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상경 투쟁 전 날, 현대차 정문 앞의 오전 7시 풍경은 평소 출투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추위가 누그러진 것도 아니고, 대오가 확 늘어난 것도 아닌데 활기가 넘쳤습니다. 정규직 동지들이 눈에 띠고, 연대하는 동지들도 보이고 서로가 환한 얼굴이었습니다. 내일 상경 투쟁의 열의가 때 이른 추위를 몰아냈나 봅니다.(출투 끝나고 나서야 손끝의 아림과 얼굴의 얼얼함을 느꼈습니다.)

전주공장위원회 부의장 강 만석 동지는 ‘질긴 놈이 이긴다’라며 내일의 상경 투쟁만으로 비정규직이 철폐되지는 않겠지만 끝까지 투쟁한다면 모두 정규직이 될 것이라며, 그 길에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결의를 밝혔습니다.

오늘은 민노당, 진보신당, 사노위. 세 정치조직이 모두 연대하였습니다. 사회를 본 비지회 조직부장 동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연대하는 사노위 동지...”라고, 사노위를 소개하였습니다. 3월 비정규직 해고 투쟁에 결합한 것을 염두에 두고 소개한 듯합니다. 사노위 전북지역위원회 대표 정 원현 동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불법파견 철폐투쟁이 이 땅의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며, 동희오토와 울산, 아산 ,전주가 선봉에서 그 희망을 이끌자고 발언하였습니다.

비정규직의 희망이 정규직이 되는 것이라면 꿈이 너무 소박한 듯합니다. 노동의 유연화라는 미명 하에서는 정규직도 결코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노위를 소개하는 조직부장 동지의 말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라는 수식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신 영복 선생님의 글 중에 ‘함께 맞는 비’라는 글이 있습니다. 비가 올 때, 우산을 받쳐 주는 마음보다 그 우산을 다 같이 쓸 수 없다면, 우산을 접고 비를 같이 맞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그런 마음으로 노동자가 하나가 되면 됩니다.
10월 30일 전국 비정규노동자대회에 그 마음들이 하나 되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투쟁!!

함께 맞는 비
신 영 복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함께 비를 맞지 않는 위로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위로는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