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전주에서는 사십년 만에 폭설입니다. 그럼에도 출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비록 통근버스도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고, 모든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할 수 밖에 없어서 대오는 적어졌지만 오늘 같은 날, 출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서 마음이 나태해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선 이 글을 올리는 저부터도 일찍 길을 나섰다가 차가 도는 바람에 동지들만 먼저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견인차를 불러서 되돌아 왔습니다.ㅠㅠ)


오후 들어서 눈이 거의 녹았습니다. 눈은 세상 더러운 것을 감춰주기는 하지만, 눈이 녹으면 상대적으로 더러운 것들을 더 추접하게 보이게 합니다. 성탄절 다음 날 습관처럼 들어간 한 인터넷 언론에 비정규직투쟁에 동참한 동지들의 통장을 가압류한 소식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체포 영장으로 집에도 못가고, 공장 안에서 성탄절을 보내게 하는 것도 모자라 통장까지 가압류하다니...
현대차 자본이 지금까지 비정규직이란 이름으로 고용하면서 착취한 것이 그저 노동뿐 이었습니까?
분노해야할 것에 분노하지 않는 자는 한 인간으로 살아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분노는 하되 행동하지 않는 자는 노예가 아니면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