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울산을 방문한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을 상대로 일인시위를 벌이려던 한미선씨(현대미포조선 현장투 김석진 의장의 아내)가 미포조선 노무관리자에게 피켓을 빼앗기고 폭언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 경찰과 함께 유세장을 나서는 한미선씨와 미포조선 관리자들(사진=김우식 현장기자).
23일 오후 5시께 동구 대송시장에서 정몽준 의원의 연설이 시작됐다. 한미선씨에 따르면 일인시위를 위해 피켓을 꺼내려 하자 현대미포조선 노무관리차장을 비롯한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한씨를 둘러싸고 피켓을 빼앗아 부숴버렸다. 이 과정에서 노무관리차장이 한미선씨의 왼팔을 밀쳤고 한미선씨는 왼쪽 어깨를 다쳤다.
한미선씨는 지난 2009년 1월 미포투쟁 협약서 이행과 남편인 김석진씨에 대한 현대중공업 경비대 심야테러 해결을 요구하는 일인시위를 꾸준히 벌여왔고 이날도 정몽준 의원을 상대로 일인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한미선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이 미포조선 노무관리차장에게 신분을 확인하자 노무관리차장은 "모르는 여자다. 미친 여자 아니냐?"며 폭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락을 받고 도착한 남편 김석진씨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한미선씨를 차에 태우고 울산대병원으로 갔다. 한미선씨는 회사 노무관리차량과 남편과 함께 일하는 팀원들 차량이 남편의 차를 밀착 미행했고 이들과 도로에서 차를 세워놓고 언쟁까지 벌였다고 했다.
김석진씨는 현대중공업 경비대 테러 후유증이 악화돼 월차휴가와 근속휴가를 내고 이달말까지 치료를 위해 휴가중이다.
한미선씨는 "2년 넘게 테러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남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일인시위까지 방해하고 폭언과 폭행을 하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끝까지 책임을 묻는 싸움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질적 지배자인 정몽준 의원이 자신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업장에서 일어난 심야테러와 폭행 등을 수년째 눈감으면서 어떻게 한 국가를 운영하겠다고 나설 수 있느냐?"며 "이는 소도 웃을 일"이라고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남편과 함께 울산대병원 응급실에서 엑스레이 촬영과 치료를 받은 한미선씨는 울산동부경찰서에서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저녁 9시께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