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에 맞선 C&M 노동자파업
(희망연대노조 C&M지부 파업 2일차, 2010.10.6,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
어제 파업 1일차 집회는 집회신고가 안 되어 있어서 함께했지만 연설할 기회가 없었다. 오늘 파업 2일차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조합원 여러분들에게 몇 말씀 드리고자 한다.
첫째, C&M노동자들의 투쟁은 투기자본에 맞선 의미 있는 투쟁이다. 투기자본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선방송을 인수하여 엄청난 이윤을 올리는 과정에서 온갖 투기적 행태를 보임으로써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 이에 맞선 투쟁은 사회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
둘째, 방송하면 KBS, MBC만 있는 줄 알지만 유선방송을 비롯한 많은 분야의 방송이 있고 그곳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방송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수많은 가입자들을 상대로 하는 유선방송의 사회적 역할로서 방송의 공공성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셋째,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은 매우 정당하다. 투기자본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 동종업종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은 물론이고 고용은 불안하다. 노동자들이 임금과 고용을 지키기 위한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넷째, 노동자들의 자존심을 확인하는 투쟁이다. 우리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노예노동자가 아니다. 꿈과 희망이 있고 인권을 가진 존재다. 이번 파업투쟁을 통해서 그 동안 억눌려왔던 우리들의 권리를 되찾아야 하고 자긍심을 회복해야 한다. 마음속에 일말의 두려움과 복잡함이 있겠지만 조합원 동지들을 믿고 투쟁해 나가야 한다.
다섯째, 노동권쟁취의 의미가 있다. C&M 노동자들도 노조를 만들기 전에는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보면 궁금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당당하게 광화문 네거리에서 파업집회를 하고 있다. 역시 이곳을 지나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그런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제까지 해 온 것처럼 C&M투쟁에 연대하고 함께할 것이다. 조만간 C&M투기자본에 대한 법적 대응 등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다. 파업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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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대노조 C&M지부 단체교섭보고대회, 2010.9.30, 민주노총 서울본부)
지난 7월 22일 희망연대노조 C&M지부 구리남양주 지역 조합원들을 교육하는 시간이 있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 구리시협의회 사무실에 시간보다 늦게 몇 명의 조합원이 도착했다. 업무를 끝내고 오느라 저녁식사도 하지 못했다. 남양주시 평내에서 온다고 했다. 내가 평내 바로 옆 동네인 호평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퇴근하면서 바로 평내에서 만났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유선방송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위 민원업무들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항상 바쁘고 장시간 노동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투기자본이 장악한 C&M 경영진은 노동자들에게 대한 정당한 대우는커녕 더 많은 착취를 통해 이윤을 챙기고 먹고 튈 (‘먹튀’)생각만 한다.
오늘도 업무를 끝내고 멀리서 여기까지 모였다. 집행부만의 노조가 아니라 조합원들이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모범을 보이고 있다. 집행부에게만 맡기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이 단결하고 힘을 모아줄 때만이 교섭력은 높아지고 요구를 쟁취할 수 있다. 우주선 공식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아직 러시아와 기술을 제휴하면서도 발사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주선을 발사하려면 초기중량이 무거운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수직상승해야 한다. 너무 가벼우면 상승할 수 없다. 무겁다고 하더라도 빠른 속도로 이륙하지 않으면 중력 때문에 올라갈 수 없다. 발사가 성공하게 되면 우주선은 모선만 대기권 밖으로 나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상승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지구궤도를 벗어나는데 시속 2만 킬로미터가 넘는 속도여야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속도의 200배에 달한다.
이를 노조에 비유하면 단체교섭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강하게 뭉쳐 파업을 포함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그 투쟁의 힘으로 집행부는 사용자와 교섭을 하고 요구를 쟁취한다. 임금을 인상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며 고용을 보장받는다. 또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러한 일상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노사협의회 의장의 회유가 있었다고 들었다. 노사협의회는 단체교섭과 달리 구체적인 합의에 이를 수 없는 구조다. 사용자측은 기다려달라고 한다. 그러나 투기자본은 언제 철수할지 모른다. 다만 그들이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곳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다. 그 동안은 이 곳 C&M에서 착취를 계속할 것이다. 투쟁 없이는 쟁취 없다. 단결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