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전선은 해명하라!
오늘 게시판에 들어와서 자유게시판에서 김도환동지의 글을 읽고 이 글을 쓴다. 이 게시판에 들어와서 보는 사람들은 대개 알겠지만 나는 노동전선 회원이다. 그런데 게시판에서 김도환동지가 올린 글을 보고,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제가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노동전선의 글을 보니 제가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하는 내용이 모두 삭제되었더군요.”하는 말이다. 김도환동지가 말한 바와 같이 ‘정세동향 제31호’가 삭제되고 보이지 않는다. 어디 해명글이 있는지 살펴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공공연한 활동가조직인 노동전선이 공식적으로 발간한 웹신문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도 없이 삭제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기사내용중에 전체를 삭제할 정도의 중요한 과오가 있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나, 사실묘사의 부정확함이나 평가와 견해의 다소간의 과도함이 있는 정도라면 수정보완 의견을 게시하면서 설명 또는 해명하면 되는 것이다. 인식과 견해의 차이가 아니라, 글의 게시를 통해서 특정 단체나 개인에게 명확한 피해나 타격을 주었다면 사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글로 인해서 심각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아니라면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부정확한 인식이나 과장, 지나침이 있다면 독자들이 이를 올바로 이해케 하기 위해서도, 사과의 글과 함께 원래 게시물은 그냥 두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가 된 기사는 정세동향 제31호에 ‘5.1 근심위 타임오프제 강행처리’ 제목 아래 실린 기사이다. 그 내용은 민주노총이 계획되었던 4.28총파업을 5월중순으로 연기함으로써 무장해제결과를 빚었고, 이것이 (정부 지시를 받는) 근심위의 타임오프제 날치기 강행처리를 초래케 하였다는 기조의 글이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해서라도 지금이라도 앞당겨서 총파업 총력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글의 기조는 근본적으로 잘못이 없고 올바르다. 민주노총과 더불어서 4말5초 파업투쟁의 중요한 대오였던 금속노조와 공공운수준비위(철도 ,화물연대)의 파업연기가 노동진영의 저항력을 무력화시키고 이 틈을 타서 정부는 타임오프 불법 날치기 통과를 해치운 것 역시 사실이 보여주는 것이다. 원래 계획되었던 민주노총 4.28총파업의 주축대오였던 금속노조의 파업동력을 심각하게 약화, 또는 무력화시킨 것이 현대차노조의 소극적 투쟁의지와 투표결과였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 기사에서 공공운수노조 간부가 레디앙에 기고한 ‘파업이 능사가 아니’라는 내용의 글을 백기투항의 한 표현으로 일컫고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 간부가 공공운수노조준비위의 조직적 태도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글은 일리 있는 내용이긴 하나, 노동운동을 말살하려는 정부의 총체적이고 거센 공격이 밀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의 총력을 모아서 대항해야 할 시점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5월 1일 새벽 타임오프 내용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는 소규모 노조에 있어서도 실제 전임자수를 1/2-1/3로 줄이는 것이거니와, 노동운동을 자본과 정권에 매어두는 장치다. 기아차, 현대차, 금융과 공기업 거대노조들이 설혹 패배해서 쓰러진다고 할지라도 총파업총력투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이미 얼이 빠져 반쯤 죽은 노조이다. 금속대공장노조들은 남한에서 최대 노조들이다. 이제 타임오프내용이 나오니까 현장으로부터 분노의 물결이 일렁여서 현대차노조를 위시해서 금속노조는 급속도로 투쟁전선으로 결집하고 있다. 5월 12일 오후 여의도 산업은행앞에서 4천여명이 모인 민주노총 집회에서 박유기 금속노조위원장은 ‘이명박정권은 현대자동차 300여명 전임자를 20분의 1에 지나지 않는 18명으로 줄이라고 하는데 이는 금속노조를 죽이려는 짓이다’라고 분노하면서 16만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6월초 1단계 파업을 거쳐서 6월 중순에 총파업을 강력히 전개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해서 민주노총의 총력을 결집해서 자본과 정권과 한판 대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