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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어요?
허영구
2019 1796  /  131
2010년 02월 11일 02시 42분 34초
 

굶어 죽어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24일 동안 단식했던 김진숙 동지의 뜻을 이어받아 릴레이 단식을 제안한 공공운수연맹 공공노조 한선주 교육국장의 제안에 많은 동지들이 동참하고 있다. 가능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대투쟁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끼 단식이 무슨 정리해고 철회에 도움이 되겠는가, 아니면 그런 알량한 동참으로 면죄부를 받는 것으로 생색을 내는 것이 되지나 않을까 생각하다가 이거라도 함께해야겠다고 게시판에 한 끼 단식계획을 올렸다. 오늘 저녁을 굶겠다고 했더니 여섯 살짜리 막내가 “아빠 굶어서 죽어요?” 하고 묻는다.


그래서 “나쁜 회사 사장이 노동자를 해고하는 바람에 돈을 못 벌어서 너 같은 친구  어린이집에도 못 보내고 맛있는 과자도 못 사줘서 노동자 아저씨가 가슴이 아프단다. 그래서 아빠가 그 노동자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한 끼 굶기로 했단다.”하고 설명했지만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재작년 촛불투쟁 때 시내 나갔다가 경찰들이 시민들 마구잡이 연행하는 장면을 보고 놀란 녀석이 “나쁜 노동자 잡아가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경찰이 도둑도 잡고, 부모 잃은 어린이 부모도 찾아주는 착한 사람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섰던 전노대 시절 전국의 해고자들 특히, 병역특례노동자들이 목숨을 건 단식을 전개했다. 단식이 두 달이 되어 가고 생명의 위협에 처하자 문익환 목사님을 비롯한 원로들이 단식중단을 촉구하면서 동조단식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2~3일 단식에 참여 한 이래 민주노총의 여러 투쟁 속에서 서너 차례 단식을 한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단식 한 지도 오래됐다. 천성산 도룡룡 지키기 지율스님 단식이나 기륭전자 동지들 단식이 석 달 가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요즈음 며칠 단식은 단식 축에도 끼지 못한다.


그래서 단식 엄두를 못 낸다. 그런데 저녁 한 끼를 굶고 자정을 넘기니 무척 배가 고프다. 하기야 체질 탓에 먹고 다녀도 내 얼굴을 보고 단식하는 걸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1998년 말 민주노총 2기 이갑용 위원장이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내걸고 국회 앞에서 단식을 하고 있을 때다. 위원장의 단식이 2주쯤 되었을 때 지지방문 온 사람들 중 일부가 위원장 옆에 앉아 있던 나에게 단식해서 얼굴이 형편없다며 나를 위로했다. 진짜 단식하던 위원장이 난감해 한 적이 있다.


쌍용자동차에서 보듯이 노조의 함께 살자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는 자본의 분할지배 속에서 산자와 죽은 자로 나뉜다. 정리해고는 살인이라고 외쳐도 당하지 않으면 모른다. 설령 알더라도 자신의 자리라도 지키고 위해서나 현재의 두려움 때문에 선뜻 연대에 나서기 어렵다. 투쟁을 위해서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서, 아니면 이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단식을 한다. 그것도 아니고 정말 미안해서 한 끼 단식이라도 해야 할 정도로 정말 노동운동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나 하는 자괴감을 느낀다.


하기야 이런 연대투쟁이라는 것이 조그만 불씨를 살려 거대한 횃불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자본에 내면화되어 두려움과 공포, 소외와 개별화의 검은 그림자가 뒤덮고 있는 현장을 생각할 때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도나 노력이 그 가능성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7․8․9월 노동자 대투쟁이 벌어진 지 고작 23년, 96-97노개투 총파업을 전개한 지 13년밖에 안 됐다.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풍요로워졌거나 너무 빈곤해졌다. 그리고 항상 풍요 속 빈곤이다. 노동계급이 계층화되고 서로 경쟁상대가 된다. 산업(별)노조와 정치세력화는 계급적 단결과 진정한 노동자정치를 통한 새 세상 건설이다. 한 끼 단식의 숭고한 정신으로 더 큰 연대와 투쟁을 조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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