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원은 되고 그냥 노동자 이갑용은 안 된다?
울산 동구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일입니다!
김경환 기자가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민중의소리 김경환 기자입니다. 독자 여러분께는 처음 인사 드리네요. 지난 주말께부터 언론의 관심은 온통 일본에 쏠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례없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운 재난이었습니다만,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핵 재앙이 벌어질지도 모를 상황이니까요. 아, 오늘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릴 내용은 일본의 재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본의 재난에 잘 보도가 안되고 있는 재보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 MBC 사장끼리의 대결이 펼쳐지는 강원도 이야기는 아닙니다. 울산 이야기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울산에서는 동구청장과 중구청장을 새로 뽑는 선거가 열립니다. 전임 청장들(한 명은 한나라당, 한 명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입니다.)이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으면서 새로 치러지는 선거입니다.
물론, 울산의 야당들은 일찌감치 반MB연대를 위해 후보단일화를 위한 노력을 차근차근 기울여왔습니다. 비록, 울산이 노동자 밀집지역이라고는 해도 한나라당의 아성은 쉽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재보선 같은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선거에서는 더더욱 어렵지요. 당연히,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야권 단일화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동구청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밝히고, 뒤이어 민주노동당 권순정 후보가 중구청장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후보단일화에 파란불이 켜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옛말이 있지만 출마설이 나돌던 이갑용 전 동구청장이 느닷없이(!)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겠노라고 선언했습니다. 동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 후보 대 민주노동당 후보의 1 대 1 구도가 유력했었지만 이갑용 전 청장의 출마선언으로 판이 깨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이해할 수 없는 결정입니다. 뒤늦게, 그것도 하필이면 야권 후보단일화가 사실상 결론이 난 시점에 출마선언을 한 까닭은 뭘까요? 그나마 이갑용 전 청장이 야권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다행입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어보입니다. 그건 이갑용 전 청장 스스로 한 말에서 잘 드러납니다. 완주하겠다고 공언했거든요.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이갑용 전 청장이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야권 단일화에 고춧가루를 뿌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겁니다. 거참…. 정말 누구를 위한 출마일까요? 자신의 당선가능성이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을 텐데, 그럼 누구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아니면 누구를 낙선시키기 위해서 나온 걸까요? 한나라당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선거가 자칫하다가는 한나라당에 면죄부를 주는 최악의 상황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이래도 되는 건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본 원전이 폭발할지도 모를, 그래서 거대한 재앙이 불어닥칠지도 모를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재보선, 특히 울산 재보선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민중의소리'도 재보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꾸벅~. ※ 덧붙임. 참, 이갑용 전 청장은 무소속입니다. 아직까지도 민주노동당 당원인 줄 아시는 주민들도 있다던데, 지난 탈당사태 때 당적을 버린 뒤 지금껏 무소속으로 있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민중의소리 김경환 기자(kkh@vop.co.kr) 드림
저는 김경환 기자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의 후보 야권단일화 문제는 두 당의 선택이니까 관여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두 당이 후보를 단일화했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이갑용 전 위원장이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도대체 민주주의사회에서 누가 개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할 수 있습니까? 야권단일후보라면 반MB‧한나라당으로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자유선진당‧창조한국당과 단일화했다는 겁니까? 아니면 진보정당끼리 단일화 했다는 겁니까?
제가 알기로는 민주당과 단일화 했다고 들었는데 민주당과 후보단일화 한 것을 두고 지역의 유권자와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입니다. 민주당 정권 10년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 후보를 단일화 했다면 조용히 선거운동을 하면 될 일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지금 민주당이 야당이기 때문에 후보를 연대연합을 하거나 선기시기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민주당 정권 10년 동안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과 대규모 정리해고, 공무원노조탄압, 비정규직 400만명 증가, 한미FTA등 전방위적 FTA추진, 미제국주의 용병으로 이라크 침략전쟁 파병, 노사관계로드맵투진, 비정규직 악법 제정,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을 통한 투기자본(론스타, 상하이 자동차 등)의 먹튀 허용, 미군의 향후 100년 주둔 평택미군기지 이전, 새만금‧고속철도 공사강행을 통한 환경파괴, 원전건설추진, 경찰에 의한 노동자‧농민 학살, 그리고 노동자 2000명을 구속시켰습니다. 저도 한미FTA반대와 비정규직 악법제정에 반대하다 구속되고 해고된 바 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한미‧한EU FTA, 쌍용자동차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진압과 정리해고에 따른 14명의 죽음, 투기자본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통한 먹튀, 공공기관선진화로 포장된 민영화와 구조조정 등 신자유주의 정책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입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최근 한나라당과 합작으로 노동자파견을 정당화하는 직업안정법 개악을 합의한 바 있고, 노동자와 농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협법을 강행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정권이 지금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과 무엇이 다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통일문제 등에서 그 차별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의 진보정치의 관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실정치에서 차선 또는 차악이 진보정치일수는 없습니다.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정당한 정치행위로 보고 다른 이들의 선거참여나 정치적 입장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매우 오만한 일입니다. 그런 논리는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민주노총 조합원 중 민주노동당원은 5%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민주노동당은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역시 5%에 미치지 못합니다. 김경환 기자가 강조한 대로 이갑용 전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원이 아닙니다. 현직 구청장으로서 공무원노조의 파업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지자체장으로선 유일하게 집행유예선고를 받고 임기를 채우지 못했을 당시에는 민주노동당 당원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노동자와 진보적 입장에서 단일화를 꼭 해야 한다면 민주당이 아니라 이갑용 전 위원장을 포함해 노동자 진보진영의 단일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단일화했다는 민주노동당 후보는 구청장에 출마할 수 있고, 1990년대 초 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을 이끌었고, 민주노총 2대 위원장으로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에 맞서 싸웠으며, 노무현 정권 때 울산 동구청장으로서 노동자 진보 관점에서 지역 행정을 펼쳤고, 공무원 노조 파업을 지지하며 노무현정권의 조합원 징계를 거부하다 임기조차 마치지 못할 정도로 투쟁한 이갑용 전 위원장이 구청장 후보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반한나라당 구청장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갑용 전 위원장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면 안 됩니까? 물론 민주노동당원이 아니라서 안 된다고 하시겠지요? 이갑용 전위원장이 민주당과 단일화한 민주노동당 후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셔야지요.
그리고 김경환 기자께 묻습니다. 독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메일을 보내셨는데 그 내용은 김기자 개인의 생각입니까, 아니면 <민중의 소리> 조직적 입장입니까?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2011.3.18
허 영 구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