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가 제대로 내린 날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당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 것을 알려주려는 듯. 덕분에 얼기설기 엮어놓은 비닐 사이로 농성장에 비가 들이 치기는 했지만 파업 대오는 활기찼다. 농성장을 꾸린 것이 금요일 오후여서 당장 월요일 아침부터 농성장 침탈이 있을 지 동지들 사이에 의견이 오갔다. 지난 7일 전북고속 도청 행정대집행 때의 활동상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은 조용히 지나갔다.

또한 7월 6일 총파업 후, 연대 파업에 들어간 4명의 동지 외에 대광지부에서 연대파업을 결의한 동지가 한 분 더 늘었다. 소속 지부의 파업이 아님에도 파업을 결의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것이 전북택시일반노동조합 투쟁력의 원천이다. 기본급 430,250원 각종 수당을 합쳐봐야 70만원 내외, 실수령액 50여만원. 초과운송수익금(총 수입-일 사납금)이 하루 2~3만원이지만, 요즘같이 날이 궂으면 사납금 채우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연대파업을 결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두 아시리라 생각된다.

도청의 전북고속 동지들도 광주 금호고속의 파업과 인천 삼화고속의 업무 복귀가 화제였다. 파업 3일만에 기본합의서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전북고속 동지들의 끈질긴 투쟁이 있음을 우리 모두 인식하여야 한다.
'노동자는 하나다!' 이 구호가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가슴으로 받아 안는 날, 노동해방은 장마 뒤의 강렬한 햇살처럼 우리 앞에 빛날 것이다. 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