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올 하투 사실상 끝났는가?
“노동계 올 하투 사실상 끝났다, 국내 최대 현대차 노조 임협 잠정합의 따라, 기아차․GM대우 등 불참 타임오프 파업 동력도 상실”(서울경제)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임자문제를 둘러싸고 작년 말부터 시작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3차례에 걸쳐 선언도 없이 끝나버렸다. 따라서 애당초 금속노조만으로는 불가능했다. 현대자동차의 단협유효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타임오프와 관련 금속노조 투쟁에 참여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기아자동차는 고립될 수밖에 없었고 현대․기아 자본 역시 이를 노리고 분리전술을 구사했다. “현대 2년 연속 무파업...한 지붕 두 노조...기아 잔업 거부 먹구름”(국민일보)은 노조 탓이 아니다. 정권과 자본 탓이다. 파업동력상실이 아니라 파업동력을 만들지 못했다.
“타임오프와 포퓰리즘, 정치권과 시민단체 개입”(한국경제)을 포퓰리즘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물론 정치권은 야당이고 시민단체는 민변 등 법조계를 중심으로 지적하고 있다. 야당들이 말하는 타임오프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인 국제적 기준에 따른 노사자율로 하자는 것이다.
“기아차 타임오프 갈등 여전, 노조 잔업 거부 월 3만~3만 5천대 생산차질, 현대차는 2년 째 임금협상 무쟁의 타결”(매일경제, 파이낸셜 뉴스, 세계일보)했다며 치켜세웠다. “협력적 노사관계 기틀 다진 현대차”(서울경제), “2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한 현대차 노사”(매일경제, 한국경제)라고 칭찬했다. “임․단협 타결 러시, 휴가철 3500억 풀려”(조선일보), “현대가 3개사 임단협 타결, 울산勞使 웃으니 지역경제도 화색”(파이낸셜 뉴스)이 돈다고도 했다. 물론 수천 억 원이 풀려 돌고 도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울산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혹한 여름, 상대적 박탈감에 한숨만”(경향신문) 쉬고 있는 현실은 아예 모른 체 한다.
그런데 현대차 임금협상 타결을 “현대차, 노사상생 정착 날개 달았다”(서울신문), “현대차 노조 방향 잘 잡았다”(국민일보)며 “기아차가 본받아야 할 현대차 무분규”(파이낸셜 뉴스)라고 주장하는 것은 빗나간 주장이다. 현대자동차는 임금협상을 한 것이지만 기아자동차는 지금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도입한 타임오프제에 맞선 투쟁이기에 그 성격이 다르다. 현대기아자본이 한 쪽에는 돈으로, 한 쪽에는 노조탄압으로 분리 대응하는 것을 자본언론이 똑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고 보도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 물론 자본신문들이 노리는 것은 노동악법의 현장 관철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정책이 없는데 “고용부, 스마트 부처로 체질개선”(서울신문), “고용노동부 대대적 조직개선”(머니투데이)을 하면 뭐하나? 노동부에서 고용노동부로 바뀐다고 변할 게 없다. 있다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있는 노동을 탈각하고 자본을 강화하는 방안일 뿐이다. “일자리 늘린다더니, 빈곤층 희망 뺏은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 예산 40% 삭감”(한겨레)에서 보듯이 ‘고용노동부’라기보다는 ‘자본부’라 부르는 게 훨씬 낫다. “내년부터 실업급여 온라인 신청”(한국경제, 서울경제, 세계일보, 중앙일보, 파이낸셜 뉴스, 매일경제) 역시 행정적 편의가 문제가 아니라 실업통계부터 현실을 반영해 정확하게 정비하고 실업급여예산을 더 확충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전경련 고용창출위 관렵법 개정 요구, 낡은 도심 공장 재개발 땐 일자리 13만여개 생긴다”(매일경제)고 한다. 그런데 재벌이 일자리를 말하면서 도심 재개발 운운하는 것은 잿밥에 관심이 더 많다는 것이다. 도심을 개발해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올리고 저임금 노동자들을 통한 서비스업종을 통한 이윤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도심재개발에 눈독을 들일 것이 아니라 사내유보금을 일자리 만드는 데 실질적으로 투자하고 노동시간을 단추만큼 부족한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건국대 병원노조 민노총 탈퇴, 정치파업 부담, 한노총 가입키로”(세계일보, 조선일보, 한국경제, 중앙일보)했다지만 보건의료노조 주장은 타임오프와 임금협상에서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민주노총 탈퇴를 맞바꾼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한다. 정치파업이 문제라면 경제파업은 괜찮은가? 정치와 경제는 분리되지 않는다. 노동조합활동 자체도 정치행위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고 따라서 정치적 행동을 한다. 민주노총을 탈퇴해 한국노총에 가입하는 것 역시 정치행위다.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하고 소속 간부들이 한나라당을 통해 4명의 국회의원과 정부기관 요직에 진출하였다. 최근 평화은행 노조위원장과 금융노조 간부출신인 청와대 비서관 이 모씨는 국정을 농단했다는 이유로 사표를 냈고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한국노총은 정치적이 아니라고?
2010.7.2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