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유성지회 투쟁 일일 브리핑
(7월 20일 수요일, 투쟁 64일차)
* 현안 브리핑
투쟁기간 받아야 될 임금 받아내자! 임금청구소송 설명회 열려..
유성지회는 직장폐쇄로 인해 투쟁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받아내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오전 집회 후 ‘임금청구소송’에 대한 조합원 설명회를 열었다.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던 위법적이고, 공격적 직장폐쇄에 대해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 승림카본분회 21명이 낸 ‘직장폐쇄 기간 내 임금청구소송’에서 전원 승소를 한 2007년의 사례가 있다. 법원은 임금과 함께 연 5%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수원지법 안산지원 민사1부, 2007년 10월 25일)까지 내렸었다. 같은 해 퍼시픽랜드노동조합의 민사재판에서도 정당성이 결여되어 적법하지 않은 직장폐쇄에 노동자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제주지법 민사합의부, 2007년 1월 18일)을 내렸다.
2010년 화학섬유노조 한솔홈데코지회가 파업철회 의사를 밝혔음에도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직장폐쇄를 유지했다면 해당 기간 발생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서울중앙지법, 2010년 9월 28일)도 있었다. 법원은 ‘사측 직장폐쇄 개시의 정당성은 인정되나 노조가 파업 철회 의사를 밝힌 이후에는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당성을 상실한 이후의 기간은 근무를 하지 않았더라도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승림카본분회와 퍼시픽랜드노동조합 판결와 마찬가지로 유성기업의 경우 부분파업 2시간만에 위급하기도 않은 상황에서 위법적, 공격적으로 직장폐쇄한 것이 분명하고, 정당성이 결여되어 적법하지 않았다. 게다가 유성기업의 노조 와해를 노린 직장폐쇄였음은 노조파괴 시나리오 작성, 조합원에 대한 살인적 폭력, 단협위반과 부당노동행위, 어용노조 설립으로 확실히 드러났다. 그렇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법원이 공정하지 못해 혹시라도 사측의 편을 들어 공격적 직장폐쇄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린다 해도 유성지회는 이미 6월 14일 국회와 아산공장 앞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업무복귀를 공식적으로 선언했고, 개인별로 서명까지 한 '업무복귀 통지서'를 회사에 제출했다. 한솔홈데코지회의 경우처럼 사측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직장폐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유성지회 노동자들에게 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노동부는 뭘 하는 곳인가? 노동부 규탄 집회..
20일 오후, 유성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파렴치한 유성자본의 앞잡이를 자임하여 노조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대한 규탄집회가 금속노조 충남지부 주최로 진행되었다. 노동부의 역할과 임무조차 모르고, 존재의 의미를 배신한 천안지청을 향한 노동자의 분노는 한 낮의 불볕더위보다 뜨거웠다.
평화롭게 끝난 면담을 가지고 노동부지청장이라는 사람이 29명의 노동자를 고소하고, 피의자 조사를 받게 해서 결국 경찰에게 개별복귀를 종용하는 말까지 듣게 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노동조합에서 유성 사태해결을 위해 노동부의 공정한 집행를 촉구하고, 유성기업 사측의 불법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으나 노동부는 점점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유성지회는 노동부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온갖 불법과 부당노동행위를 하면서 노동부를 무시하고, 교섭조차 거부하고 있는 유성기업 사측에게 아무런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와 천안지청장은 노동부 본연의 책무를 회피하고, 사태해결 능력과 의지를 보이질 않고 있다. 천안지청장은 먼저 유성 조합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길 바란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하라.
금속노조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희망버스'와 함께..
20일 저녁, 유성지회 조합원과 금속노조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희망버스', 그리고 충남의 노동자들은 온양온천역에서 불법파견을 철폐하고, 정규직화를 쟁취하기 위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희망버스’는 18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시작으로 전국 10개 도시 12개 공장을 돌며 비정규직 문제를 알리고, 대법원 판결 이행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문화제가 마치고 유성지회 투쟁 거점인 비닐하우스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다.
대법원의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므로 현대차 정규직’이라는 판결이 7월 22일로 1년째를 맞지만 여전히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으며, 심각성만 더하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그들은 돈과 힘으로 정권과 결탁해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야간노동을 시키고, 민주노조를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
유성기업 아산과 영동공장은 알려진대로 비정규직이 없는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었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투쟁에 힘껏 연대해 왔다. 그래서 현대차자본과 정권, 유성기업 사측은 유성지회를 더 파상적으로 공격해 노조를 파괴하려 했다. 이렇듯 유성 투쟁은 야간노동 철폐, 민주노조 사수와 함께 비정규직 철폐에 있어서도 중요한 싸움이다. 유성지회는 당당한 투쟁으로 반드시 일괄복귀하여 민주노조를 지키고, 앞으로도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앞장 설 것이다.
* 농성장 소식
◎ 영동농성장
영동공장 출근투쟁을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1시간씩 진행하는데 개별복귀자들의 출근시간이 30분 당겨져서 매일 아침 7시에 하던 출근투쟁도 30분 일찍 시작하게 되었다. 영동가대위도 매일 아침 8시 ~ 10시 로타리(영동농성 거점)에서 선전전을 한다. 남편도 없이 아이들 어린이집과 학교 보내랴, 선전전 하랴 힘들지만 영동농성장이 없을 때부터 언론과 사측의 온갖 비방을 막아오고, 영동을 지켜 온 것은 가대위였다.
영동조합원들은 조별로 농성장을 지키다가 오후 4시 30분부터 6시까지 경찰서, 법원, 군청, 로타리 등에서 1인시위와 함께 군민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준다. 그리고 영동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로타리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 조계사와 대한문 농성장(서울)
건강악화로 어쩔 수 없이 16일만에 단식농성을 접었던 이구영 영동지회장과 엄기한 아산부지회장은 병원도 가지 못하고 몸도 아직 회복하지 못했지만 조계사농성장에서 유성 투쟁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대한문 농성장에서도 조합원들과 김선혁 부지회장이 선전전과 각종 기자회견, 집회 등에 참여하면서 유성 투쟁의 정당성과 요구를 알려 내고 있다.
◎ 늙은노동자 ‘이재윤 동지’ 단식 농성장(단식투쟁 23일차)
단식 기간이 3주가 넘어가면서 입안이 온통 헐어 말씀을 하기도 어려워 졌다. 어제는 아내분이 농성장에 오셨는데 환한 웃음을 보이셨다. 그런데 그 웃음마저 가슴 아팠다. 의사는 건강때문에 단식을 그만하길 바라지만 늙은 노동자 이재윤은 조합원 모두가 공장으로 함께 돌아갈 때까지 단식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루하루 야위어가는 힘겨운 투쟁이지만 반드시 승리해서 늙은 노동자의 웃음이 더 이상 슬프지 않기를 바라면서 유성지회는 더 힘껏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