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유성지회 투쟁 일일 브리핑
(6월 28일 화요일, 투쟁 42일차)
- 오전 8시 20분 : 조합원들은 출근을 위해 공장으로 향했으나 경찰이 길을 가로막아 노동조합에서는 항의를 했음.
- 오전 10시 : 전체 조합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제 열린 ‘노사민정 협의회’ 보고를 진행하고, 비대위원 1명이 민주노조 사수와 조합원 현장으로의 일괄 복귀를 위해 무기한 단식에 돌입.
- 오후 1시 ~ 오후 5시 : 유성투쟁 승리를 위한 현대기아자동차 자본 규탄 전국동시다발 1인 시위에 유성지회 조합원도 천안․아산 10개 지점에서 4시간동안 동참.
- 영동지역 가대위 및 조합원 1박 2일 선전전, 1인시위 진행함.
- 오후 2시 : 45세 이상 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투쟁 승리를 위한 조언과 보완사항 등에 대해 토론을 진행.
- 오후 2시 :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한 야 6당(민주당충남도당, 민주노동당충남도당, 진보신당충남도당, 국민참여당충남도당, 창조한국당대전시당, 사회당충남도당)이 기자회견을 열어 조속한 합의 촉구와 유성기업 노조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풀려고 함.
- 오후 5시 30분 : 야 6당 대표들이 기자회견 후 사측과 만나려 했으나 회사는 바쁘다고 만나주지 않음, 야 6당 대표들은 비닐하우스 거점 방문 간담회 진행함.
* 유성지회의 입장
유성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회’가 어제 아산시청에서 개최되었지만 사측 관계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비롯한 정치권과 지자체, 노동계 등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그들이 늘 말하던 '진정성'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회사는 노사민정 협의회를 무시하고 있고, 경찰은 마구잡이 공안탄압을 자행하고 있고, 도지사의 정치력은 밑바닦을 드러냈다. 충남도의 늦은 대처와 아무런 압박도 주지 못하는 대응때문이다. 이제라도 강력한 조치를 해야할 때다.
충북도는 영동조합원이 한달 넘게 충남까지 와서 비닐하우스 생활을 하고, 그 가족이 영동에서 매일 유성사태를 알리며 선전전을 하는데 아직도 아무런 대응이 없다. 해결을 위해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충북도를 향해 우리는 유성사태 해결을 위한 행보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야 6당의 대표들이 유성사태 해결을 위해 뜻을 모았다. 원칙과 법률, 최소한의 사실관계를 파악하지도 않은 채 노동자들만을 궁지로 몰아가는 현 상황에 대해 노동자의 투쟁은 정당행위임을 밝히면서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와 노동자의 전원 복귀, 공공기관의 원칙과 소신, 그리고 공정한 법집행, 회사 측의 성실한 협상,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집회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유성지회의 정당성은 이번 기자회견으로 더 확인 되었다. 하지만 유성기업 사측은 야 6당까지 무시하고 있다.
오늘 유성투쟁 승리를 위한 현대기아자동차 자본 규탄 전국동시다발 1인 시위가 있었다. 전국의 현대기아자동차 판매 지점과 노동현장에서 유성지회를 지지하는 뜻이 이어졌다. 유성기업 사측의 배후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해 지시하고 개입했던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번 사태 해결은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직접 나서야 한다.
갈수록 여론도 좋아지고, 모든 명분도 유성지회에 있다. 유성기업 사측은 무얼 믿고 버티는지 모르겠다. 정세와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오늘 비대위원으로 추대된 한 노동자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유성지회 노동자들은 더욱 마음을 다잡고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전 조합원이 일괄복귀할 때까지 투쟁에 나서겠다.
<참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며 조합원동지들에게 드리는 글
조합원 동지들 반갑습니다. 비상대책위원 이재윤입니다.
회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가 이렇게 길어질지 조합원 동지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평소에 약하게만 보였던 유시영사장이 노조파괴 전문집단인 창조컨설팅과 계약하고 양아치 용역깡패를 내세워 현장으로 돌아가 일하겠다고 하는 우리들의 앞을 가로막고 오직 노조 무력화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직장폐쇄 40여일이 훌쩍 넘어가는 동안 경찰과 용역경비, 또 무더위와 장마비 등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꿋꿋하게 투쟁해온 동지들 정말 자랑스럽고 존경합니다.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부터 서서히 달라져가는 조합원동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투쟁전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함께 투쟁하자며 어깨를 다독이는 45결사대 동지들을 보면서 역시 유성조합원의 저력은 살아 있구나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투쟁은 사람답게 살고자하는 열망을 구체적 희망으로 만들어가는 투쟁입니다. 대한민국이 OECD에 가입하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음했지만 노동자들은 야간노동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유성투쟁으로 “밤에는 잠 좀 자자”라는 요구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이 땅 많은 노동자․민중들의 지지와 공감은, 인간으로써 기본적 욕구를 가로막고 있는 총자본에 대한 경고와 항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단 한명도 이탈 없이 모두 함께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고 현장조직력을 굳건히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한 투쟁의 목표입니다. 노동조합은 수십년간 투쟁해서 만든 우리의 근로조건을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개별복귀는 노동조합 근간을 흔들고, 조합원들의 고용과 임금, 근로조건을 대폭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이 시점이 이번 투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회사측은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들의 투쟁을 교란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투쟁대오를 와해시키기 위한 사측의 의도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우리의 투쟁대오를 견고하게 유지하면 우리는 반드시 이깁니다. 기필코 승리합니다. 비대위를 믿고, 동료를 믿고 다양한 투쟁을 함께 실천하면서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간다면 조합원 일괄복귀의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서록 다독이며 서로 당겨주면서 승리하는 그날까지 함께 합시다. 투쟁!
2011년 6월 28일
늙은 노동자 이재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