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안] 활동가들을 위한 긴급구조센터가 필요합니다
▶◀ 숲속홍길동 고 이상현 동지의 죽음을 계기로
숲속홍길동 고 이상현 동지는 이제 우리 곁에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일상이던 영상 투쟁을 뒤로 한 채 스스로 고단한 날개를 접었습니다. 아니, 그의 날개는 무참히 꺾였습니다. 일정 부분 자신의 몫이 있다 해도, 무자비한 자본의 힘에 꺾이고 동지들에게서 소외된 사회적 타살의 성격이 짙습니다.
우리는 지난 열사들과 유명을 달리한 활동가들을 통해 이 땅의 수많은 숲속홍길동을 봅니다. 오늘도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열정적인 활동가들은 진보운동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자산입니다. ‘알게’ 혹은 ‘아무도 모르게’, 운동으로 그리고 생계로 스러져 가는 활동가들조차 챙기지 못하는 우리들의 운동이 노동자민중들에게 과연 전망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이제 살아남은 자들이 조직의 틀을 넘어 어려운 활동가들의 삶과 같이 호흡하며 운동을 만들어 나가는, 사후 추모 보다 더 중요한 예방시스템을 펼쳐 나갑시다. 열악한 활동가들의 삶을 보듬는 구체적인 연대전략으로 ‘활동가들을 위한 긴급구조센터(가칭)’ 설립을 제안합니다.
긴급구조센터는 활동가들의 건강과 생계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트라우마 치료를 포함한 각종 심리상담과 의료지원, 그리고 생계 안내를 비롯하여 긴급지원을 행함으로써 활동가들의 자살을 예방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각급 노동단체와 사회단체 그리고 뜻있는 개인들은 긴급구조센터 기금과 자신의 소양에 맞는 지원활동에 참여합니다. 홈페이지와 긴급전화 개설, 실태조사를 통해, 담당 실무자는 우려가 있는 활동가와 충분히 소통해가며 문제 발생을 최대한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취지의 제안은 6월 28일 저녁 녹색병원에서 있은 숲속홍길동 고 이상현 동지 추모제에서 발표되었으며 박준, 장창원, 이장주, 류재운, 원용기, 조홍열, 이창선, 한성영, 김인자 등 많은 동지들께서 절실한 호응이 있었습니다.
숲속홍길동 고 이상현 동지의 죽음을 계기로 제안된 ‘활동가들을 위한 긴급구조센터(가칭)’ 관련 논의는 삼우제가 끝난 후인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지 여러분의 깊은 관심을 바랍니다.
2011. 7. 1
제안자 : 최 덕 효 (한국인권뉴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