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변혁산별> 127호 비정규직 적은 정규직인가?
<1~2면> 비정규직 적은 정규직인가?
[신년특집]2011 비정규직투쟁(2) … 정규직노조 연대 파기 책임 막중
자본의 정규직-비정규직 분열전략 … 회사가 두려워하는 것 원하청 단결
<3면>금속산별 / 자율교섭쟁취에 운동 승패 달려
복수노조시대(2) 교섭대표노조 강화는 기업별노조 강화…장기적 과제는 산별강화
<4~5면> 현장에서 / 신차협상,비정규·정규직 총고용보장해야
사측, 잔업 축소 위협 … 준비와 대응, 현장조직화로 반드시 막을 수 있어
<6면> 노동운동 / 부당이익·특혜받고비정규 복직싫다고?
GM대우차, 부당이익에 특혜까지 … 정규직대+지역연대로 완전복직 쟁취해야
비정규직 적은 정규직인가?
[신년특집]2011 비정규직투쟁(2) … 정규직노조 연대 파기 책임 막중
자본의 정규직-비정규직 분열전략 … 회사가 두려워하는 것 원하청 단결
2011 비정규직투쟁(1) 비정규직 늘리고 또 늘려라~
2011 비정규직투쟁(2) 비정규직의 적은 정규직인가?
2011 비정규직투쟁(3) 비정규직 역동성과 영혼있는 정규직
“형님, 비정규직 연대파업 찬성 찍으셨능교?”
“함은, 찬성 찍었다 아니가?”
“에이, 다 찍었다 하는데, 왜 이리 찬성표가 적은교?”
“…….”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중성?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끝난 후 울산 1공장의 한 정규직 대의원이 조합원과 나눈 대화다.
찬반투표 개표 결과 조합원 44,093명 중 35,867명이 투표해 20.42%인 9,004명만이 총파업에 찬성했다. 반대는 2만5795명으로 58.50%, 기권은 8,226명이었다. 보이코트의 성격을 지난 기권을 찬성이라고 우기더라도 39.1%였다.
개표 결과를 본 한 정규직 노동자는 “조합원들의 이중성을 보여준 적나라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파업에 대해 겉으로는 동의한다고 하면서 실제 자신이 임금 손실을 보면서까지 비정규직과 연대하지는 않겠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정규직 잔업 특근 위해 비정규직 해고 합의
12월 말 현대차 울산 승용 3공장사업부는 회사와의 M/H 협의과정에서 여유인원이 55명이라는 것에 합의했다. 대의원들이 강력히 반대하자, 회사는 잔업과 특근을 중단시키며 정규직 조합원들의 돈 줄을 죄었다. 주야 8시간만 일하면 실질적인 임금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잔업, 특근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3공장 정규직노조는 조합원의 정서를 핑계로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합의했다.
정규직 잔업특근을 위해 비정규직 정리해고 야합에 성공한 회사는 1공장, 2공장으로 공격을 계속할 것이 분명하다. 현대차 1공장의 한 대의원은 “아직도 비정규직 동지들을 고용의 방패막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이 있다”며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원,하청 총고용 보장을 위해 정규직 조합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가벗겨진 정규직노조
11월 15일부터 시작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5일간의 파업은 정규직노조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 파업이 시작되자, 중재라는 이름으로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골적인 협박을 계속했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등 8대 요구안을 철회하라고 압박했고, 농성장에 있던 인화물질을 언론에 알리고, 연대단위의 지원에 대해 현대차 자본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정규직노조는 금속노조의 연대파업 결정을 거부했고, 투표를 강행했다. 타협안을 받고 농성을 중단하지 않으면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협박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있는 합의’가 없으면 농성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버티자, 투표를 강행했고, 농성장을 떠났다. 농성장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이탈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결국 전체 총회를 거쳐 타협안을 수용하고 농성을 중단했다.
25일간의 파업이 끝난 후 한 정규직 활동가는 천막을 찾아와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야합해 만들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정규직이 같이 싸워야 했다”며 “비정규직이 처음 농성에 들어갔을 때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농성에 참여했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뒤늦게 반성했다.
정규직노조가 25일간의 파업 투쟁 기간 동안 보여줬던 협박과 기만을 두 눈 똑똑히 지켜봤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는 썩을 대로 썩었다”며 분노했다.
경제위기의 고통을 비정규직 전가
현대차는 세계적 경제위기가 닥쳐온 1998년 11월 에쿠스에서 일하던 115명의 사내하청을 정리해고한 것을 시작으로 울산, 아산, 전주공장에서 1천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냈다. GM대우차 노사는 2009년 경제위기를 이유로 1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내도록 정규직 전환배치를 합의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 조선소에서 쫓겨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숫자는 집계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GM대우 부평공장에서 12월 1일부터 두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문 아치위에 올라가 살인적인 추위 속에서 해를 넘겨 싸우고 있는데도, 정규직노조는 “비정규직의 요구가 계속 바뀌고 있다”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GM대우차지부 한 정규직 활동가는 “지부장이 한 번도 집회장에 나오지 않고 있지만, 금속노조 집회 때 다른 임원이나 상집 간부들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다.
회사가 노리는 것은 노-노 분열
“일부에서는 우리 직원들이 고용안정은 감안하지 않은 채 정치적 목적을 갖고 사내하청 직원들을 당장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선전선동을 계속하는 등 하청노조 문제로 인한 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체코 공장으로 간 현대차 강호돈 전 대표이사가 2010년 12월 31일 발표한 내용이다. 사내하청을 당장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면 우리 직원들(?)의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회사는 25일간의 파업 과정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과 분열, 분노를 촉발시키기 위한 글들을 수도 없이 발표했다. 비정규직 점거파업이 진행된 1공장에 대한 조업단축, 휴업설 등 정규직의 돈줄을 죄고 적대감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지면과 보수언론을 총동원했다.
회사는 조반장은 물론, 평소 돈으로 관리해왔던 동호회를 동원하고, 어용 현장조직을 이용해 노노 갈등을 부추겼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불신하고 분노하도록 만들었고,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자본이 쳐놓은 ‘분열의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파업 이용해 정규직 공격
“일본 도요타처럼 파견근로자 투입도 '제조업 파견근로 사용불허'로 노동유연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내하청은 유연성과 정규직 노조원의 고용안정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노사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2010년 11월 27일 <한국일보>에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쓴 글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이 터지자, 경총을 비롯한 재벌들은 정규직의 고용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연일 정규직 노동자를 공격했고, 제조업 사내하청에 파견을 허용하라고 열을 올렸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비정규직 사용기간과 파견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정규직의 해고의 자유로 나아갈 것이다.
비정규직의 적은 정규직이 아니라 자본과 정권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정규직과의 연대를 강화한다면 2011년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없는 일터의 원년을 만들 수 있다.
회사가 두려워하는 것은 원하청 단결
중국 춘추시대 말엽, 진나라는 괵나라를 공격한다며 우나라에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했고, 뇌물에 눈이 어두워진 우왕은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순망치한)는 충신의 말을 듣지 않고, 괵나라를 공격할 길을 터졌다. 진나라는 괵나라를 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나라도 정복했다.
진정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과 갈등을 원하는 자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