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버스(운수)노동자들에 대한 일상적인 감시와 탄압에 맞선 항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14일 오후 1시 서울 성북구 정릉4동 소재 대진여객 차고지 앞에서는 각 지역 운수노동자들을 비롯하여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 서울시내버스시민대책위, 노동해방택시연대, 버스노조민주화추진위, 동북부노동자위,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운수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오는 7월 1일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서울시내 버스사업장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민주노조 건설에 매진하고 있는 대진여객 운수노동자들에 대한 회사 측의 노동탄압 사례가 소개됐다.
첫째, 특정 정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사표를 강요한 경우: 대진여객은 운수노동자가 특정 정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경미한 사고 발생을 빌미로 사내 고충처리실에서 3시간 동안 사표를 강요하여 제출받음.
둘째, 다른 사람의 명찰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사표를 강요한 경우: 대진여객은 민주노조 운동을 하는 노동자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수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하였으며 그럼에도 음주 결과가 나오지 않자, 대신 다른 사람의 명찰을 착용하고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온갖 폭언과 폭설로 사표를 강요함.
셋째, 기사 휴게실에서 흡연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한 경우: 대진여객은 운수노동자가 기사휴게실에서 흡연을 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강요하고, 또 경위서 작성을 거부했다고 징계위원회를 개최, 승무정지 20일의 징계를 함.
넷째, 노동부에 진정 당한 후 부당하게 차별하고 징계한 경우: 대진여객은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등 구제 신청 과정에서 동료에게 유리한 확인서를 써주었다는 이유로, 해당 운수노동자를 차량배정에서 부당한 차별적 처우를 함. 이에 대해 노동부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한 운수노동자에 대해 2년 전 지급한 근무복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3일간의 배차 제외 및 이후 승무정지 30일의 징계를 함.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대진여객 운수노동자 홍점원씨(47)가 회사 측과 노조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증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홍씨의 발언 전문이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대하여 참석하여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길바닥에 서서 떠들게 해주신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대진여객에 근무하는 동료들과 연대참석 하여주신 여러분께 회사의 노무관리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는 버스기사들의 힘든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고 버스기사들을 발가락의 때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사장님과 그와 뜻을 같이하는 관리직 종사원으로 구성된 회사입니다.
2011년 4월 21일 회사에 출근하니 양복을 입지 않았다고 배차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낯 최고기온이 15~16도를 넘는 따뜻한 날씨에 잠바를 벗고 와이셔츠만 입고 일하겠다고 하여도 감기에 걸릴까봐 걱정을 했는지 회사관리자들의 지나친 배려로 3일간 휴가를 주더군요. 저는 회사의 악랄한 배려에 감사하고 푹 쉬었습니다. 회사가 신경써서 휴가를 주었으면 유급처리 하여야 마땅한데 월급명세서를 받아보니 무단결근이라니요? 사장님, 혹 담당 관리자의 실수라면 3일간의 일당과 주휴 수당과 무사고 수당을 반드시 지급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약 보름 후 회사직원과 노동조합 임원과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징계위원들이 작당하여 30일간의 특별휴가를 또 주더군요. 특별휴가의 내용은 규정복장 미착용과 접촉사고 1건, 안전사고 1건 등으로 휴가를 주었더군요. 사장님 감사합니다. 이왕 휴가를 주셨으면 휴가비도 주셔야죠.
통장 잔고가 바닥나 어제 우리 마누라가 백만원을 빌려 통장에 넣었습니다. 왜 넣었을까요? 전기요금, 수도요금, 가스요금을 내려고 넣었습니다. 사장님 돈 몇백만원이 당신에게는 별거 아닌지 몰라도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 몇백만원이 전기이고 물이고 가스입니다. 당신은 전기를 끊고 물을 잠그고 가스를 잠궈 한 가정의 경제적 파탄을 유발한 악랄한 사업주입니다. 사장님 이렇게 힘없는 사람을 괴롭히고 행복하십니까? 그렇게 번 돈으로 잘 먹고 잘 사십니까? 지금이라도 뉘우친다면 사과하고 바로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동료 여러분, 연차 사용하기 힘드시죠? 연차 사용하여 하루 쉬려고 하면 기사가 없다는 등 온갖 핑계로 연차 사용을 못하시죠? 제가 쉴 수 있는 방법 하나 가르쳐 드릴게요. 저 아래 휴게소에 가서 담배를 한 대 피우십시오. 꼭 강모 기사가 있을 때 피우세요. 그래야 약발이 잘 받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경위서를 쓰라 하면 쓰지 마세요. 그러면 최소 20일은 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쉬게 해주지 않는다면 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대우로 고발을 하세요. 143번 기사 000은 20일 쉬게 해주었는데 왜 나는 안 되냐고요?
그리고 회사가 다니기 싫으면 남의 명찰을 달고 배차를 받으러 가세요. 그러면 높은 양반들 안 만나도 됩니다. 노무게장 선에서 해결됩니다. 한 두 시간만 고충상담실에서 괴롭힘을 당하면 끝납니다. 그리고 바로 뒷날부터 자유의 몸이 됩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우리 노동조합 이야기도 할게요.
우리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권리와 이익을 나몰라라 내팽개치고 개인의 이익과 자리보존을 목적으로 출범하였습니다. 3일씩이나 승무정지를 당하는 조합원을 보고도 못 본체하고, 남의 명찰을 달고 배차 받으러 갔다가 발각되어 노무계장에게 약 2시간동안 온갖 협박과 회유에 사표를 강요당하는 현장에 있었음에도 못 본체하고 사표를 제출하고 온 조합원에게 왜 지금 와서 말하느냐고 책임을 회피하였습니다.
또 모 기사에게는 지부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얼마 벌지도 못했다며 한 번 더 지부장을 해야겠다고 뻔뻔하게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존재의 의미가 없는 집행부와 조합대표를 믿고 우리가 꼬박꼬박 조합비를 내야하는지 우리 스스로 한번 생각해봅시다.
지부장님, 그 자리가 그렇게 좋으십니까? 그 자리는 당신이 돈벌이로 사용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힘이 없고 무지한 우리 동료들의 대변인이 되어주는 자리이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 만든 단체입니다. 한 사람의 조합원도 악랄하고 비열한 회사의 피해를 받지 않게 하기위해 만든 우리의 방패인데, 그 방패가 사리사욕에 썩어 문드러져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여러분 지부장이라는 사람이 교육비 받아달라고 올라간 조합원에게 아직 판결이 진행 중인 사건으로 회사에 이야기하여 욕먹기 싫으니 하고 싶으면 알아서 혼자 하라고 하였답니다. 지부장님, 그렇게 회사가 무섭습니까? 그렇게 용기가 없습니까? 그렇다면 그만 두세요. 우리가 하겠습니다. 우리가 조합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보듬어주겠습니다. 노동조합의 힘을 보여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