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에 맞선 쌍용차 정비노동자 투쟁
동지들 반갑습니다. 사회자가 투기자본의 역사를 얘기하셨는데 오늘 이 자리는 투기자본 역사보다는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을 챙기고 기술을 빼나가는 것이 투기자본의 속성입니다. 그런 투기자본을 비난해봐야 그들이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투기자본과 결탁해서 노동자를 해고하고 돈을 버는 자들이 문제입니다. 그런 자들이 더 나쁜 자들입니다. 최근에 은행들이 금융지주회사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회사가 아닙니다. 국가가 관리하고 공공성을 유지하는 금융기관입니다.
그런데 은행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이윤추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 매각에 관련되어 있는 산업은행도 민영화를 통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산업정책을 수행하는 은행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쌍용자동차 매각과정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고 있습니다. 상하이가 됐든 마힌드라가 됐든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복지를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 복지가 있습니까?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당하고 길거리에 나왔을 때 국가나 사회가 그들을 보호하지 않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은 지금 길거리로 몰려나 복지는커녕 가정이 파탄지경에 빠지고 목숨을 잃고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복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눈이 나빠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은 환자에게 의사가 처방전에 “안경”이라고 써 줍니다. 그러면 환자는 안경점에 가면 자신에 맞는 안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경점은 안경 값을 국가로부터 받습니다. 피부병이 있는 환자에게 피부과 의사가 처방전에 “온천”이라고 써 주면 환자는 온천에 가서 무료로 온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온천은 이용료를 국가로부터 받습니다. 국민들에게 휴가를 보내기 위해 “여행경비”를 국가가 부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당장의 생존조차 불투명한 상태에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쌍용차 투쟁 1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2011년 새해 공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투쟁을 힘차게 전개해야 합니다. 올해 안이 아니라 올해 초반에 투쟁을 쟁취해야 합니다. 투기자본과 결탁해 쌍용차 노동자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산업은행이나 법무법인, 회계법인의 음모를 깨고 공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5개월 전만 해도 법 운운하며 노동자를 잡아들이는 총수역할을 했던 경찰청장 강희락이라는 자는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4000원짜리 도시락까지 뇌물로 받아 챙길 정도로 부패하고 썩은 사회에 살 고 있습니다. 정말 불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불을 지를 것이 아니라 그런 의지로 투쟁해 공장으로 돌아갑시다.
(쌍용차 정비지회 집회, 구로정비공장, 2011.1.12,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