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피해 노동자에게 배상하라!
앞에서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역할을 평가했지만 더 중요한 평가는 투기자본에 맞선 노조와 노동자들의 투쟁에 있다. 1992년 이전만 해도 해외자본은 기업 주식의 10%을 가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벽이 무너지면서 1995년부터 주식과 채권시장이 자유화되었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 외환업무에 제한이 사라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사전승인절차가 없어지고 최근에는 자본시장통합법까지 만들어졌다. 이제 외국 금융투기자본에 의해 단 한방에 먹힐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다 한미FTA가 비준 집행된다면 한국경제와 한국 금융시장은 초토화될 것이고 노동자 민중에게는 크나큰 재앙이 될 것이다.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 국경간거래, 파생상품 등 신금융서비스 허용, 투자자 국가제소의 이름으로 금융투기자본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우리가 투기자본을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투기자본이 한국의 대통령이나 서울시장 내지 도지사를 국제법정 세우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유화와 개방화를 통해 한국의 금융시장은 모든 수문이 폐지되고 댐이 무너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월가의 금융자본이 밀려온다면 아이엠에프가 우리에게 준 경험과는 전혀 다른 재앙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데 G20을 통해 국격을 향상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며 온통 난리를 피우고 있다. 수도권 전역에 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으며 11.10~12일 사이 모든 집회를 불허하고 있다. 처음 G20이 목표로 했던 금융개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G20회의에서 금융개혁은 각 국이 알아서 하라면서 금융에 대한 규제나 통제는 포기하고 말았다. 2년 전 미국의 경제위기가 민주당 오바마 정권을 탄생시켰다. 그 결과 금융기관과 GM등 제조업을 국유화 조치했으나 진정한 개혁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 결과 최근 하원 선거에서 72년 만에 집권당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 한국 역시 금융개혁은커녕 투기자본의 억압과 착취가 방치되고 있다. 최근 노동자 분신까지 불러일으켰던 구미KEC의 경우도 재일교포 자본으로 일반적인 인식은 우호적이었으나 자본의 본질적 행태는 다르지 않다는 점이 밝혀졌다. 친인척 간 하청계열사와 부당내부거래와 노동조합 말살 정책이 빚어낸 결과였다. 노동자들이 집을 사달라고 했나, 땅을 사 달라고 했나, 수 억 원의 연봉을 달라고 했나? 그저 적정한 임금과 고용안정을 요구한 것밖에 없는데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투기자본에 유린당한 쌍용차 투쟁에서 보듯이 3000명이 해고되고 9명의 노동자 가족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20의 의미가 무엇인가? 온통 난리를 피우고 있다. 금융개혁을 말하기 전에 금융투기자본에 의해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G20권력이 자기들끼리 밀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접근조차 원천봉쇄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 투기자본에 의해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힘찬 투쟁을 전개하자!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금융연맹, C&M, 발레오공조코리아, 쌍용차 지부 등 피해사업장 등, 투기자본 피해자 피해배상 촉구 결의대회, 2010.11.4, 외환은행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