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투하 65년의 상흔
8월 6일 오늘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반전반핵 피폭자 해방을 위한 집회에 AWC1)한국위원회를 대표하여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히로시마 원폭투하 65주년이 지났지만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세계 곳곳에서 실질적으로 핵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사용된 열화우라늄탄이 바로 그것입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도 불구하고 핵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핵강대국들은 여전히 지구를 멸망시킬 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북아지역에서 핵의 위험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6자회담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북한핵문제 역시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천안함 사건을 빌미로 한국 서해안에서는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이 실시되었습니다. 미국의 최신예 F-22 전폭기와 항공모함들은 전술핵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훈련과 전쟁의 경계가 어느 순간 무너질지 모릅니다. 이번 군사훈련에 일본자위대가 참관형식으로 참가하였습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사건입니다. 이에 중국도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대응하였습니다. 동북아지역의 군사대결과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동시에 핵전쟁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평택미군기지 이전과 확장건설은 군사적으로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이자 전 지구적 침략전쟁의 일환입니다. 한국정부 역시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대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2년 환수키로 한 전시작전권 이양까지 연기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북한도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는 기대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민주당정권의 약속과 달리 후텐마기지 이전이 무산된 것 역시 한․미․일 동맹 강화의 결과입니다. 결국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전쟁은 야만이며 죽음과 파멸을 의미합니다. 한 번 터진 핵무기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끝없는 고통을 안겨줍니다. 65년 전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 터진 핵폭탄의 상처가 지금까지 아물지 않고 고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고통 받고 있는 피폭자들과 2, 3세들의 고통과 마찬가지로 지금 한국에도 당시 재일조선인 피폭자들과 그 후손들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 약 7만 명의 피폭자 대부분이 치료받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만 지금 피폭자 1세대 환우 2600여명, 2세대 환우 2300여명이 고통을 당하고 있고 3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무혈성괴사증, 피부병, 면역글로블린결핍증, 정신지체, 다운증후군, 골다공증, 심장병과 협심증, 갑상선질환, 우울증, 백혈병 등 난치병과 희귀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1987년 원폭피해자 협회가 일본정부에 23억 달러에 이르는 피해보상을 청구하자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이미 끝난 문제라고 우기다 1990년에 와서 쥐꼬리만한 지원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한국국회는 최근까지도 이들의 치료를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피폭자문제의 원인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주변국에 대한 식민지배와 태평양전쟁에 대한 완전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평화헌법 9조를 폐기하여 제국주의 침략의 길로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한다면 이는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AWC한국위원회는 오늘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반전반핵 피폭자 해방을 위한 집회에서 제기하고 있는 ‘모든 피폭자․피폭2세․피폭3세에 대한 국가보상, 아시아의 전쟁피해자에대한 사죄와 보상 실시, 일본의 핵무장 반대와 지구상 핵 폐기, 가미노세키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 미군재편 반대와 아시아에 있는 모든 미군기지 철수, 평화헌법과 기본적 인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개악 저지’요구와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메시지를 보냅니다.
주1) AWC는 미․일 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에 반대하는 아시아공동행동(Asia Wide Campaign)의 약자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