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상한 특별법이 필요한 까닭
연 2316시간 노동하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최고로 길다. 이 기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되었다. 그것도 공식 기록일 뿐 실제 더 길다. 365일 중 일요일(가끔 특근) 추석 설날을 빼고 300여일을 하루 10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해 보면 연간 노동시간은 3000시간이다. 이는 네덜란드 같은 나라와 비교하면 2.2배에 달한다. 거기다 수도권의 주택, 교통문제 등을 감안한 출퇴근 시간까지 감안하면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 OECD공식 통계에 근거하더라도 우리나라는 평균보다 548시간 더 일한다. 이는 약 14주로 1년에 3개월을 더 일하는 셈이다. 2위인 헝가리보다 330시간을 더 일하는 장시간이니 이는 금메달로 치면 은메달과 비교할 수 없는 슈퍼금메달인 셈이다.
정부는 여전히 공식 실업률을 5%로 발표한다. 그러나 현재 임금노동자 1600만에 실질 실업자 400만 명을 감안하면 실업률은 20%(400만 ÷2000만×100)에 달한다. 이명박 정부는 수백만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지만 일자리는 2년이 넘도록 10만개 일자리도 만들지 못했다. 매년 직장에서 쫓겨나는 수만의 노동자와 신규 일자리를 찾는 수십만의 젊은이들은 백수로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최근 노동부는 고용정책실을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나서서 공기업이나 공무원 취업을 알선해 둔다거나 고졸 이하 미취업자들에게 1만 명의 인턴선발을 지원하겠다는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과 노동재해에 시달리고 일자리가 없는 노동자는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실업문제 해소와 삶의 질 개선
정부는 재벌들에게 투자를 요청하고 해외 자본의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늘날 자본은 투자조건으로 고용유연화를 통한 비정규직 채용과 자유로운 해고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기술과 시설투자가 확대되면서 고용의 창출보다는 오히려 고용이 감소하는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되고 있다. 일자리를 원천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순전히 새로운 산업은 그렇게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반 한국사회에서 쟁점이 되었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정책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나 자본 일각에서는 아직은 노동시간을 단축할 때가 아니라거나 ‘놀자’는 분위기는 안 되며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노동시간 상한 특별법 제정해야
그러나 이제 장시간 노동문제는 노동조건 개선이나 노동재해 예방 차원을 넘어 삶의 질의 문제로 폭을 넓혀야 한다. 나아가 자본이 원하는 노동생산성이나 창의성 개발을 위해서도 노동시간 단축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OECD국가 평균 노동시간만 유지한다면 획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OECD평균 노동시간(연 1,768시간)만 유지하고 548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눈다면 496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현재의 실업문제를 해소하고도 남는다.
* 1600만 노동자×548시간(OECD평균 초과 연 노동시간)÷1,768시간(OECD평균 연 노동시간)= 496만명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간 상한 특별법이 필요하다. 상한을 넘는 노동시간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이는 노사모두 지켜야 할 법이자 단체협약이며 함께 사는 방법이다.
(2010.2.18, 오마이뉴스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