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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진실을 집단지성으로 밝혀내자
전태일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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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04일 22시 22분 00초

 

1. 수요일자(8월 4일) 프레시안에는 중국 인민일보의 한 칼럼을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무엇을 직접 주장하는 대신, “남한 내외에서는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다”면서 이 사건이 일종의 ‘나생문(랴쇼몽)’ 사건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랴쇼몽은 일본 소설가의 작품을 영화로 만든 것으로 ‘진실은 없고 단편적인 주장만 난무한 상태’를 가리킨다. 우리는 이 글에 비추어, 그 필자나 중국의 지도층이 남한 정부의 발표를 불신하고 있음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2. 같은 날짜, 한겨레신문에는 ‘1번’ 글씨를 둘러싸고 남한 정부측과 한바탕 논쟁을 치른 버지니아대 이승헌 교수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칼럼은 ‘1번 글씨’를 둘러싼 정부측 논객의 반론을 재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제목이 심상치 않은 뜻을 던진다. “천안함 진상은 집단지성이 풀 수 있다”는 제목이다.

일본에서 설명회를 열었을 때 그는 아주 겸허하게 말했더랬다. “우리는 사태의 어느 한 부분만을 짚었을 뿐이다. 학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다.” 이 말의 연장선에서 그는 ‘집단지성’을 요청했다. 이는 신상철씨나 이종인씨 같은 ‘전문가’들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문제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인데,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주체는 사회운동단체와 뜻있는 네티즌들이 아닌가. 정권의 탄압 서슬에 눌려 선량한 네티즌들은 상당수 붓을 꺾었는데 그렇다면 그 책무는 사회운동단체들이 짊어져야 하지 않는가. ‘집단지성’의 거론에는 암암리에 “그동안 사회운동단체들이 진실 규명실천에 소홀했다”는 꾸짖음이 들어있지 않은가?

 

솔직히 돌아보자. 우리는 신상철, 이종인, 서재정과 이승헌 등의 전문가가 진실을 다 밝혀주겠지, 하고 그 책무를 ‘전문가’들에게 떠넘기고 지내왔던 것 아닌가?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회단체가 한 일이라고는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서명 받기 외에 (전문가 초빙) 강연회를 연 것 정도가 아닌가? 그리고 ‘전문가’들이 얻어낸 결과는 “정부발표가 별로 믿기지 않는다”는 의혹 제기 정도였지, “정부 발표는 영락없이 틀렸다”고 그 조작을 ‘확증’한 것이 별로 없었다. 그쯤에서 세월이 흘러 가니까 일반 대중들은 “천안함사건, 이미 끝난 것 같다”는 느낌을 품을 수밖에.

그런데 실제로 천안함 사건은 끝났는가? 남한정권이 유엔안보리 외교에서 죽을 쑤니까 한겨레, 민중의 소리 등등에서는 ‘출구전략 쓰라’는 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그 요구는 너무나 한가롭지 않은가? “북한에 대한 대결기조를 거두고 평화 모드로 가자”는 요구일 터인데, ‘북한어뢰탓’이라고 정부가 단언한 마당이다. “그것은 북한 어뢰탓이지만 평화 모드로 가자”는 말인가? “천안함 발표는 틀렸다. 넘겨 짚은 것이고, 알고 보니까 좌초 탓이었다거나 원인을 솔직히 알 수 없다”고 정권이 사과성명을 낸 다음에라야 ‘평화’를 거론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어느 언론 쳐놓고 ‘정부는 진상발표를 번복하라.’는 요구를 전제하면서 출구전략을 소망한 곳이 없다. 천안함의 진실을 가리지 않고서(최소한 북한어뢰 탓은 아니라는 번복을 끌어내지 않고) 평화와 출구전략을 말하는 것은 정말로 무책임한 짓이다.

다시 확인하자. 천안함으로 하여 일본이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둘러싼 실랑이에서 미국에게 꼬리를 내렸다. 천안함 덕분에 일본자위대가 버젓이 남의 나라 전쟁연습에 동참할 수 있었다. ‘방어’만이 임무인 일본 자위대가! 남한 국회에서 그것을 따지는 국회의원이 아무도 없었다. 천안함으로 하여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가 수월해졌다. “응, 우리 군함들이 서해에 가는 것은 너희 때문이 아니라 북한 때문이야”하고 둘러대면서. 그런 일이 더 있어서는 안되니까 앞으로 다달이 동/서해에서 전쟁연습을 벌이겠다고 한/미는 호기롭게 선포했다. 천안함 사건이 지금 현재진행형이 아닌가?

 

이승헌 교수는 또, 사회단체들을 부끄럽게 하는 야무진 지적을 덧붙였다. “스크루가 변형된 모습이 진상규명의 열쇠”라는 지적을. 이 스크루가 불을 먹은 것은 러시아 조사단이 넌지시 암시했듯이 ‘기뢰 폭발’ 때문이 아닌가? (한겨레가 정부에서 건네받아 발표한 러시아조사단 요약본은 미국이 왜곡해서 넘겨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천안함이 좌초도 겪었을지는 모르지만 그게 두 동강 침몰의 핵심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이로부터 넉넉히 추정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진상규명에 치열하게 대드는 노력을 거의 아무 데서도 벌이지 않았다.

3. 한상렬 목사가 북한에 가서 ‘천안함은 미국 자작극’이라고 단언했다. “북한 어뢰탓이 아니면 좌초 탓이겠지”하고 속 편하게 생각해 왔던 사람들은 이제 자작극의 가능성도 캐물어야 한다.

한상렬 목사는 남한 사회운동단체들을 아우르는 단체연합인 한국진보연대의 대표를 지낸 분이다. 그렇다면 이 주장은 남한 사회운동단체들의 신뢰성과 명예를 좌우하는 문제가 된다. 한국진보연대의 많은 사람들은 “응, 그 사람 엉터리야!”하고 선을 그을 것인가?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상렬 목사는 쇠고랑을 차는 부담을 짊어진 가운데 그 주장을 했고, 그러므로 매우 무게가 실린 발언이 아닌가? 오히려 기존 사회운동단체 사람들이 그분 앞에서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4. 천안함의 진상도 치열하게 밝히지 않는 사회단체들이 나중에 무슨 전쟁이 터진다 한들, 치열하게 정의(正義)를 구하여 나설 리 없다. 적당히 ‘성명’이나 내고 관두는 ‘성명서 정치’가 민중에게 희망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천안함의 진실은 밝혀지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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