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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파업 일기 (7월 2일~6일)] "연대의 힘 덕분에 외롭지 않은 싸움"
레프트21(http://www.left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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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08일 23시 00분 03초

이 글은 유성기업 여성 대의원이 쓴 파업 일기다. 그동안 파업 일기를 연재하던 아산 공장 조합원은 노조의 다른 업무 때문에 당분간 일기를 보내오지 못하게 됐다. <레프트21>이 이 여성 노동자의 일기를 연재한다.

 

유성 파업 일기(7 6)“점점 조여 오는 경찰들이 미치게 싫다”

 

단합대회를 다녀와서 새로운 마음으로 힘찬 투쟁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충남ㆍ충북의 파업 결의대회. 경찰들은 한 시간 전부터 공장 진입로를 막기 시작했다.

아산 경찰서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차를 빼지 않으면 견인하겠다고 해서 부랴부랴 차를 뺐다. 불법 주차라고 생난리를 치더니만, 그 곳에 살수차를 대고 경찰들을 세우려고 한 것이었다. 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짓들을 하는지.

집회 하는 게 뭐가 불법이고 뭐가 잘못된 것인가. 교섭을 하자고 해도 안 하는 건 회사이고, 출근을 하겠다는데도 안받아 주는 것도 회사인데!

도대체 왜 자꾸 우리에게 집회도 못 하게 하고외부 세력은 안 된다고 하는지. 자기들도 외부 세력이면서! 왜 자기들은 되고 우리는 안 되는가?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태로, 집회를 하려고 무더운 날씨에 비닐 하우스에서 성환읍까지 걸어갔다. 경찰들은 우리가 걷는 길 양쪽으로 늘어서서 장봉과 방패를 들고 따라 왔다. 여성 조합원들을 잡아가겠다는 심산인지, 여경들까지 왔다.

경찰의 방해로 집회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많은 연대 동지들을 만났다. 대한이연 지회, 다스 지회 등 금속노조 충남지부 소속 지회 조합원 약 7백 명이 2시간 시한부 파업을 하고 참여했다. 7 13일과 16일에도 유성 공장으로 달려오겠단다. 긴 가뭄 끝에 만난 단비처럼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우리 때문에 고생하는 연대 동지들에게 미안하기도 감사하기도 했다.

간단히 집회를 하고 다시 하우스로 걸어오는데, 경찰들이 차벽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쳐 길을 막았다. 참 어이가 없었다.

경찰 방송차는이 집회는 불법이고여러분들은 채증되고 있다고 지껄이기 시작했다. 도로를 막은 것도 자신들이고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자신들이면서, 누가 누구에게 불법이라고 하는지. 점점 조여 오는 경찰들, 정말 미치게 싫고 화가 난다.

언제까지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건지, 몸도 마음도 지치려고 한다.

그래도 우리를 위해 연대하는 동지들,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는 지회장님과 부지회장님, 늙은 노동자 이재윤 아저씨를 위해서라도 힘내 투쟁해야지!

내일은 오늘 같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

 

 

유성 파업 일기(7 4)“배고프다는 동지의 말에 울컥했다”

 

아침에 출근 투쟁을 벌였다. 역시 경찰들은 굴다리 밑에서 죄 없는 우리를 막았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출근하겠다는데도 조합원들을 보내주지 않았다.

그래서 조합원 몇몇은 출근길 자동차 사이에 끼어 굴다리 밑을 지나려 했는데, 경찰이 이 조합원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냈다. 아침부터 욕이 절로 나왔다. 아니 때리기를 했어, 뭘 했어! 정말 화가 났다.

두원정공 노조에서 교육을 왔다. 예전에 투쟁할 때 38일 만에 직장폐쇄가 풀렸단다. 우리 쪽이 밀렸다고 생각했지만, 기죽지 않고 투쟁해 복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럽기도 했다.

교육을 마친 뒤 과별 토론을 진행했다. 최근 복귀자들이 많이 늘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자는 의미에서 부서별 단합대회를 진행키로 했다. 간만에 놀러간다고 다들 신이 났다. 웃는 그 모습들이 웬지 모르게 뭉클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겠나 싶었다.

저녁엔 또 기도회가 열렸다. 경찰은 정문까지 가는 걸 허락했다. 덕분에 오늘도 공장 정문을 봤다. 목회 분들이 오시고 연대 단위가 오셔서 촛불 기도회에 동참했다.

조계사에 있는 아산 부지회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너무 반가워서 잘 지내시냐고, 아픈데는 없냐고 물었다. 부지회장님은괜찮아, 배고파라고 했다. 그 말에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

안 그래도 먹을 거 좋아하는 분인데, 이 투쟁이 끝날 때까지 단식이라니…. 정말 안쓰러웠다. 나만 배불리 먹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을 만든 회사가 너무 싫고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항상 응원해 주시니, 오늘 이 감정들을 잊지 않고 두고두고 갚아 줘야지.

내일은 부서별 단합을 통해 승리를 위해 좀더 단단하고 굳건하게 마음을 다잡고 올 것이다. 투쟁!

 

 

유성 파업 일기(7 2)"연대의 덕분에 외롭지 않은 싸움"

 

아침에 간단한 집회를 하고 몇 개의 동영상을 봤다. <대전 MBC>가 방송한시사플러스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투쟁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다뤘다.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밤에는 자고 낮에 일하겠다는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을 뿐인데, 그게 뭐가 잘못됐다고 이렇게까지 하는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아파하고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일하고 싶다는데도 왜 공장에 못 들어가게 하는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이 밀려 왔다.

622일 아침에 용역들이 우리에게 소화기를 던지는 영상도 봤다. 어찌나 무식하게 때리고 소화기를 던지든지…. 자기들은 헬멧도 쓰고 방패도 가지고 있으면서, 아무 보호대도 없이 맨몸인 사람들에게 무지막지하게 던졌다.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서 회사에 정이 떨어지려 했다.

그동안 내가 알던 회사는 이런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괴물처럼 변했을까. 회사는 사람 목숨을 담보로 폭력을 휘두르고도 뭐가 그리 당당하고 떳떳한가.

경찰은 또 왜 이들을 지켜주는가. 내 목숨, 내 일터, 내 회사를 지키겠다고, 일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겐 폭력을 휘두르고 연행을 하고. 이게 무슨 짓인지.

정말 마음 속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답답함, 억울함….

오후에는 시국 기도회와 천주교 미사가 있었다.

출근투쟁을 할 때마다 항상 경찰들이 막아서 공장 정문 구경을 못한 지도 꽤 오래됐다. 그래서 오늘도 당연히 공장 앞에 가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종교계 덕분에 오랜만에 정문 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

정문 앞에서 열린 기도회는 한편으론 좋았고, 한편으론 낯설었다. ‘기분이 묘했다라고나 할까? 힘 주고 승리하라고 이곳까지 오신 것도 감사한데, 우리를 위해 기도도 해주시고.

처음 접해보는 천주교 미사는 생소하고 어색했지만, 응원을 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기도회를 마치고 사회당이 가져온희망의 족발로 연대를 오신 동지들과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많은 동지들이 오시는 걸 보면 외롭지 않다. 든든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항상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는 트위터 사람들. 본인들도 투쟁하면서 힘내라고, 같이 연대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분들. 오늘도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도 이 분들의 격려와 응원의 힘을 받아 힘차게 투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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