례가 일상이 되어버린 오늘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좌파 활동가들의 트라우마 현상을 우파 전문가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이 우파들로 구성된 의료인들은 개인적인 문제나 가족적인 환경에서 트라우마의 원인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좌파 활동가들이 가장 집중하는 변혁적인 일상을 단순히 반사회적인 활동으로 이해할 것이기 때문이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트라우마를 심하게 겪는 활동가들은 삶을 지탱하던 모든 끈들을 놓아버리기 쉽습니다. 운동에서 맺은 동지들과의 인연들을 뒤로 한 채 완전히 혼자라고 느낄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활동가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에는 동지들의 연대가 절실합니다. 동지들이 투쟁 현장에서 강고하게 연대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레프트119센터」는 그동안 준비를 거쳐, 오는 8월 5일 오후 7시 용산역 인근에서 준비모임을 갖을 예정입니다. 동지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2011. 7. 24
활동가들을 위한 긴급구조센터 ? 레프트119센터
http://cafe.daum.net/left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